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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21) 비극의 나실인 삼손(Samson)

영국신사77 2017. 4. 12. 20:43

2010.11.25 17:48

[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21) 비극의 나실인 삼손(Samson)

성경인물 가운데 삼손(Shimshon, 태양·햇빛 같은 사람)처럼 

독자들을 당혹케 하는 인물도 없을 것이다. 

그는 역사의 암흑기에 

불임가정의 ‘나실인’(하나님께 성별된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어머니의 기대와 달리(삿 13;24) 백성을 구원하는 

‘햇빛 같은’ 지도자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나실인의 모든 금기

(음주·시체접촉·음란행위·삭발, 민 6:1∼8; 삿 13:4∼5)를 깨뜨리는, 

부적절한 인격과 행동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히브리서 저자가 이 같은 자격 미달의 인물을 

믿음의 영웅으로 추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당혹케 한다(히 11:32). 

하나님의 예정에 따라(삿 13:5) 나실인이 된 삼손에게는 

12사사 가운데 유일하게 그만 소지한 특별 은사가 있었다. 

그는 어떤 사사보다 성령의 임재를 자주 체험했으며(13:25; 14:6, 19; 15:14), 

헬라의 헤라클레스를 무색하게 할 초인적 능력까지 갖고 있었다. 

그는 사나운 사자의 입을 찢고, 

나귀 턱뼈 하나로 블레셋인 1000명을 쳐 죽이며, 

가사 성곽의 문설주를 뽑아 어깨에 메고 

60㎞ 떨어진 헤브론까지 달려갈 수 있을 정도였다. 

문제는, 성년이 되자마자 곧장 부모의 만류도 뿌리치고 

인근 블레셋의 풍요문화에 동화되어

초인적 힘과 정력을 남용하며 폭력을 행사했다는 데 있다. 

마치 고삐 풀린 교미기의 당나귀처럼, 

또 ‘영웅호색’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모세 율법이 금하는 3명의 블레셋 여인과 접촉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나실인의 금기 항목인 부정한 음식(사자의 시체에 생긴 꿀)은 물론(14:9) 

결혼잔치의 포도주를 마시며(14:10), 

잔치놀이에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고한 블레셋 청년 30명을 살해하여 옷을 강탈했고, 

빼앗긴 아내 때문에 여우 300마리의 꼬리에 횃불을 달아 

농민의 밀밭을 불살랐고(15:4∼5), 

가사의 창녀와 잠을 자던 중 

원수들에게 포위되어 성문짝을 부수고 탈출하며(16:1∼3), 

나실인의 비밀을 들릴라에게 누설함으로써 

결국 두 눈이 뽑히고 

곡물 신(神) 다곤의 신전에서 원수들에게 조롱을 당하다가 

무너진 신전 지붕에 깔려 

3000명의 원수들과 함께 생을 마감한다(16:4∼30). 

이같이 윤리와 리더십에서 문제투성이의 삼손을 사사로 예정하시고 

그를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기 시작한”(13:5) 

지도자로 선택하신 하나님의 의도는 무엇인가? 

최후로 3000명의 블레셋 관리들을 멸망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블레셋의 위협을 저지한 공로 때문일까? 

사사시대의 최대 위협은 외부에서 침입하는 원수보다 

내부의 적, 곧 야웨 하나님과의 계약을 배신하는 영적 타락에 있었다. 

헬라의 우수한 크레테 문명을 소지한 ‘해양족’ 곧 블레셋족의 농경(풍요)문화는 

이후 이스라엘이 경계해야 할 최대 위협이었고, 

그 핵심에 음란문화가 있었다. 

이 음란문화에 동원되는 포도주와 쾌락은

나실인이 우선적으로 거부해야 할 유혹으로서,

 ‘태양’(빛) 같은 삼손이 블레셋 문화의 대표격인 

들릴라(밤, 어둠)에게 정복당하여 죽었다는 것은 

이스라엘에 잊을 수 없는 충격이었다. 


삼손은 비록 이방문화에 동화되어 

나실인의 거룩을 파기한 비극의 주인공이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함으로써 

총체적인 위기 상황의 동시대인들에게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증거했으며(13:9; 15:19; 16:28), 

더 나아가 후손들에게 실패한 지도자의 모델로서,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눈으로 볼 때, 

그 어떤 사사의 역할에 뒤지지 않은 훌륭한 몽학선생이었다.

                                              장영일 총장 <장로회신학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