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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23) 전환기의 킹메이커 사무엘(Samuel)

영국신사77 2017. 4. 12. 20:45

010.12.09 15:03

[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23) 전환기의 킹메이커 사무엘(Samuel)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는 격언을 입증하듯, 사무엘은 그의 모친 한나(은혜) 못지않게 하나님의 크고 놀라우신 은혜를 맛본 대표적 인물이다. 구약성서에 하나님의 은혜로 2중직을 수행한 인물이 여럿(드보라, 엘리, 예레미야, 에스겔, 스가랴 등)이지만, 사무엘처럼 3중직을 겸한 지도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는 명실공히 모든 직책을 거의 완벽하게 수행한 훌륭한 사사요 선지자요 제사장으로서 백성들로부터도 칭찬과 존경을 받았다(삼상 7:8; 9:5; 12:5, 18; 15:30; 16:4). 그는 다윗을 즉위시켜 3중직(왕, 제사장, 선지자)을 이행케 했다는 점에서 메시야 왕권의 효시가 되었고, 종말에 도래할 다윗 같은 메시야 곧 완벽한 3중직의 원형이신 그리스도를 예고했다. 

사무엘의 행적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전승(삼상 1∼16) 자체가 두 가지 상이한 입장, 즉 친왕정주의(9:1∼10:16)와 반왕정주의(8:1∼22; 10:17∼19; 12:1∼25)의 두 가지 이데올로기를 제시하고 있으므로 사무엘의 입장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스라엘 역사를 사사시대의 지파동맹체제에서 왕정기의 왕조체제로, 즉 원심적 권력분산체제에서 구심적 중앙집권체제로 전환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상적 메시야의 모형인 다윗을 즉위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이스라엘 역사의 절정기인 통일왕국 시대를 유도한 주인공이 다름 아닌 사무엘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모세가 예고한 ‘나와 같은’(신 18:15) 예언자였고, 예레미야(15:1)의 말처럼 모세에 버금가는 제2의 국부(國父)로서 모세가 꿈꾸었던 이상적 하나님 나라를 다윗왕국을 통하여 구체화시킨 꿈의 실현자였다. 

사무엘 사역의 초기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사사시대 말기의 총체적 위기상황이었다.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삼상 3:1) 백성들은 올바른 신앙교육을 받지 못하고 “각각 그 소견에 옳은 대로”(삿 21:25) 행했던 때다. 결국 지파동맹체제의 구심점이자 하나님의 임재 및 통치를 상징하던 법궤가 블레셋에게 넘어가 다곤 신전에 갇히게 되고, 이 일의 충격으로 당시의 사사 겸 제사장이던 엘리는 목이 부러져 죽고, 남편과 시부의 사망 소식을 들은 그의 며느리는 산고 속에 “(야웨의)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고 탄식하며 눈을 감는다(삼상 4:21). 이러한 상황은 필연적으로 지파동맹의 와해와 동시에 새로운 왕정제의 도입을 암묵적으로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어머니의 기도로 출생, 실로성전에서 나실인과 사사로 성장한 사무엘은 어려서부터 경험한 하나님의 음성 청취의 예언자적 능력과(3장) 미스바 회개집회의 성공적 개최 및 순회사사로서의 역량(7:3∼17)에서 확인된 국가적 리더십을 토대로 때가 되자 사울을 왕으로 세울 수 있었다. 사울의 지도력이 실패하자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유다 베들레헴까지 내려가 목동 다윗을 왕으로 만드는 킹메이커가 됨으로써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찬란한 영광의 시대 곧 신정체제와 왕정체제가 하나로 결집된 이상적 다윗왕국을 만든 국가적 영웅이 되었다. 기동의 어머니 한나를 본받아 나라를 위해 ‘기도 쉬는 죄’(12:23)를 한시도 범치 않으려 노력했던 지도자, 곧 매사에 “야웨여 말씀하소서…종이 듣겠나이다”(3:9)의 자세로 코람데오를 실천하며 평생 청백리로 살았던(12:3) 사무엘처럼 훌륭한 지도자가 우리나라에도 아쉬운 시대가 되었다.

장영일 총장<장로회신학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