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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20) 다윗 증조모 룻(Ruth)

영국신사77 2017. 4. 12. 20:41

2010.11.18 17:38

[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20) 다윗 증조모 룻(Ruth)

예수님의 족보(마 1:1∼16)에 오른 네 사람의 이방 여인들(다말, 라합, 룻, 밧세바) 가운데 세 번째인 룻의 이야기는, 성경 말씀이기에 앞서 히브리 문학의 백미(白眉)로 평가된다. 이 작품의 여주인공은 전설에 의하면 모압 왕의 딸로서 고결한 성품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아름답고 신선한 미모를 지녔으며, 그녀의 배우자가 될 보아스 역시 지성과 영성과 재력을 구비한 베들레헴의 유지였고, 무엇보다도 이들 남녀 사이의 러브 스토리가 성경의 그 어떤 로맨스보다도 극적이고 아름답기에, 룻 이야기는 마치 밀레의 명작 ‘이삭 줍는 여인’처럼 성경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룻기 서두에서 언급된 것처럼, 룻이 등장하는 사사시대는 역사의 암흑기로서, 그 타락상은 거의 지옥을 방불케 하였다. 간음을 행하고 베들레헴 친정집에 가 있던 한 레위인(성직자)의 첩이 기브아 폭도들의 성폭행으로 사망하자 그녀의 시체를 토막 내어 12지파에게 전달하게 되고(삿 19장), 이로 인하여 이스라엘 지파동맹 연합군과 베냐민 지파 사이에 내전(20∼21장)이 발생했다. 험악한 시대에 설상가상으로 가나안 땅에 흉년까지 덮쳐 엘리멜렉 가족은 고향 베들레헴을 떠나 사해 건너 곡창지대인 모압 고원으로 이민을 떠난다. 

출애굽(Exodus) 이후의 이스라엘 백성에게 야웨께서 주신 중요한 경고 가운데 하나는 가나안 땅을 떠나지 말라는 것이었는데, 위기 상황에서 이 명령을 어길 수밖에 없었던 엘리멜렉(‘나의 하나님은 왕이시다’)의 가정에 어김없이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게 되고, 결국 남편과 두 아들(말론과 기룐)의 죽음 뒤에 나오미와 두 자부만 남게 된다. 남편보다 신앙감각이 예민했던 나오미는 비극의 원인을 감지하고, 제2의 출애굽과 같은 출모압을 결심하여 자부들과의 이별을 선언한다. 둘째 자부 오르바와는 달리 첫째 자부 룻(4:10)은 한사코 시모의 권고를 거부하고, 시모와 함께 생사를 함께할 것을 맹세하는데(1:15∼18), 이것은 위기를 당한 시모에 대한 연민과 충성을 넘어서 모압의 주신(主神) 그모스 신앙을 포기하고 야웨 신앙으로 개종하겠다는 선언이었다. 

룻의 약자에 대한 신적(神的) 연민과 동정은 물론 제2의 아브라함으로서(창 12장) 본토와 친척과 아비집(모압:‘아비의 물’)을 떠나 미지의 땅 베들레헴(‘떡집’)으로의 이주를 결단하는 신앙적 용기를 역사의 주관자이신 야웨께서 귀히 보셨고, 이후 베들레헴에서의 삶은 어둠과 가난과 저주에서 벗어나 축복의 떡으로 가득찬 빛과 소망의 삶으로 바뀐다. 때마침 베들레헴에는 보리추수가 한창이었고, 이삭줍기에 나선 룻이 밭에서 그 지역의 지주이자 룻의 두 번째 기업 무를 자(고엘:속량자/Redeemer)인 보아스를 만나게 되고, 유대인 전승에 의하면 아내의 죽음 뒤에 독신으로 나이 지긋했던(3:10) 보아스는 소문을 통하여 룻의 고결한 행동을 인지한 상태에서 룻을 보호하고 은혜를 베풀기 시작한다(2:9∼13). 주도면밀한 작전 가운데 보아스는 결국 법정(성문)에서 첫 번째 기업 무를 자를 제치고, 이스라엘의 기업 무르는 풍습(신 25:5∼10; 레 25:23∼28)에 따라 엘리멜렉의 기업(전밭)과 룻까지 속량함으로써 이 두 사람의 가정에서 이스라엘의 영광인 다윗의 조부 오벳이 태어나게 되고(4:17), 룻은 다윗왕의 증조모로서뿐만 아니라 장차 베들레헴에서 태어날(미 5:2) 메시아 곧 예수 그리스도의 선조의 족보에까지 등재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장영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