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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22) 기도하는 어머니 한나(Hannah)

영국신사77 2017. 4. 12. 20:44

2010.12.02 17:33

[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22) 기도하는 어머니 한나(Hannah)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한나(Grace/은혜)처럼 하나님 ‘은혜’를 경험한 여인도 없을 것이다. 또한 성경인물 가운데 멸시 천대와 억압을 당한 사람들, 특히 절망적 상황에 처한 여성들에게 한나처럼 희망과 용기와 감동을 주는 모델도 드물다. 

한나는 고대(BC 11세기)의 가부장적 일부다처 문화 속에서 천벌(天罰) 또는 신(神)의 저주로 인식되던 불임 여성으로서, 첩으로 들어와 아기를 낳은 브닌나의 기고만장한 태도야말로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삼상 1:5∼8). 유대인들의 전설에 의하면, 한나의 라이벌 브닌나는 하갈의 경우처럼, 한나가 남편 엘가나에게 권하여 들여온 나이 어린 첩이었다니, 한나가 당한 고통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설상가상으로 한나가 살던 시대는 이스라엘 역사의 가장 암울했던 시대, 곧 사사시대의 마지막 국면으로서, 삼손의 일화에서 보는 것처럼 지도자들조차 천방지축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삿 17:6; 21:25) 행하던 무법천지의 총체적 위기였다. 당시의 영적 지도자요 국내의 가장 큰 중앙성소였던 실로 성전(수 18:1; 삼상 1:3)의 주임사제 엘리마저도 늙고 비둔하고 영안이 어두워 성전에서 기도하는 한나를 술주정뱅이로 착각할 정도였다. 

이와 같은 불행한 개인적 운명과 국가적 위기상황을 동시에 역전시킨 주인공이 다름 아닌 한나였다. 그녀야말로 “건축자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된 격이고, 룻과 에스더와 성모 마리아(눅 1:38)처럼, 그리고 요셉과 다윗과 다니엘처럼 역경을 극복함으로써 비천한 위치(Humiliation)에서 최고의 존경받는 지위로 신분상승(Exaltation)을 이룩한 인물이었다. 왜냐하면 한나야말로, 이스라엘의 역사 가운데 가장 존경받는 선지자요 제사장이요 (마지막) 사사요 실패한 지파동맹체제를 개혁하여 찬란한 왕정체제를 수립한 국부요 개혁자인 사무엘을 낳아 국가에 바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불임의 불명예를 안고 울부짖던 비천한 여성이 어떻게 ‘단소승자(端笑勝者)’의 행복한 여걸이 되고, 역사의 자취를 남기게 되었는지 그 비결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비교적 간단하게 서술된 그녀의 삶(삼상 1:1∼2:21)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특징 하나를 들라면, 그것은 두 말 할 것 없이 ‘기도’였고(1:10, 12, 15, 17, 20), 이것은 그녀의 아들 사무엘(‘여호와께 구하여 얻은 아들’/1:20)의 이름만 봐도 분명하다.

한나로 하여금 위기상황을 타개하는 지름길로서 기도를 선택하도록 인도한 동기는 무엇인가? 그것은 그 유명한 ‘한나의 노래’(2:1∼10)에서 드러나는바 그녀의 투철한 야웨 신앙이었다. 한나가 믿고 고백한 야웨 하나님은 ‘만군의 야웨’(1:11) 곧 전능하신 창조주(2:8)로서, 약자의 부르짖음을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는 연민의 하나님이셨다. 그분은 넘어진 자(2:4), 굶는 자, 잉태 못하는 자(2:5)와 빈핍한 자(2:8)가 부르짖을 때 반드시 응답하시는, 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인격자시다. 이와 같은 연민의 하나님 곧 전능한 창조주이심을 믿었기에 그분 앞에서 한나는 기꺼이 비천한 여인으로 자처하며 울부짖고, 서원도 하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아들을 얻었을 때 귀한 아들을 아낌없이 평생의 나실인으로 봉헌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 기쁨과 보람 가운데 어거스틴의 어머니 모니카도 그리고 우리도 비극의 주인공으로 자처하며 기도하게 되는 것이다.

장영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