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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대책만 하고 사후대책 없는 현대인들 예수님과 함께 영원한 미래를 준비해야”/요한계시록 묵상 ‘이기는 신앙’ 펴낸 조봉희 목사

영국신사77 2020. 4. 1. 13:37

“노후대책만 하고 사후대책 없는 현대인들 예수님과 함께 영원한 미래를 준비해야”

요한계시록 묵상 ‘이기는 신앙’ 펴낸 조봉희 목사

입력 2016-05-16 21:16

“노후대책만 하고 사후대책 없는 현대인들 예수님과 함께 영원한 미래를 준비해야” 기사의 사진
서울 양천구 지구촌교회 조봉희 목사가 지난 11일 교회 목양실에서 요한계시록과 종말론 신앙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조 목사는 “한국교회가 제대로 종말신앙을 강조하면, 윤리나 도덕은 강조하지 않아도 분명히 따라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노후대책만 하고 사후대책 없는 현대인들 예수님과 함께 영원한 미래를 준비해야” 기사의 사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지구촌교회(조봉희 목사)는 매주 토요일 전 교인 새벽기도회(토새)를 연다. 토요일엔 직장인 대부분이 쉬기 때문에 여유 있게 새벽기도를 하고, 아침 식탁에 둘러앉아 교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봉희 목사는 ‘토새’에서 패배의식을 떨쳐내고 예수님과 ‘공동 승리자’로 살아가자는 취지에서 요한계시록 강해설교를 했다. 심판과 종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어 무섭고 어렵기로 소문난 요한계시록을 통해 승리와 은혜라는 메시지를 선포한 것이다. 이를 ‘이기는 신앙(교회성장연구소)’이란 제목의 책으로 펴낸 조 목사를 지난 11일 지구촌교회 목양실에서 만났다. 

조 목사는 “현대인들이 너무 침체되고 패배의식에 빠져있다”며 “이제 ‘포기’를 포기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 역사상 교회가 핍박과 공격을 받지 않은 적이 없다. 특히 초대교회 성도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앙을 지켰다.  

“사도 요한 역시 지중해 한복판 밧모섬에서 유배생활 중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계시록을 썼습니다. 열두 사도 중 유일한 생존자로, 로마 황제 도미티아누스가 기독교를 심하게 박해하는 절망의 상황에서도 그는 승리를 의미하는 ‘니카오’란 단어를 17번이나 반복해 강조했어요.” 

조 목사는 한국교회가 계시록을 지나치게 무겁고 어렵게 생각한다고 했다. 

“예수 안 믿는 사람들에겐 무서운 심판이지만, 예수 믿는 우리에겐 승리의 소식, 개선의 노래입니다. 이 어려운 시대에 위로를 받으면서 용기를 얻고 때가 차면 예수님과 함께 찬란한 승리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는 위로의 메시지에요. 그런데 그동안 지나치게 미래의 공포와 두려움에 초점을 잘못 맞췄어요. 예수님과 함께 공동승리자가 될 수 있는데 최후 승리는 내 믿음이 좋아서가 아니라 하나님 은혜로 가능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계시록은 율법 의식이 아니라 은혜 의식으로 살게 해줍니다.” 

계시록 강해에 대한 교인 반응은 뜨거웠다. 예수님과 함께라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회복하는 이들이 생겼고, 마지막 종말을 향해 드라마틱하게 진행되는 계시록의 특성 때문에 ‘다음 주가 더 기다려진다’며 참여율도 갈수록 높아졌다. 

조 목사는 “한국교회가 이단 때문에 손해 보는 것 중 하나가 혹시 이단으로 몰릴까 싶어 예수님의 재림과 종말에 대해 다루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종말 신앙’이야말로 기독교의 본질이다.

“일반 세상은 계속 돌고 돌지만 기독교는 시작과 완성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좋은 시작을 하셨지만 인간은 실패했습니다. 하나님이 이를 다시 회복시키고 더 나은 미래로 완성시킨다는 것이 바로 종말이에요. 그냥 마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지요. 계시록이 위로나 심판으로 끝나지 않고 심판 후 새로운 나라, 더 나은 하나님의 영광의 나라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조 목사는 종말 신앙의 약화가 한국교회의 신앙 변질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현대인들은 노후대책만 세울 뿐, 사후대책이 없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죽음 이후 다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있어요. 마태복음을 보면 예수님 설교의 클라이맥스인 24∼25장은 종말 신학의 결정체에요. 막연한 미래를 준비하느냐, 영원한 미래를 준비하느냐에 따라 지금 삶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종말 이후 찬란한 상급을 바라보면 내가 지금 좀 가난해도, 취직이 안 돼도 위축될 게 없지요.”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지탄받는 현실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언제 교회가 욕먹지 않은 적이 있었나요. 지금 욕먹지 않았으면 더 교만하고 기고만장해졌을 거예요. 교회가 부흥하면 목사들이 ‘사장 노릇’ 한다고 했는데, 요새는 어디 가서 ‘내가 목사’라는 소리를 못 한다 그래요.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돌아보고 담금질을 함으로써 정금 같은 신앙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계시록의 일곱 교회 이야기를 읽다보면, 교회 성장이라는 껍데기가 아니라 내면을 살피고 스스로 돌아볼 수 있다. 평신도들은 계시록을 어떻게 읽는 게 좋을까. 조 목사는 “신학적인 관점으로 해석하려 하지 말고, 묵상으로 읽으면 그날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로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조 목사는 1988년 목동 지하상가에서 7명의 교인과 함께 교회를 개척했다. 지금은 수천 명이 나오는 교회로 성장해 많은 이들이 성장의 비결을 묻는다.  

그는 ‘교회 안 다니는 사람들을 위한 교회’를 지향한다고 했다. 개척 초기부터 ‘불신자’ 대신 ‘미(未)신자’라는 말을 썼다. 아직 교회를 나오지 않을 뿐 구원의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것이다. 교회당을 건축할 때도 ‘교회 같지 않은’ 모습으로 세웠다. 평범한 건물 1층의 교회 로비 문은 항상 열려있다. 지역 주민들은 지름길 삼아, 물 한 모금 마시고 200원짜리 커피를 마시기 위해 로비를 지나다닌다. 

“교회 존재의 목적은 안 믿는 사람을 교회 나오게 해서 하나님 나라 들어가게 하는 것이잖아요. 하나님 은혜로 초신자가 많고 또 남성들이 많이 찾아오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아내 손에 이끌려 교회 나오면 쑥스러워하는 분들이 잘 뿌리내릴 수 있는 풍토를 갖게 됐어요.” 

남성들이 많다보니 미래학 경영 경제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를 살펴보고 공부하는 목회자가 됐다. 조 목사는 세계적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교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말이 목회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종말 신앙으로 내세를 바라볼 때, 오히려 희망과 위로를 얻을 수 있다는 그의 목회 철학과 잘 통하는 듯 했다.

글·사진=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