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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탈퇴한 우한 청년 “난 만두맨이었다”/ 신천지 스터디 모임 유혹에 넘어가 복음방·센터 거치며 교리로 세뇌

영국신사77 2020. 3. 12. 22:22

신천지 탈퇴한 우한 청년 “난 만두맨이었다”

신천지 스터디 모임 유혹에 넘어가 복음방·센터 거치며 교리로 세뇌

입력 : 2020-03-12 00:01
중국 우한에 거주 중인 신천지 탈퇴자 A씨와의 채팅창 캡처.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헌금 때문에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던 경험을 토로한 내용이다. 채팅창 캡처

“두 개에 3위안(약 500원)짜리 만두가 저의 한 끼였습니다. 나 자신이 ‘만두맨’처럼 느껴졌어요. 비참했습니다.”

헌금 낼 돈을 마련하기 위해 매일 만두 두 개로 끼니를 때웠다는 중국 우한 청년 A씨의 고백이다. 중국인인 그는 지난해 신천지를 탈퇴했다.

상담심리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오던 그에게 신천지는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도서관에서 상담학 관련 서적을 찾고 있는 그에게 스터디 모임 참여를 권유하며 복음방으로 끌어들였다. 낯선 이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거부감이 없진 않았지만, 같은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으로 승락했다.

모임은 만족스러웠다. 서로 상담해주며 심리학 정보도 공유했다. 하루는 스터디 모임을 권유했던 청년이 다른 제안을 했다. 상담심리학 전문가와의 일대일 만남이었다. 상담심리학 전문가를 사칭한 사람은 신천지의 일대일 전담강사였다. A씨는 “성경을 바로 알면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깊이 있는 상담도 가능하다는 말에 속아 신천지 교리에 서서히 젖어 들었다”고 전했다.

복음방과 센터를 거쳐 어느새 그는 신천지 신도가 돼 있었다. 대학 캠퍼스를 찾아다니며 포교했고 매주 대학 체육관에서 열리는 집회에도 빠짐없이 출석했다. 하지만 감당하기 힘든 문제가 생겼다. 아르바이트로 학비도 벌고 용돈도 충당해 왔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헌금 압박이 A씨를 사지로 내몰았다.

“각종 명목으로 바치는 헌금이 19가지나 됐습니다. 십일조(매월) 주정헌금(매주) 감사헌금(매주) 외에 교회건축, 지파 건설 명목으로 매월 헌금을 내야했습니다. 4대 절기인 유월절 창립기념일 초막절 수장절엔 평소보다 더 많은 돈을 바쳐야 했어요. 부서회비, 지각 및 졸음 벌금, 상급자 생일비, 지도자 명절 귀가비 등을 수시로 내다보면 돈을 탕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천지가 2018년 전도 못한 신도에게 7200위안(당시 약 110만원)씩 벌금을 내게 했을 때 교주 이만희가 중국 신도들을 아끼는 마음으로 6000위안(약 90만원)만 내게 했다는 얘길 듣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아, 이건 아니구나’ 싶었죠.”

약속의 나라에 들어갈 14만4000명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합리적인 판단력을 마비시켰다. 그는 “신천지 센터 수강생들은 대부분 값싼 만두로 끼니를 때우고 저녁을 거르곤 했다. 배를 곯아가며 교리 공부와 각종 봉사활동에 매달렸다”면서 “스무 살도 안 된 학생 한 명은 신천지 강사의 꾐에 빠져 부모로부터 유산까지 미리 받아 헌금했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진원지인 우한의 자택에 격리된 채 신천지가 할퀴고 간 자신의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10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3시간여 대화를 나눈 그는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바이러스로 육체가 파괴되는 일도, 신천지로 영혼이 파괴되는 일도 더 이상 없길 바랍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27500&code=23111111&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