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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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어두운 비극의 주인공으로 부각된 이스라엘 초대 왕 사울은 처음부터 실패한 왕이 아니었다. 민중의 요청과 하나님의 승인 아래 왕정제 창립을 준비하던 사무엘 앞에 나타난 청년 사울이야말로 왕이 되기에 흠 없는 적격자였다. 부친의 분부대로 도망친 나귀를 찾아 이스라엘 전 지역(삼상 9:4)을 수색하던 사울이 에브라임산지에 이르렀을 때 나귀보다는 오히려 아들의 안부를 걱정할 부친 생각에 속히 귀가하려다 마지막 방편으로 그 지역 선지자 사무엘을 찾아가 기도를 요청할 만큼 그는 효심 깊은 신앙인이었다.
그는 사무엘과 헤어진 후 사무엘의 제자들과 함께 성령충만과 예언의 은사를 체험했고(10:10), 대관식 이후 암몬(11장)은 물론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외적들을 거의 모두(14:47) 제압할 정도로 잠재력이 구비된 장군이요 지략가였다. 이처럼 탁월한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구비한 왕이 가족(19:2∼3,17)과 동료들(22:7)의 배척을 받고 마침내 킹메이커인 사무엘과 민중으로부터도 배척을 당함으로써 비극의 주인공으로 추락하게 된 결정적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불순종 때문이었고, 근본적으로는 그 불순종 배후의 교만 또는 열등감 때문이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라는 잠언16장 18절 말씀 그대로, 골리앗 타격 이후 자기보다 다윗을 더 환호하는 민심 앞에 그는 극도의 질투와 열등감과 복수심에 사로잡히게 되고, 이로 인한 우울증과 조울증 가운데 스스로 탈진, 결국 전쟁터에서 자결한다. 사울 스스로 절망과 비극을 자초한 결정적 요인, 곧 하나님 명령에 대한 불순종은 크게 두 가지 사건에서 드러나는데, 하나는 불레셋과의 전쟁에 앞서 드려져야 할 제사를 제사장이 아닌 자기가 대행한 것이다(13:9). 또 하나는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야웨의 명령을 거역한 것이었다(15장).
이 두 사건에서 사울은 전통적 전쟁법, 즉 ‘거룩한 전쟁’의 규율을 어겼고,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명령을 무시함으로써 하나님과 백성에게 버림을 당한다. 또는 ‘거룩한 전쟁’(Holy War)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의 전쟁법에 의하면, 총사령관이신 야웨 하나님께 반드시 제사를 드려 허락을 받은 뒤 출정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대장(야웨)의 전리품은 ‘헤렘’(진멸하여 바치는 것) 법(수 6:18)에 따라 대장이신 야웨께 바친 다음 장수들에게 분배되었다.
막강한 불레셋의 철병거의 진군 앞에서 황급했던 사울은 제사장 사무엘이 도착하기도 전에 제사를 드림으로써 야웨의 법을 어기었고, 또한 숙적(신 25:18)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헤렘’ 명령을 어기고 아말렉 왕 아각과 살진 소를 살려둠으로써 그 옛날 아간의 죄(수 18장)를 반복하였다. 야웨의 배척과 비극은 그가 자초한 것이었다.
우리는 사울의 실패한 리더십을 통해 모든 조건을 구비한 국가 지도자일지라도 하나님과 사람 앞에 교만해지면 추락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 마음에 합한’ 다윗 같은 새 지도자를 찾으시는 주님의 뜻을 깨닫게 된다. 장영일 총장<장로회신학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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