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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6) 롯의 불행이 남긴 교훈

영국신사77 2017. 4. 11. 20:57

2010.08.12 17:51:08

[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6) 롯의 불행이 남긴 교훈

아마 성경에 언급된 인물들 가운데 롯(Lot)처럼 수치스런 이름도 없을 것이다. 우유부단한 성격, 소극적 신앙, 그리고 포기하지 못하는 세속적 욕망으로 점철된 그의 삶은 자신은 물론 아내와 두 딸, 그리고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두 자손(모압과 암몬 족속)에게까지 불행과 불명예를 안겨주는 실패의 상징이다. 

롯의 불행은 성경에서 아브라함이 누린 복과 대비되어 묘사된다. 조실부모의 비극으로 시작된 그의 어린시절부터(창11:28), 그리고 하나님의 소명을 받들어 고향을 떠나는 삼촌 아브라함을 따라 나설 때부터,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존적이고 소극적인 성품으로 길들여졌던 것 같다. 삼촌과 동행하여 풍요를 얻은 것까지는 좋았으나 거주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우선권을 양보한 아브라함(창13:9)과는 달리 풍요와 환락의 도시 소돔(창13:10)을 선택함으로써 약속의 땅 가나안을 벗어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야훼와의 언약을 최고가치로 간주하여 모든 것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었던 아브라함과 달리, 언약 밖에서 누리는 세속적 부귀를 선호한 롯의 실패 는 곧바로 소개되는 전쟁이야기(창14:1∼12)에서 드러난다. 소돔과 고모라의 부를 탐낸 메소포타미아의 아므라벨이 이끄는 4개 연합군이 소돔성을 침공하자 그는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전쟁포로가 된다. 자신을 구출해 준 삼촌이 아니었다면 그의 생은 거기에서 끝났을 것이다. 

포로에서 해방된 이후 다시 소돔성에 들어간 롯은 소돔성에서 자행되는 엄청난 음란과 불의로 인하여 고민하나(벧후 2:7∼8) 그것도 잠시일 뿐, 개혁의 의지는 고사하고 오히려 이미 맛본 소돔의 풍요에 물들게 되고, 역사상 가장 타락한 문화로 기억되는 소돔성이 하나님의 심판을 당할 때 일련의 비극적이고 수치스런 행동을 연출하게 된다. 

멸망 직전의 소돔성은 음란과 무질서 그 자체였다. 약자의 절규가 하늘에 미칠 정도로(창18:20∼21) 강포가 만행되었고, 풍요문화의 종착역이자 종말의 대표적 징조(눅17: 27-29)인 동성애가 극에 달해, 소돔성을 방문한 두 천사에게 소돔인들이 성폭행을 시도했을 정도다. 위급한 상황에 두 딸을 대신 내놓으려 했던 롯, 함께 탈출하도록 권고한 장인의 말을 농담으로 여긴 사위들, 두고 온 재물과 향락이 아쉬워 경고를 무시하고 뒤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 된 그의 아내 등은 소돔성이 총체적으로 부패했음을 반영한다.

유황불로 잿더미가 된 것을 바라보며 인근 동굴에서 두 딸이 자행한 근친상간은 아버지의 자녀교육 실패를 탓하기에 앞서 소돔성의 무질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이실직고한다. 성경은 여기에서 태어난 두 아들이 모압과 암몬, 즉 이스라엘이 그토록 혐오하던 두 원수 국가의 조상임을 밝힘으로써 한 사람의 실수가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강조한다.

롯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성경 저자가 주지한 또 하나의 메시지는 아브라함의 친족(롯)을 위한 중보기도와 그 영향력이다(창 18:22∼33;19:29). 의인 열 사람이 없어 멸망한 소돔이었지만 의인 한 사람의 중보기도를 통하여(약5:16) 롯의 가족이 구원받은 것을 기억하며, 며칠 뒤 서울광장에서 드려지는 백만 성도의 기도를 통해 평화통일이 앞당겨지고, 환난을 당한 북한 동포들이 해방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장영일 목사 <장로회신학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