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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탓 말라, 괜찮은 시장은 많다" / [도전 2017, CEO가 말한다] [8]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

영국신사77 2017. 1. 29. 01:05

"불황 탓 말라, 괜찮은 시장은 많다"

  • 성호철 기자

    입력 : 2017.01.18 03:00

    [도전 2017, CEO가 말한다] [8]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

    "현재 5000만 벌 만들지만 1억5000만 벌까지 늘릴 계획
    40여년간 줄곧 흑자 냈지만 지금도 市場은 두렵다"

    "우리가 만든 의류가 전 지구를 누비게 할 겁니다. 현재 연간 5000만 벌 정도 만드는데 앞으로 1억5000만 벌까지 규모를 늘릴 겁니다."

    영원무역 성기학(70) 회장은 5일 서울 만리동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장기적인 매출 목표는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라며 "우리 세대가 못 이루면 다음 세대가 경영을 이어받아 꼭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원대한 목표를 밝혔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아디다스·랄프로렌 등 전 세계 40여 유명 아웃도어·스포츠의류·신발 브랜드에 상품을 공급하는 의류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 업체다. 현재 아웃도어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다. 지금보다 3배 정도 매출이 늘면 세계 최대 스포츠 의류 제조사가 된다.

    성 회장은 "다들 불황이라 어렵다고 말하는데 시장 탓만 하면 경영이 위축된다"며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미국이나 실업률이 사실상 '제로'인 일본과 같이 여전히 괜찮은 시장이 꽤 있다"고 말했다. 영원무역은 세계적인 장기 불황 속에서도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조190억원과 영업이익 189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매출 1조1082억원)에 비해 외형이 2배 정도 커진 것이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만리동 본사 사무실에서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자사에서 생산한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 회장은 “현재 연간 5000만 벌 생산 규모인데 1억5000만 벌까지 늘려나갈 것”이라며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만리동 본사 사무실에서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자사에서 생산한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 회장은 “현재 연간 5000만 벌 생산 규모인데 1억5000만 벌까지 늘려나갈 것”이라며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희망을 잃는 게 가장 나쁜 것이며, (기업인은)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해야 합니다."

    성 회장의 새로운 도전이 결실을 본 것이 자전거 사업이다. 그는 의류 제조업이 주춤하자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2015년 스위스·독일·뉴질랜드의 자전거 제조사 3곳을 연이어 인수했다. 자전거 사업의 작년 매출은 약 6500억원(추정치)으로 2015년에 비해 20%나 성장했다. 성 회장은 "자전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사이클링 의류를 함께 팔면 상당한 시너지(상승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REI·라파·펄이즈미 등 유명 스포츠 브랜드에 사이클링 의류를 본격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의류 산업은 모든 산업군(群) 가운데 가장 글로벌화가 진전된 분야"라며 "영원무역도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전 세계로 판다"고 말했다. 영원무역은 7만명 직원 가운데 600~700명을 제외하면 모두 방글라데시·베트남·미국 등 해외 현지 직원들이다. 영원무역의 해외 공장 생산 물량 중 99%가 한국으로 들어오지 않고 해외로 팔린다. 그는 "방글라데시의 공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의류 제조 공장"이라며 "발 빠른 글로벌화의 성공으로 의류 제조에서는 일본보다 우리가 기술이나 물량에서 모두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변화의 물결이 닥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4차 산업혁명이 의류 제조업체에 먹기 좋은 형태로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방관자가 참여자로 뛰어들어 첨단 IT(정보기술) 신기술을 공부하고 이를 어떻게 의류 비즈니스에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11월 본사 직원 전체에게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도서를 필독하라고 지시했다.

    영원무역은 1974년 창립 이래 40여 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흑자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그는 "지금도 시장에서 버림받을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사업에 '승승장구(乘勝長驅)'는 없습니다. 수많은 실패를 하나씩 해결하는 과정에서 얻은 성과가 성공입니다. 창업은 내 평생의 직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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