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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팀[대림·SK 콘소시엄], 일본 꺾고 '터키 현수교 대첩' / 3.7㎞ 세계 최장 현수교 공사

영국신사77 2017. 2. 1. 16:30

이순신 팀, 일본 꺾고 '터키 현수교 대첩'

  • 장상진 기자

     

  • 입력 : 2017.01.31 03:00

    [민·관 협력 '팀 코리아', 3년전 原電 패배 설욕]

    대림·SK, 3조5000억 규모 수주… 3.7㎞ 세계 최장 현수교 공사

    국토부, 조사 비용 4억 조기 지원
    수출입銀·무역보험公, 저리 대출
    대림·SK, 서로의 강점 잘 활용

    '이 프로젝트는 아베 신조 총리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정상회담 의제에 오르는 등 양국의 경제 관계 강화를 위한 주요 안건이었다. 일본 정부는 연초 각료를 터키에 파견하는 등 공사 수주를 지원해왔다.'

    일본 최대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는 27일 터키가 발주한 세계 최장 현수교 공사를 한국 컨소시엄이 IHI·이토추상사 등 일본 업체를 제치고 사실상 수주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기사를 내보냈다. 터키 정부는 27일(현지 시각)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3.7㎞ 길이 현수교와 진입도로(약 100㎞)를 건설하는 '차나칼레 프로젝트'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한국의 대림산업·SK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수주전은 한국과 일본 모두 정부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 국가 간 경쟁 양상으로 진행돼왔다. 특히 한국은 이번 수주로 3년 전 일본에 당했던 터키 원전(原電) 수주 패배를 설욕했다는 평가다.

    대림산업과 SK건설 컨소시엄의 터키 현수교 조감도.
    대림산업과 SK건설 컨소시엄의 터키 현수교 조감도.
    이 프로젝트의 사업비는 3조5000억원. 하지만 이 돈은 발주처인 터키 정부가 주지 않는다. 대신 일정 기간 도로·교량 운영권을 줘 통행료 수익으로 건설비를 회수하는 'BOT(Build-Operate-Transfer·건설-운영-양도)' 방식이다.

    따라서 입찰 참여사들은 공사 제안서에 '운영 기간'을 적어냈다. 짧게 적어낼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 입찰에서 한국 컨소시엄은 '16년 2개월'을 제안, '17년 10개월'을 제안한 일본을 따돌렸다.

    한국 건설업계의 고질병이라는 '저가(低價) 입찰' 논란도 벌어지지 않았다. 터키 정부가 하루에 4만5000대분(分) 통행료를 보장해주는 데다 공사비도 한국(26억8000만달러)과 일본(27억2000만달러)은 큰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이 더 짧은 운영 기간을 제안할 수 있었던 비결은 '컨소시엄 구성'이다. 윤태섭 대림산업 부사장은 "일본은 단순 자본 투자, 고속도로 운영 전담사 등이 참여, 이익을 배분해야 할 곳이 많아지면서 운영 기간이 늘어났다"며 "반면 우리 컨소시엄은 건설사끼리 뭉쳐 건설비 회수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건설이 지난달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자동차 전용 터널인 '유라시아 해저터널' 공사를 마치고, 장비를 터키에 그대로 대기시켜 '공사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10% 안팎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대림산업과 SK건설이 결합한 것도 도움이 됐다. 대림산업은 교량 건설에 강하고, SK건설은 이미 현지에서 유라시아 터널 공사 등을 성공시켜 현지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다. 두 회사는 국내 최장 현수교 이순신대교 건설에 함께 참여한 인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팀(team) 이순신'이 터키 해협에서 일본 연합군에 승리한 셈"이라고 비유했다.

    사전(事前) 준비에다 행운도 따랐다. 당초 글로벌 건설업계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올해 하반기에나 입찰에 부쳐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작년 6월부터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터키 정부가 작년 10월 사전 예고 없이 돌연 입찰을 공고했고, 사전 준비가 미처 안 돼 있던 유럽계 경쟁자 다수가 포기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일본은 입찰 마감 약 1주 전 이시이 게이이치(石井啓一) 국토교통상까지 터키로 파견, 수주 지원 활동을 벌였다. 한국은 지난해 일찌감치 대림산업에 예비 타당성 조사 비용 4억원을 지원했고, 작년 연말엔 김형렬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이 터키를 방문했다.

    한국의 약점으로 꼽혔던 금융 조달 능력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터키 현지 시중은행 대비 최대 1%포인트 낮은 수준의 금리로 건설 자금을 빌려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과 큰 차이가 없는 조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와 기획재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일본보다 경쟁력 있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승리했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31/2017013100165.html#csidx583de3a8a09f5a8b0f3b5da594f46ef


    세계 최장 터키 현수교 공사 따낸 대림·SK… 日 꺾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 쾌거

    입력 : 2017-01-31 00:05/수정 : 2017-01-31 00:24

    세계 최장 터키 현수교 공사 따낸 대림·SK… 日 꺾었다 기사의 사진
    대림산업과 SK건설이 수주에 성공한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 현수교 조감도. 대림산업 제공
    이미지를 크게 보려면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여기를 클릭하세요 

    “터키에 있던 직원 대부분이 발표를 듣고 눈물을 흘릴 정도로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앞으로 공사를 해낼지 책임감이 몰려오더군요.”  

    한승규 대림산업 해외토목투자사업팀장은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 현수교(가칭 ‘차나칼레 1915교’) 프로젝트 수주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터키 정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다르나넬스 해협 현수교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대림산업과 SK건설을 선정해 발표했다.

    차나칼레 프로젝트는 다르다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는 터키 차나칼레주(州)의 랍세키와 겔리볼루(갈리폴리)를 연결하는 3.7㎞ 길이의 현수교와 진입도로 건설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3조5000억원 규모다. 한국 건설사 2곳 주축의 컨소시엄이 완공 후 16년여간 최소 운영수익을 보장받고 운영을 하게 된다. 터키 정부는 건국 100주년을 맞는 2023년 다리를 개통하기로 했다. 주탑 간 거리도 2023m으로 계획됐다. 다리가 완공되면 일본 고베의 아카시대교(1991m)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된다.  

    대림산업은 이번 프로젝트에 국내 최장 현수교인 이순신대교(1545m)를 건설할 때 사용한 자체 현수교 건설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자체 현수교 건설 기술을 가진 나라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덴마크 등 5개국에 불과했지만 대림산업이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의 자체 기술을 확보하면서 한국도 현수교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번 공사는 터키의 교통체증을 상당 부분 덜어줄 전망이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나라다. 아시아 쪽 터키 영토는 국토의 97%를 차지한다. 보스포러스 해협과 마르마라해, 다르다넬스 해협을 끼고 있는 유럽 쪽 터키 영토는 국토의 3%에 불과하다. 이 두 곳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로드’ 건설은 터키 정부의 오랜 숙원이었다.

    이미 터키에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는 3개의 교량과 2개의 해저터널이 있지만 모두 이스탄불에만 연결돼 있다. 반면 다르다넬스 해협 현수교는 이스탄불에서 자동차로 6시간가량 남쪽으로 떨어져 있는 차나칼레와 맞닿아 있어 지역 교통난을 크게 덜어줄 전망이다.  

    수주 과정은 길고 치열했다. 대림산업과 SK건설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에는 전 세계 24개 업체가 뛰어들어 경쟁을 벌였다. 세계 최고의 교량 건설 기술을 보유한 대림산업과 ‘유라시아 해저터널’ 건설에 성공하며 일찍 터키에 진출한 SK건설의 합작 컨소시엄은 애초부터 강력한 사업 후보였다.  

    그러나 일본의 반격도 매서웠다. 이토추(伊藤忠) 종합상사와 건설사 IHI 주축의 컨소시엄을 만든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수주를 지휘하는 등 총공세를 펼쳤다. 입찰 마감 약 1주일 전에는 이시이 게이이치(石井啓一) 국토교통상까지 터키로 보내 수주 지원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건설사뿐 아니라 정부 기관과 투자펀드 등 다양한 기업들이 가세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뒷심 발휘에 실패했다는 평이다. 이번 수주로 한국은 터키 제2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전에서 일본에 패한 아쉬움을 만회하게 됐다.  

    SK건설 관계자는 “2월 20일쯤 낙찰통지서(LOA)를 받으면 3월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