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사업 자체가 사회공헌인 젊은 벤처들
조용탁 경제기획부 기자 |
류 대표는 지난해 베트남을 자주 찾았다. 모바일 초음파 검진기를 베트남 보건소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그는 대형 병원이 없는 오지에서 활용할 수 있어 응급 상황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제품을 소개했다.
취재해보니 재미있는 기업들이 많았다. 캄보디아엔 모바일 말라리아 진단키트를 보급하는 ‘노을’과 낙엽 재활용 그릇을 만드는 ‘나무리프’가 있었다. 방글라데시에선 ‘오비츠코리아’가 초소형 시력 검안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 ‘만드로’는 요르단 난민캠프가 본거지다. 전쟁으로 팔과 다리를 잃은 시리아 난민에게 전자 의수와 의족을 제공한다. ‘닷’은 케냐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시계 공급사업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 ‘왜’와 ‘어떻게’가 들어간 질문을 많이 던졌다. ‘현장’과 ‘가치’라는 답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이들은 현장에서 느낀 점을 실천에 옮겼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며 사업을 해왔다.
선진국은 제3세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학교와 병원, 도로와 다리를 건설해줬다.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엔 접근이 어려웠다. 종교·인종·역사·관습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인프라 지원만으로는 풀기 어렵다. 김상선 KOICA 과장은 “20년 넘게 제3세계를 지원해 왔지만 관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톡톡 튀는 아이디어 가진 청년 창업가들이 보여준 성과가 크다”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공헌은 가치 있는 일이다. 기업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찾아 재원을 대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기업이 단순히 돈을 내는 것을 넘어서 더 적극적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방법은 많다. 제3세계의 공익사업에 진출한 한국 벤처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이들은 기업이 잘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사업을 하면서 사회공헌과 자연스럽게 연계를 맺고 있다. 사업 자체가 사회공헌인 셈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같은 데에 눈치보며 돈 내는 것 말고도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를 기다리는 사회공헌 활동은 널려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야말로 창조경제가 가장 아쉬운 분야다.
조용탁 경제기획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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