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지식의 이점
지식이 어떻게 부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지의 특징을 살펴보기로 하자.
1) 지식은 원래 비경쟁적이다.
지식이 비경쟁적이라는 사실은
지식을 사용하는 데 지불하는 대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계산을 한다고 해서 산수가 닳아 없어지지 않는 것처럼
지식은 본질적으로 고갈되지 않는다.
2) 지식은 형태가 없다.
3) 지식은 직선적이지 않다.
작은 통찰력이 거대한 산출을 낳을 수 있다.
스탠퍼드 대학원생이던 제리 양과 데이비드 필로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웹사이트를 유형화하여 야후를 설립했다.
4) 지식은 관계적이다.
5) 지식은 다른 지식과 어우러진다.
6) 지식은 어떤 상품보다도 이동이 편리하다.
7) 지식은 상징이나 추상적인 개념으로 압축할 수 있다.
8) 지식은 점점 더 작은 공간에 저장할 수 있다.
9) 지식은 명시적일 수도 있고, 암시적일 수도 있다.
10) 지식은 밀봉하기 어렵다. 퍼져나간다.
정보재(information goods)의 가치는 확정적이지 않다.
불확정성의 발견이 고전 물리학에서 양자물리학으로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듯이
정보재의 불확정성은 정보의 차별적인 정치경제학을 요구한다.
16. 미래의 석유
지식 경제가 시작된 지 꼭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우리는 그 저변에 있는 지식에 대해서
부끄러울 만큼 아는 바가 적다.
많은 이들의 말처럼
지식이 미래 경제의 석유라고 한다면,
이 무형의 석유는 얼마나 존재할까?
그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 더 많이 사용할수록…?
먼저 출발점은 지식이 혁명적 부의 한 가지 심층 기반 요소로서 사회 경제적 환경을 가장 빠르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석유와 지식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무엇보다 석유는 쓸수록 줄어들지만 지식은 사용할수록 더 많이 창조된다는 것이다.
이 차이 하나만으로도 주로 경제학의 많은 부분을 무용 지물로 만든다. 이제 전처럼 '경제학은 희소자원을 배분하는 과학이다'라고 정의할 수 없게 되었다.
지식은 본질적으로 무한하다.
▶ 우리 내부의 창고
지식은 근본적으로 2가지방식으로 저장된다. 첫 번째 방식은 인간의 두뇌에 저정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감정을 더하여 새로운 생각을 형성한다. 마치 작업실에서 일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지식 창고와 작업실은 당신이 잠을 잘 때조차 멈추지 않고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어떤 지식은 끊임없이 잊혀지고 변하고 요점을 잃어 가며, 새로운 부와 관련된 지식이 지속적으로 추가된다. 이 모든 것을 합해 개인의 지식 공급이라 부를 수 있다.
사실상 우리는 인간이 생각을 시작한 이래로 세계 지식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격변 속에 살고 있다.
이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미래를 위해 우리가 애써 내놓은 모든 계획들이 불발로 끝나 버릴 것이다.
17. 무용지식의 함정
모든 지식에는 한정된 수명이 있게 마련이다. 어느 시점이 되면, 지식은 더 이상 지식이 아닌 것이 되어 무용지식이 될 수 있다.
변화가 더욱 빨라지면서 지식이 무용지식으로 바뀌는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끊임없이 지식을 갱신하지 않는 한 직장 생활을 통해 쌓은 경력의 가치도 줄어들고 있다.
오늘날 기업과 정부, 개인은 알게 모르게 전보다 더 쓸모없어진 지식, 즉 변화로 인해 이미 거짓이 되어 버린 생각이나 가정을 근거로 매일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조상들이 느리게 변하는 사회에서 가졌던 부담보다도 훨씬 더 큰 무용지식이라는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
지금 현재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아이디어도 후세대에게는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18. 케네 요인
불행하게도 대학 시절에 배운 지식 중 많은 부분은 무용지식의 다락이나 죽은 아이디어의 공동묘지에나 적합한 것이 되어 버렸다.
머지않은 미래에 경제학자들이 맞닥뜨리게 될 부 창출 시스템은 한계 자원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무한한 자원이자 경제 성장의 주요 요인이 될 지식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경제학자 아이젠아크는 지난 50년 동안의 경제학자들의 믿음과 경제 분석을 뿌리부터 흔드는 4가지 근본적인 변화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첫째, 네트워크 산업의 성장이다.
둘째, 고갈되지 않는 지식 상품의 비경쟁성이다.
셋째, 비획일화와 맟춤 제품의 빠른 성장이다.
넷째, 자본의 세계적 이동성에 의해 생겨나는 결과로 경제가 돌아가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왔다고 말한다.
오늘날에도 많은 경제학자들이 혁명적 부와 관련된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효과와 같은 문제가 어떻게 더 큰 그림을 형성하는지 보지 못한 채 케네와 같은 근시안적 사고로 문제의 일부에 대한 뛰어난 해결책을 찾는데 고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케네 요인'에 대비할 때가 온 셈이다.
이는 우리가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수 없으면 불가능하다.
19. 진실을 가려내는 방법
우리가 듣는 사실 중 어느 정도를 믿을 수 있는가?
모든 경영자들의 의사결정이 데이터, 정보, 지식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우리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진실이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진실인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6가지의 상호 경쟁적인 기준이 있다.
1) 합의
2) 일관성
3) 권위
4) 계시
5) 내구성
6) 과학
과학은 사실의 집합이 아니다. 과학은 종종 흐트러지고 비연속적인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과정이다.
그 아이디어들은 적어도 원칙적으로 시험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 진실-변환
현실에서 우리 모두는 진실을 증명하는 데 있어서 한 가지 이상의 기준을 사용한다.
무엇이 진실히고 아닌지에 대한 결정은 개인만의 일이 아니다. 문화와 사회 전체는 하나 또는 몇 개의 진실 기준을 위한 특징적 선호도를 가리키는 진실 프로파일(truth profile)이라 할 수 있다.
한 사회의 진실 프로파일은 그 사회가 생산하는 부의 양과 형태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미래 경제의 모습은 지식의 타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어떤 진실 여과 장치를 사용하는지에 달려 있다.
20. 실험실 파괴
진실 여과 장치로서의 과학을 인정하지 않는 포스트모더니즘은 과학적 진실이 보편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 말에는 일리가 있다. 어쩌면 과학자들도 동의할 것이다. 우리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한계를 모르며, 또 그것을 밝혀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떠한 보편성도 이론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
그러나 과학이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 즉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는 방식을 변화시킴으로써, 산업시대를 대체하는 혁명적인 부 창출 시스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21. 진실 관리자
세뇌는 사고의 방식을 바꾸는 것보다는 사고의 대상을 바꾸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즉 진실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을 바꿔 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세뇌뿐만 아니라 사회나 문화의 세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혁명적 부의 미래는 점점 더 사회에서 과학이 어떻게 이용되고 존중되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과학의 눈을 가리고 입을 막으려는 이들은 내일의 부를 위축시키고 빈곤 문제 해결을 간접적으로 늦출 뿐 아니라 인류를 중세시대의 육체적, 정신적인 빈곤 상태로 몰아간다.
계몽주의 시대의 끝이 반과학으로 인한 암흑시대로 시작되어서는 안 된다.
22. 결론 : 컨버전스
지식의 변화는 본질적으로 만질 수 없고 볼 수 없다. 또한 추상적이고 인식적이며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지식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없으면 부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확장하는 유기체로서 경제가 어떤 지름길 또는 가시밭길을 택하게 될 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갈지는 알 수 없다.
인류의 시간, 공간, 지식과 다른 심층 기반들과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모두 합해도, 우리는 오늘 벌어지는 놀라운 혁명의 윤곽만을 어렴픗이 읽어 낼 수 있을 뿐이다.
그 너머를 보기 위해서 우리는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경제만이 아니라 부상하는 부 창출 시스템의 숨어 있는 절반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변화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 탐험의 첫발을 떼지 않으면 우리 개개인의 사회는 손에 쥐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알지 못한 채 비틀비틀 내일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 "앨빈 토플러 부의 미래" 중에서 -
[출처] 부의 미래 - 제5부. 지식에 대한 신뢰(1/4)|작성자 천원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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