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나성막 - 대제사장과 속죄일
한국에서 성지답사 일정을 만들다보면 답사 객들에게 반드시 보여주고 싶은 장소가 있게 마련이다. 나에게 그런 장소를 하나 말하라면 그동안 나의 경험으로 비추어 주저 없이 ‘팀나성막’이라고 할 수 있다. 팀나성막은 엘랏 북쪽에 차로 30분쯤 떨어진 ‘팀나국립공원’ 안에 자리하고 있다. 이 국립공원은 고대(주전1500)로부터 이집트 사람들이 군대를 파견해 구리를 채굴해 갔던 광산이었는데 여기에 남아있는 여러 유적들을 포함해서 지역일대를 이스라엘이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곳이다. 바로 팀나국립공원 안에 유대인 크리스천(예수님을 메시아로 믿는 유대인들)들이 구약성경에 나타난 성막을 실제 크기로 만들어 놓고 공원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성막을 통해서
예수님을 설명해 주는 곳이다.
사실 이곳에 있는 성막과 성막에서 사용되는 기구들 하나하나를 눈여겨보면 조잡하기도하고 우리의 성에 차지 않는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비싼 입장료를 내면서까지 답사 객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가는 것은 성경에서 50장 정도가 성막을 말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하며, 또 그렇게 중요함에도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성막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야 한복판에 세워진 실제 크기의 성막을 눈으로, 몸으로 체험해 보며, 성막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친숙해지고, 성막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곳에 들리면 타미르라고 하는 유대인 크리스천 가이드가 성막에 나타난 예수님을 열심히 설명해준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성막과 관련하여 과거로부터 오해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대속죄일 대제사장의 사역에 대한 것이다. 그 첫 번째 오해는 대제사장이 일 년에 하루 한 차례 대속죄일 지성소에 들어간다고 알려진 사실이다. 대속죄일 대제사장의 역할이나 사역은 레위기 16장 11절 이하에 기록되어 있는데 그 말씀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대제사장은 세 차례 지성소에 들어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첫 번째는 향을 피우기 위해서 지성소에 들어가야 했으며(11절), 다음은 수송아지의 피를 속죄소 동편에 뿌리기 위해서 지성소에 들어가야만 했고(14절), 마지막으로 백성을 위한 속죄제 염소를 잡아 그 피를 가지고 지성소에 들어가야만 했다(15절). 이 세 가지 사역은 각각 독립적인으로 진행된 사역임으로 대제사장은 지성소에 일 년에 한차례(하루) 여러 번 반복적으로 들어가야만 했던 것이다.
두 번째 대표적인 오해는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갈 때에 발목에 밧줄을 묶고 들어간다고 알려진 사실이다. 그 이유인즉 대제사장이 제사의식을 거행할 때 혹시나 잘못을 범하여 지성소 안에서 죽게 될 때 그 시신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성경 그리고 그 어떠한 유대인 문서에도 이것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학계의 견해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 히브리대학교의 초기 유대이즘에 대하여 가르치는 W. E. 너널리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바있다.
‘대제사장이 밧줄을 묵고 지성소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중세시대부터 유대인들 가운데 언급되기 시작해서 지속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하나의 설화이다. 성경 어느 곳에서도 그 기원이나 단서를 찾을 수 없으며, 위경이나 외경, 사해사본들, 요세푸스의 저서, 미쉬나, 탈무드 그 외에 어떠한 유대인들의 문서에도 이와 같은 사실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아직도 유대인들은 지성소 안에서 진행되는 모든 절차와 여건을 고려할 때 대제장이 어떠한 형태로든 밧줄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추축 일뿐 실제적인 근거를 가지고 주장하는 사항이 아닌 것을 오래전부터 한국의 교회에 사실처럼 전해졌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은 대속죄일 대제사장이 예복을 입고 지성소(성소)에 들어간다고 알려진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대제사장은 세마포 옷 위에 하나님이 디자인한 예복을 입고 성소에서 사역했다. 그 예복은 대제사장 자신과 그가 하는 사역의 특별한 의미들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서 하나님이 직접 디자인 했던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석류모양의 방울과 금방울로 장식한 청색의 에봇 밭침 겉옷이 있었다. 그러므로 대제사장이 성소 안에서 제사 행위를 진행할 때, 방울 소리가 났으며 또한 이 방울 소리를 통해서 대제사장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성경과는 다른 우리의 오해에 불과하다. 레위기 16장 3-4절에 대제사장의 옷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아론이 성소에 들어오려면 수송아지로 속죄 제물을 삼고 수양으로 번제물을 삼고 거룩한 세마포 속옷을 입으며 세마포 고의를 살에 입고 세마포 띠를 띠며 세마포 관을 쓸찌니 이것들은 거룩한 옷이라 물로 몸 을 씻고 입을 것이며”
하나님은 대속죄일 지성소에 들어오는 대제사장의 예복을 세마포 옷으로 한정지었다. 하나님이 디자인하시고 사역을 위해서 입도록 하셨던 모든 예복을 벗기고 대속죄일을 위해서는 오직 세마포 옷만을 허락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오직 피를 의지해서 흰옷을 입고 성소의 휘장을 지나는 대속죄일 성소 안에는 오직 정적만이 흘렀을 뿐이다.
팀나성막 문으로 들어가 번제단과 물두멍을 넘어, 성소를 지나고, 휘장을 통과하여 지성소에 이르는 동안 우리는 성막과 친숙해지며 성막을 통해서 보혈의 능력을 보여주신 하나님의 사랑에 다시 한 번 감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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