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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김광석회장(16)~(20)] 새벽기도의 중요성

영국신사77 2007. 4. 5. 23:55
     [역경의 열매]―김광석회장(16)~(20) 새벽기도의 중요성

 

 

 

[등록일시]:2005-01-30 오후 2:53:05

         [역경의 열매―김광석(16)]

 

                             “중태에 빠진 가족 완치의 기쁨을…”기도


자동차에는 아내와 장남, 여동생, 기사가 타고 있었다. 자동차가 전주를 지날 때쯤 다리 위에 얇게 깔린 눈에 미끄러져 바퀴가 휘청거릴 때 마침 맞은편에서 오던 덤프트럭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건 보통 사고가 아니었다. 교회 앞에서 나를 기다리던 동생은 아무 말도 못한 채 공포에 질려 있었다.

“목숨이 위독한가?”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기도를 드렸다.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나님, 제가 이 땅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금 생사의 갈림길에 있습니다. 치료의 하나님, 제 가족에게 치료의 광선을 발하시어 완치의 기쁨을 간증하게 하옵소서.”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집에 돌와와 TV를 켰더니 뉴스에 가족의 교통사고 소식이 흘러나왔다. 승용차에 타고 있던 사람은 모두 ‘중태’라는 아나운서의 멘트에 다시 절망했다. 병원에 가보니 아내는 갈비뼈가 부러졌고 아들은 의식불명이었다. 자동차는 완전히 찌그러져 폐차시켰다. 만약 아내의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면 모두 즉사했을 상황이었다. 비교적 견고한 자동차를 이용했기 때문에 생명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사람들은 이것을 기적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예수를 믿기 전에는 기적을 믿었지만 예수를 믿고 난 후부터는 기적도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 가족은 이런저런 일들을 통해 믿음을 더욱 연단시켰다.

1992년 나는 신영교 장로의 초청으로 미국 애틀랜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애틀랜타는 미국 남동부의 물류 중심지다. 신 장로는 내 간증을 테이프로 듣고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에서 간증해줄 것을 요청했다. 내 간증시간은 주일 오후 2시로 잡혀 있었다. 나는 신 장로에게 좀 일찍 교회에 가자고 제안했고 우리는 자동차로 1시간을 달려 애틀랜타 제일장로교회에 도착했다. 예배당에 들어섰을 때 목사님의 설교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목사님은 광고시간을 이용해 뜻밖에 제안을 하셨다.

   “지금 이곳에 아주 중요한 분이 계십니다. 오늘 오후 2시에 간증을 하기로 되어 있는 김광석 선생입니다. 마침 일찍 오셨으니 아예 지금 강단에 모셔서 10분쯤 간증을 들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나는 목사님의 소개를 받고 서서히 강단으로 걸어나갔다. 기분이 몹시 상했다. 이건 아니었다. 한국에서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온 손님을 너무 홀대하는 것은 아닌가? 먹다 남은 반찬으로 손님을 대접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목사님은 한술 더 떠서 단단히 못을 박았다.

   “정확하게 10분입니다. 시간을 꼭 지켜주세요.”

  통로를 걸어가면서 속으로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 홀대도 보통 홀대가 아니로군... 좋다. 딱 10분이다. 십일조 간증만 하고 내려오리라. 나를 더 이상 붙잡아도 소용없다. 딱 10분이다.

강단 위에 올라섰다. 교인들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십일조 생활이 가져다준 축복에 대해 10분간 간증했다. 그리고 작별 인사를 하고 강단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정리=임한창기자 hclim@kmib.co.kr

 

 

 

 

 

       [역경의 열매―김광석장로(17)]

 

                   ‘10분 간증’에 기립박수…결국 2시간 넘겨


고작 10분 간증을 하기 위해 먼 미국까지 날아왔던가? 더구나 예배 말미에 잠깐 시간을 할애한 것은 강사를 무시하는 태도로 볼 수도 있었다.

정확하게 10분 동안 간증을 하고 강단에서 뚜벅뚜벅 내려왔다. 그런데 전 교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내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답례하자 박수소리가 더 커졌다. 목사님은 나를 다시 강단에 세운 후 정중하게 당부했다.

“김 회장님,간증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주세요. 여러분, 오늘 점심은 좀 늦게 먹는 게 어떻겠습니까?”

교인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좋아요.”

   다시 강단에 올랐다. 예수를 믿은 과정과 ,십일조가 가져다준 축복에 대해 설명했다. 예배당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곳에 성령이 임한 것이다. 어떤 교인은 통곡했다. 어떤 교인은 가슴을 치며 회개했다. 간증은 무려 두 시간 동안 계속됐다. 나를 초청한 신영교 장로가 가장 큰 은혜를 받은 것 같았다.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김 회장님을 이곳에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온전한 크리스천이 아니었어요. 오늘 비로소 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신영교 장로의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내게 들려주었다. 그는 이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시절 운동권에 가담한 이유로 국내 취업이 어려워 독일에 광부로 파송됐다. 그곳에서 돈을 모아 미국에 왔으나, 사기를 당해 알거지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 덕분에 교회에서 부인을 만나 결혼하고 창고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십일조 드리는 재미로 사업에 몰두했다. 그러나 사업이 점점 번창하고 수입이 늘어나면서 시험에 들고 말았다. 십일조를 떼어먹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부터 사업이 점점 기울어지더니, 거의 바닥을 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는 내 간증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신 장로는 내게 커다란 창고형 마켓 건물을 보여주며 말했다.

“내가 지금은 돈이 없어요. 그러나 이 건물을 제게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매입할 것입니다. 회장님께서도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나는 신 장로님의 꿈이 실현되기를 빌고 또 빌었다.

이번 집회를 끝으로 나는 당분간 간증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리 순수한 간증도,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음을 깨달았다. 내 간증이 다른 사람들을 시험에 들게 할 수도 있고, 자칫 내 개인의 자랑으로 들릴 수도 있었다. 그래서 미국 집회 이후 간증활동을 중단했다.

1995년 애틀랜타의 신영교 장로에게서 전화가 왔다. 딱 3년만의 통화였기에 참 반가웠다.

“김 회장님,하나님께서 제 기도에 응답해주셨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그는 창고건물 계약을 마친 후 내게 제일 먼저 전화를 걸어 소식을 알려준 것이다.

“교회건축은 어떻게 됐나요.”

“김 회장님이 다녀가신 후 교회건축 운동이 일어났어요. 지금은 아주 아름다운 성전이 완공됐습니다.”

이처럼 기쁜 소식이 또 어디 있을까. 신 장로님의 전화를 받고 마치 내 건물, 내 교회를 얻은 것처럼 기뻤다.

 

                                                                   정리=임한창기자 hclim@kmib.co.kr

 

 

 


 

 

 [역경의 열매 ― 김광석(18)]

 

                            내 삶을 완전히 바꿔버린 새벽기도


   1998년 12월29일. 나는 이 날을 잊을 수 없다. 내가 처음으로 새벽기도회에 참석한 날이다. 곽선희 목사님은 나를 불러 한 가지 당부를 하셨다.

   “김 집사님,제 목회 연한이 이제 5년밖에 남지 않았어요. 은퇴 전에 집사님이 장로가 되는 것을 꼭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교역자의 뜻대로 장로를 임명할 수 없어요. 교인들이 장로를 선출합니다. 장로가 되려면 반드시 새벽기도회에 나와야 합니다. 그렇게 하시겠지요?”

참 곤란한 문제였다.

“저는 집사로 만족합니다. 장로는 생각도 안해봤어요. 그리고 저는 아침에 늦잠을 즐기는 타입입니다. 새벽기도는 아무래도 무리입니다.”

곽 목사님은 다시 말씀하셨다.

“집사님 생각만 하시면 안됩니다. 이제 장로가 될 생각을 하시고 열심히 새벽기도회에 나오세요. 하나님이 곧 집사님을 부르실 겁니다.”

고민이었다. 목사님은 왜 내게 이런 무거운 숙제를 주시는 것일까? 좀 편안하게 예수를 믿고 싶은데 하나님이 곧 부르신다니….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좋다,목사님 말씀에 순종하는 뜻에서 한번은 나가보자.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목사님을 위해서….’

새벽기도회는 5시30분에 시작됐다. 나는 기도회 시작 40분전에 교회에 도착해 맨 앞자리에 앉았다. 새벽에 듣는 목사님의 설교는 매우 은혜로웠다. 나는 노트를 꺼내 목사님의 설교를 열심히 메모했다.

그날은 온종일 정신이 멍멍했다. 새벽잠을 설쳤기 때문에 피로가 엄습해왔다. 나는 아침잠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새벽기도라니….

   이튿날도 새벽기도회에 참석했다. 한번만 출석하면 너무 야박하지 않은가. 목사님 체면을 봐서라도 최소한 두세번은 나가드리자. 이렇게 시작한 새벽기도회가 한달 두달 이어졌다. 새벽기도 말씀노트가 점점 두꺼워졌다. 1년쯤 지난 후부터는 새벽기도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했다. 나는 새벽기도를 통해 다섯 가지 복을 받았다.

   첫째는 ‘평강’과 ‘희락’의 열매다. 새벽기도를 드리면서 마음속에 놀라운 기쁨이 찾아왔다. 그것은 세상의 기쁨과 비교할 수 없었다.

‘회사의 주인은 하나님이다. 나는 지배인일 뿐이다. 지배인은 사장의 명령에 순종하면 그만이다. 책임은 사장이 진다. 지배인은 유한책임이지만 사장은 무한책임이다. 그러므로 사업에 대해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으로 사업을 하니 한결 여유가 생겼다. 사업이 잘돼도 감사하고 안돼도 감사했다. 긍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사업은 점점 성장했다.

   두번째 선물은 가족의 안녕과 평화다. 우리 직계가족은 총 51명이다. 내가 우리 집안의 첫 기독교인인데, 지금은 직계가 모두 예수를 믿는다. 새벽기도를 드리면서 직계가족 51명의 삶이 아주 평탄하고 화목해졌다.

   세번째 선물은 물질의 축복,

   네번째 선물은 명예,

   다섯번째 선물은 건강이다.

 

   이것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에, 나는 기독실업인들에게 항상 십일조와 새벽기도를 강조한다.

 

   처음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던 새벽기도가 내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은 것이다. 그날 이후부터 새벽기도는 내 신앙생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역경의 열매―김광석(19)]

 

                                새벽설교 정리한 책 가보로 보관


   성공한 사람에게는 보통 세 가지 특징이 있다.

      그들은 시간과 물질을 소중하게 여긴다.

      성공한 사람들은 약속시간을 어기는 법이 없다. 한가한 사람들이 오히려 약속시간을 쉽게 어긴다.

     성공한 사람들은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약속시간에 먼저 나가 대화를 준비하는 사람은 항상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 그것은 테니스 경기에서 서브권을 쥐고 있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과 같다. 성공한 사람들은 약속시간에 늦어 허둥거리는 일이 없다.

   성공한 사람들은 이웃을 위해 봉사한다. 남에게 대접을 받기보다 남을 먼저 대접한다. 그러나 물질을 함부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마음을 먼저 준 다음에 물질을 준다. 마음이 없는 선행은 거부한다.

   사람은 받을 때보다 줄 때 행복을 느끼도록 창조됐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모성애가 있어야 한다. 어머니의 마음처럼 이웃을 긍휼히 여기고 사랑을 베푸는 후덕함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이웃을 위해 사랑을 베푸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으로 채워주신다.

   성공한 사람들은 매사에 감사한다. 잘못된 결과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법이 없다. 잘못된 결과에서도 교훈을 얻는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저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시 118:1) 그 감사는 새로운 성공을 만드는 동력이 된다.

 

   이런 내 생각을 너무 기복적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나는 성공한 사람들의 세 가지 특징을 분명하게 보고 배웠다.

   나는 고통의 순간마다 하나님께 항상 도움을 간구한다.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시고 나의 부르짖음을 주께 상달케 하소서 나의 괴로운 날에 주의 얼굴을 내게 숨기지 마소서 주의 귀를 기울이사 내가 부르짖는 날에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시 102:1∼2절)

   나는 오늘 1508번째 새벽기도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새벽설교를 정리한 것을 묶어 책을 엮었다. 보통 500일치 메시지를 묶어 한 권의 책을 만든다. 현재 두 권을 만들었고 이제 곧 세번째 책이 탄생할 것이다. 이것은 내가 후손에게 물려줄 ‘가보 제1호’다.

   부산 열방교회 김영길 목사를 만나, 나는 하나님의 손길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깨달았다. 고향 후배인 그는 신앙생활과는 아주 무관한 삶을 살았다. 그는 자신의 누나와 함께 화장품 부산총판을 운영했다. 그런데 갑자기 연락이 끊겼고 그 바람에 나는 상당한 손해를 입었다. 그런 그가 10여년만에 갑자기 회사에 찾아왔다.

“형님,제가 참 죽을 죄를 졌습니다. 지금은 주의 종이 되어 강도사로 사역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사역하는 교회에 옛날에 내가 빚을 진 사람이 출석하게 됐어요. 그 빚을 갚지 않으면 제가 목회를 할 수가 없어요. 1주일 동안 철야기도를 하다가 형님 생각이 났어요.”

빚은 자신이 져놓고 왜 나를 찾아온단 말인가? 이미 내게도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입힌 사람이 또 무슨 낯으로 나를 찾아왔단 말인가? 내게서 좋은 말이 나올리 만무했다.

“그래서 어떡하란 말인가. 그리고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인가?”

그는 당당하게 말했다.

“원금을 갚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한답니다. 결국 교회가 망신을 당하게 생겼어요.”

교회가 망신을 당한다는 말에 나는 움찔했다.

 

                                                      

 

 

         [역경의 열매―김광석 (20)]

 

                            곤경처한 ‘주의 종’ 후배 물질로 후원




  지금은 하나님의 종이 됐는데 부채 때문에 목회 활동이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와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형님을 찾아올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기도를 할 때마다 형님이 생각났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목회는 끝장납니다.”

“그럼 기도 응답이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알았네. 돌아가게. 나도 기도해봐야겠네.”

그를 돌려보내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지금까지 나는 뭐라고 말해왔던가? 하나님이 사장이시고 나는 지배인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 주의 종이 목회가 어렵게 됐다는데 지배인이 그것을 외면할 자격이 있는가? 지배인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 주인의 뜻에 순종할 뿐이다. 나는 급히 돈을 구해 그에게 보냈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5개월쯤 지난 후 그가 다시 나타났다.

“형님,정말 큰일 났습니다. 빚을 받은 그 여자가 소문을 내는 바람에 옛날 빚쟁이들이 구름처럼 몰려왔어요. 이번에는 전번보다 액수가 훨씬 많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참 답답한 노릇이었다. 사고는 자신이 저질러놓고 왜 나를 찾아와 해결하라는 것인가? 사실 나도 그에게 받을 돈이 있는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이건 좀 심하지 않은가? 무슨 염치로 내게 부탁을 한단 말인가? 그러나 목회를 못한다는 말에 가슴이 아팠다. 그는 정말 아주 신실한 종이 되어 있었다. 그를 도와주지 않으면 복음을 가로막는 일을 방관하는 셈이었다.

“알겠네. 기도해보세.”

나는 다시 어렵게 돈을 마련해 보내주었다.

1년여가 지났다. 이번에는 그가 누이와 함께 찾아왔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번에는 두 사람인가? 또 무슨 부탁을 하려고 찾아온 것인가? 그는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형님,제가 드디어 목사안수를 받았어요. 누님도 모든 사업이 실패하고 예수를 믿기 시작했어요. 이제 하나님만 바라보며 살겠답니다. 제가 누이랑 영주동에 교회를 개척하려 합니다. 그런데 교회를 얻을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했어요. 이번에도 형님이 좀 도와주셔야 하겠습니다.”

“목사님이 된 것을 축하하네. 그런데….”

나는 좀 주저하다가 목사안수 기념으로 개척교회 전세금을 보내줬다. 마음이 한없이 평안했다. 예수님을 핍박하던 사람이 주의 종이 됐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1998년 어느 날. 나는 책상 위에 봉투 하나를 놓고 반갑지 않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봉투에는 꽤 많은 돈이 들어 있었다. 그에게 빌려주기로 약속한 돈이었다. 손님은 약속한 시간에 정확하게 나타났다. 그런데 그와 나 사이에 다툼이 생기고 말았다. 둘은 언성을 높였고 손님은 화를 벌컥 내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속이 극도로 상했다. 바로 그 순간 부산 열방교회 김영길 목사가 들이닥쳤다.

“형님,제가 이번에 교회 건축을 시작했어요. 형님께 건축헌금을 받으러 왔습니다.”

나는 당시 매우 화가 나 있었다. 그 순간에 김 목사가 나타난 것이다. 마치 맡겨놓은 돈을 요구하듯 당당한 그에게 나는 완전히 제압돼버렸다. 나는 그 돈봉투를 그에게 줘버렸다.

“가져 가게.”

 

 

                                                                       정리=임한창기자 hc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