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원로 옥한흠 목사가 “대형교회가 한국교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점도 있다”며 자기 반성을 했다. 옥 목사는 1일 발매된 월간지 디사이플 3월호에서 경기도 용인 향상교회 정주채 목사와의 특별대담을 통해 이같이 고백하면서 대형교회 목회자로서 겪은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 강남에 사랑의교회를 개척,평신도 제자훈련을 통해 교인이 5만명이 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옥 목사는 “1만명이 넘으니 직접 제자훈련을 하지 못하게 됐다. 담임목사가 평신도의 삶의 자리로 성육신할 만큼 (충분한) 현장체험의 기회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정 목사도 “솔직히 목회자가 평소에 만나는 사람들은 약간의 외식과 장식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 그들의 밑바닥을 못보게 된다”며 “목회자가 교인들의 삶의 밑바닥에서 떠나면 고급 메시지만 전하게 되어 복음의 생생함이 약해져버린다”고 공감을 표현했다.
옥 목사는 “나 역시 대형교회 목회자로서 (대형교회가)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대형교회가)성장주의와 성과주의를 과시하고, 통계 수치 하나에도 솔직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개척한 사랑의교회 역시 이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고백했다. “대형교회의 쓸데없는 망상이 참신한 목회자와 신학생까지 오염시킨 영향이 없지 않다”고도 했다.
옥 목사는 국제제자훈련원을 통해 보급하고 있는 평신도 제자훈련에 대해서도 “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의 80%가 제자훈련을 시작하는데 70% 이상이 3년이 안되어 손을 들고 만다. 4, 5년간 훈련을 유지하며 인내하는 비율이 20%가 안된다”면서 “목회자들이 조급하다. 조금 해보다가 안되면 진이 빠져 다른 프로그램을 찾아 세미나 헌팅에 나선다. 그러면 교인들에게 목회자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목회는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