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經濟 · 미래 · 사람들/경영Ceo리더십,성공企業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 단독 인터뷰

영국신사77 2007. 1. 1. 22:34
  •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 단독 인터뷰
  • “성공비결요? 쉽게 만드세요”
    휴대폰서비스 본격 시작 동영상은 만국 공용어 아시아에도 큰 기회될것
  • 미국 실리콘밸리-김희섭기자 fireman@chosun.com
    입력 : 2006.12.31 23:29 / 수정 : 2007.01.01 15:18
    • 스티브 첸/‘유튜브’창업자 AP자료
    • “컴맹인 할머니도 마우스만 누르면 손자의 모습을 볼 수 있게 최대한 쉽게 만들었죠. 올해는 휴대폰에서도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겁니다.”

      작년 한 해 전 세계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인터넷 사이트는 단연 미국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com)였다. 유튜브는 누구나 동영상을 올리고, 감상할 수 있는 무료 온라인 방송국이다. 1억 건 이상의 동영상 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방문자가 1000만명을 넘는다. 작년 10월 구글이 16억5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유튜브의 공동 창업자 채드 헐리(Chad Hurley·30)와 스티브 첸(Steve Chen·29)은 지난해 ‘올해의 리더’(비즈니스 위크), ‘경제계 유력인사 25명’(포천), ‘올해의 남자’(GQ) 등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화제인물로 떠올랐다.

      타임지는 작년 말 유튜브를 ‘올해의 발명품’으로 선정했다. 유튜브의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고 있는 스티브 첸을 조선일보가 단독 인터뷰했다. 한국 언론으로서는 처음이다. 인터뷰는 작년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첸의 아파트 건너편에 있는 조그만 카페에서 진행됐다. 카푸치노(우유거품을 얹은 커피) 마니아인 첸은 약속장소에 미리 와서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인터넷 문화가 일찍 꽃핀 한국을 올해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하면서 뭐가 달라졌나요.

      “모든 게 행복합니다. 돈 걱정 없이 필요한 장비를 마음껏 쓸 수 있고, 세계 최고의 구글 엔지니어들이 우리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지원해 주니까요. 예전에는 엔지니어 한 명이 퇴사하면 사이트 운영에 지장을 줄 정도였는데, 이젠 그런 걱정은 없어요.”

       ―회사조직이나 서비스가 구글과 통합되나요.

      “에릭(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이 서비스를 분리해서 운영하자고 했어요. 구글과 유튜브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서 각자의 길을 가는 거죠. 하지만 운영기술은 밀접히 통합됩니다. 우리 사무실에서 20~30분 떨어진 구글 본사를 왔다 갔다 하며 회의를 자주 해요.”

      ―유튜브의 성공비결은 무엇이라고 자평하는지.

      “40~50개의 경쟁 사이트 가운데 유튜브가 이용하기 제일 쉬워서 인기를 끈 것 같아요. 수백 가지의 오디오·비디오 형식(코덱)을 몰라도, 그냥 파일을 전송하기만 하면 우리 서버에서 다 알아서 자동으로 변환해 줍니다. 시청하는 사람도 별도의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필요가 없어요. 복잡한 기술은 알 필요 없고,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온라인 결제회사인 페이팔에서 일할 때 채드를 처음 만났어요.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멋진 친구였죠. 페이팔이 이베이에 인수되면서 우리는 회사를 나와 동영상 사업을 하기로 의기투합했어요. 채드가 전체적인 사이트 디자인을 구상하면, 제가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일을 맡았죠.” 

    •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는데 어떻게 사이트를 운영했나요.

      “처음엔 내 신용카드로 대부분의 운영장비를 샀어요. 페이팔에서 스톡옵션을 받아 꽤 돈을 벌었거든요. 서버 컴퓨터 20대까지는 내 카드로 막았어요.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분산 컴퓨팅 등 기술개발에도 매달렸죠.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사이트 속도가 계속 느려지자, 도저히 감당이 안 돼서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았어요.”

      ―TV처럼 동영상 광고를 도입할 계획인지.

      “비디오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광고를 봐야 한다면 매우 짜증나는 일이에요. 몇 초나 참고 (광고를) 지켜볼 수 있을까요. 인기 동영상의 앞이나 뒤에 광고를 붙이는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럼 어떻게 돈을 벌 건가요.

      “구글 같은 검색광고 모델을 검토 중입니다. 이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그와 연관된 광고 목록도 보여주는 것이죠. 유료 채널을 만들어 뮤직비디오나 드라마 같은 것을 판매할 수도 있어요. 현재 CBS, 소니BMG, 워너뮤직 등과 콘텐츠 사용계약을 마쳤어요. 수익이 발생하면 동영상 제작자들에게도 (금전적)혜택을 주고 싶습니다.”

      ―새로 선보일 서비스는 어떤 게 있나요.

      “비디오테이프 없이 웹카메라로 바로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퀵 캡처’ 서비스를 얼마 전에 시작했어요. 여러 사람이 비디오를 같이 보면서 ‘야, 저거 정말 재미있네’ 하는 식으로 채팅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도 만들었어요.”

      ―휴대폰 등 모바일 서비스는 언제 시작하나요.

      “사실 30~40초짜리 간단한 동영상은 휴대폰 같은 모바일 기기로 보기에 가장 적합해요. 버스나 지하철에서 심심풀이로 ‘딱’이죠. 휴대폰으로도 영상을 찍어 간편하게 올리고 시청하는 서비스를 곧 시작할 겁니다. ‘모바일 유튜브’라고 할까요.”

      ―해외시장 진출시기는 언제로 보는지요.

      “비디오는 언어가 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글로벌화가 쉽습니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 큰 기회가 있다고 봐요. 한국어 등 다국어 서비스는 개발이 거의 끝났습니다. 이른 시일 안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을 둘러볼 계획입니다.”

      ■스티브 첸은 누구인가

      1978년 대만에서 태어나 15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왔다. 영재교육 기관으로 유명한 ‘일리노이 수학과학아카데미’를 나왔다. 일리노이대학 컴퓨터공학과 3학년을 마치고, 온라인 결제회사 페이팔의 초기 멤버로 입사했다. 2005년 직장 동료 채드 헐리와 함께 유튜브를 창업했다. 한자 이름은 ‘陳士駿’. 미혼.

    •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 인터뷰. /조선일보 김희섭기자
  •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