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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오프라 윈프리

영국신사77 2007. 1. 3. 13:21

                       [만물상] 오프라 윈프리

 

                                                                                  강인선 논설위원 insun@chosun.com
                                                                                                      입력 : 2007.01.02 22:31

    • 몇 년 전 뉴욕타임스가 ‘Oprahization’(오프라화)이라는 단어를 써서 ‘미국 정치가 오프라화됐다’는 기사를 실었다. 고백하는 정치인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이름을 딴 이 신조어는 ‘속마음이나 과거 철없는 행동을 만인에게 털어놓으려는 사람이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그렇게 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것이다. ‘고백본능’을 자극하는 윈프리는 미국의 ‘국민 심리치료사’로 불린다.

      ▶‘오프라 윈프리 쇼’는 미국에서만 4900만명이 시청하고 121개국에서 방영된다. 경제지(誌) ‘포브스’는 재산이 15억 달러인 윈프리를 2004년부터 3년 내리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흑인 여성 억만장자’로 꼽았다. 잡지 ‘배니티 페어’는 “교황을 빼곤 어떤 종교지도자나 정치인보다 영향력이 크다”고 했다. 성폭행과 매질, 갖은 학대 속에 자란 미혼모의 딸은 그 비결을 “독서와 공부를 놓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윈프리는 17세 때 동네 미인대회에 나갔다. 사회자가 “100만 달러가 생기면 무엇을 하겠느냐”고 묻자 대답했다. “막 쓸 거예요.”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해서 감자 포대로 지은 옷을 입고 다녀 별명이 ‘감자포대 소녀’였던 윈프리는 솔직했다. 백만장자가 되자 소원대로 돈을 마구 썼다. 자선사업도 그렇게 했다. 윈프리는 사람들에게 “닥치는 대로 착한 일을 하라”고 말한다. 장학기금도 만들고 자원봉사조직도 만들었다. 미국 부자 서열 235등이지만 기부 순위는 32등이다.

      ▶윈프리가 남아공에 ‘오프라 리더십 아카데미’라는 여자고등학교를 지었다. 지난 5년간 4000만 달러를 들였다. 문맹과 가난의 어둠에 갇혀 사는 소녀들의 인생을 바꿔주고 싶었다. 윈프리는 최종 면접까지 오른 지원자 500명을 일일이 만나 152명을 뽑았다. 갖은 역경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은 소녀들이었다. 윈프리는 이런 학교를 대륙마다 하나씩 가난한 동네에 지을 계획이다.

      ▶미국 시러큐스대 경제학자 아서 브룩스는 최근 저서 ‘누가 진정한 관심을 갖는가’에서 1달러의 기부는 19달러의 부가가치를 발생시킨다고 했다. 무형의 사회통합기능까지 합치면 효과는 그보다 훨씬 더 크다고 했다. 윈프리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사람들이 마음을 열게 하는 ‘수퍼엔터테이너’를 넘어 사람들 가슴에 기부와 봉사의 불을 지펴주는 인류애 전도사다. 한 여론조사에서 테레사 수녀 다음으로 ‘천국에 갈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 꼽힐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