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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중시·종신고용… ‘일본형 경영’의 창시자

영국신사77 2006. 12. 27. 20:44
[조영탁의 CEO 리더십 탐구] (11)마쓰시타 고노스케 마쓰시타전기 창업주

• 인재중시·종신고용… ‘일본형 경영’의 창시자


발행일 : 2006.12.23 / BZB B11 면 기고자 : 조영탁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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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신(神)’으로 불렸던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1894~1989) 마쓰시타전기 창업주는 기업가로 크게 성공한 비결은 하느님이 주신 3가지 은혜 덕분이라고 밝혔다.

“몹시 가난해서 어릴 때부터 구두닦이·신문팔이를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태어났을 때부터 몸이 매우 약해 항상 운동에 힘써 왔으며, 초등학교도 못 다녔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사람을 다 스승으로 여기고 열심히 배우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역경을 하늘이 내린 선물로 삼아 세계 최고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범함과 숙연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수시로 “감옥과 수도원의 차이가 있다면 ‘불평을 하느냐, 감사를 하느냐’하는 것뿐이다. 감옥이라도 감사를 하면 수도원이 될 수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사고할 것을 주문했다.

마쓰시타 회장은 노사협조·인재중시·종신고용 등 일본 제조업 전성기를 꽃피웠던 이른바 ‘일본형 경영’의 창시자다. 그는 부친의 사업실패로 9세 때 학교를 중퇴하고 박봉의 견습사원으로 일하다 1918년 24세 나이에 자본금 100엔으로 쌍소켓을 제조하는 마쓰시타 전기를 창업했다. 1년에 절반은 누워 있어야 될 정도의 약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독자적 경영이념과 수완으로 급성장을 일궈냈다. 1989년 95세로 사망할 때 그의 회사는 내셔널(National)과 파나소닉(Panasonic) 브랜드로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종업원 13만 명의 세계 20위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는 일본에서 ‘1000년간 가장 위대한 경제인’(아사히신문 설문조사)으로 추앙받고 있다.

마쓰시타는 너무나 평범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 세계 최고 리더의 반열에 오른 비결은 경영과 리더십의 본질을 제대로 알고 실천했기 때문이다. 마쓰시타는 기업이윤의 원천은 인간에게 있으므로 비즈니스는 마음의 게임이며, 사람들의 잠재능력을 극대화하는 것, 즉 모든 종업원 능력을 마지막 1%까지 완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경영의 핵심이라 생각했다. 그는 타인 존중, 인재양성, 겸손 등 인간존중 경영의 실천적 모델이었다.

미국발 대공황 여파에 1929년 일본의 겨울은 혹독했다. 한 계열사가 위기를 맞았다. 35세 된 젊은 마쓰시타는 직원들을 모았다. “근무를 반나절로 줄인다. 매주 이틀은 휴무다. 생산도 반으로 감축하겠다.” 모두가 숨을 죽였다. “드디어 해고와 임금 삭감이구나.” 그러나 사장은 월급 전액지급을 약속했다. 감격한 종업원들의 가족까지 판매에 나섰다. 휴일도 잊었다. 두 달 만에 재고가 소진되고 공장은 정상으로 돌아섰다.

마쓰시타는 직원들에게 고객이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가?”라고 물으면 “마쓰시타 전기는 인간을 만드는 회사입니다만, 전기제품도 만듭니다”라고 말하도록 가르쳤다. 사람 다루는 솜씨가 능숙하다는 주위의 평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유를 생각해 보니 짐작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부하 직원 모두가 나보다 위대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모두 나보다 배운 것이 많고 재능이 많은 훌륭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열사)사장들은 10년 앞을 보고 경영을 하시오. 나는 100년, 200년 앞을 내다보는 일을 하겠소.” 마쓰시타는 늘 말했다. 그는 1980년 86세때 사재 100억엔(약 800억원)을 털어, 정치·경제분야 차세대 리더양성을 위해 마쓰시타 정경숙(政經塾)을 만들었다. 졸업생 300여명은 국회의원 30여명을 비롯해 차세대 일본의 리더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거목(巨木)이라도 한 그루의 나무는 한계가 있다. 인재의 숲이 필요하다. 마쓰시타는 200년을 내다보고 인재의 숲을 만들어 놓고 떠났다.

 
                                                                                                                            (휴넷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