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나팔과 일곱 대접을 말하는 요한계시록 본문 사이에 요한계시록 12~14장이 있다. 치열한 영적 전쟁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는 것을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탄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영적 생활을 위해 사탄과도 치열한 전쟁을 치러야 한다. 사도 바울은 “마귀의 권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엡 6:11~12)고 했다. 요한계시록은 그 사실을 극명하게 계시하고 있다. 요한계시록 12장에선 네 가지 영적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첫 전쟁은 예수가 태어난 순간 일어난다. 본문에 열두 별의 관을 쓴 여자가 등장한다. 이스라엘 12지파, 다시 말해 하나님의 공동체를 상징한다. 아이는 메시아인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한다. 여자가 오랜 기다림 끝에 아기 예수를 맞이하는 순간 사탄을 상징하는 큰 용이 아이를 삼키려고 무섭게 달려든다.(계 12:2~4)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인 큰 붉은 용은 다니엘 7장 4~6절에 등장하는 짐승을 연상케 한다. 바로 사탄 마귀다. 예수를 향했던 사탄의 공격은 결국 실패한다. 통일교는 원리강론에서 유대인의 저항으로 예수가 살해됐고 초림예수의 사역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십자가는 실패의 자리가 아니라, 죽음을 이긴 부활의 자리요 승리의 자리다.
초림예수는 지상사역을 완벽히 완수하고 부활한 뒤 하늘 보좌로 올라가셨으니, 통일교의 주장은 터무니없다.
두 번째 전쟁은 천상교회에서 일어났다. 하나님의 대리자인 미가엘과 그의 사자들이 사탄을 상징하는 용과 싸운다. 천사장 미가엘은 용을 물리친다. 사탄은 지상으로 쫓아낸다. 용은 창세기 3장에 나오는 간교한 뱀이다. 뱀은 하와를 유혹해 선악과를 따먹게 했다. 계시록에 나오는 옛 뱀은 에덴동산과 베들레헴을 상기시켜주는 표현이다.
하나님의 군대는 영적 전쟁에서 언제나 이긴다. 천사장 미가엘의 군대가 승리하자 하늘 보좌에서는 승리를 축하하는 찬양과 경배의 음성이 울려 퍼진다.(계 12:10~12)
사탄은 하나님 앞에서 밤낮으로 참소하는 자다. 하나님 앞에서 밤낮 이간질한다. 간교한 사탄을 어떻게 물리칠 수 있을까? 유일한 무기는 주님의 보혈과 생명의 말씀이다.
어린 양의 피와 말씀만이 사탄의 교활한 참소를 물리칠 수 있다. 그래서 주님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 4:4)고 선포하시며 사탄의 시험을 물리치셨다.
세 번째 전쟁은 지상으로 내어 쫓긴 사탄과 그의 사자들이 지상교회를 공격하는 것이다. “용이 자기가 땅으로 내쫓긴 것을 보고 남자를 낳은 여자를 박해하는지라”.(계 12:13)
남자를 낳은 여자란 표현은 열두 지파와 열두 사도를 상징하는 선택받은 하나님의 백성들, 곧 지상교회 공동체를 말한다. 자줏빛과 붉은빛 옷을 입은 여자, 곧 큰 음녀 바벨론(계 17:4)과는 대조를 이룬다. 세상이나 세상 권력이 교회를 공격하는 것 같지만 실상 그 배후에는 언제나 간교한 사탄이 자리하고 있다.
그것도 앞이 아닌 뒤에서 교회 공동체를 공격한다.(계 12:5) 교활한 거짓으로 무장한 사탄은 절대 신뢰할 수 없다. 지상교회는 언제나 사탄의 미혹과 공격 앞에 자리하고 있다. 사탄은 사이비 이단의 혹세무민과 무서운 세속화로 오늘도 지상교회를 무너뜨리고 있다. 주님의 십자가 보혈과 말씀으로 철저히 무장하지 않으면 모두 짝퉁이 되고 말 것이다.
네 번째는 여자에게 분노한 용이 여자의 남은 자손을 공격하려고 달려든다. 창세기 3장 15절에 나오는 뱀의 후손과 여자의 후손이 원수가 된 것처럼, 요한계시록에서는 용과 여자의 남은 자손이 영적 대립각을 세운다.
사탄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 예수의 복음을 끝까지 증거하는 신실한 성도를 무너뜨리기 위해 공격의 진을 형성한다. 언제나 깨어 기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사도 베드로는 소아시아 교회 성도들을 향해 이렇게 권면했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 이는 세상에 있는 너희 형제들도 동일한 고난을 당하는 줄 앎이라”.(벧전 5:7~9)
신앙생활에선 결코 꽃길만 걸을 수 없다. 악과 치열한 전쟁을 하는 삶이다. 사탄은 오늘도 하나님이 너무도 사랑하시는 교회와 성도를 무너뜨리고자 혈안이 돼 있다. 깨어있는 영적 파수꾼이 돼 교회를 지키고 성도들을 지켜야 한다. 영적 전쟁에서 무너지는 순간 짝퉁이 된다.
김영복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