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생명과학 부총장을 지낸 과학자이자 치유사역자인 손기철(62) 헤븐리터치미니스트리(HTM) 대표가 신간 ‘말씀대로 말하라’(규장)를 최근 펴냈다. ‘주의 말씀대로 말할 때 하나님 뜻은 이뤄진다’는 부제가 달렸다. 동어반복처럼 보이는 ‘말씀대로 말한다’를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손 대표를 지난 2일 서울 동작구의 HTM 본부에서 만났다.
이 책은 그가 지난 1월 출간한 ‘킹덤 빌더 라이프스타일’(규장)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말씀대로 말하기’는 이전 책에서 언급한 킹덤 빌더의 일상영성 훈련법 중 하나다. 킹덤 빌더(Kingdom Builder)는 ‘이 땅에 도래한 하나님나라를 세워가는 사람’을 뜻한다.
말씀대로 말하는 건 어떻게 말하는 것일까. 책에 구체적 사례가 나온다. 가령 마태복음 8장 17절 “이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에 우리의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병을 짊어지셨도다 함을 이루려 하심이더라”로 말할 땐 “예수님께서 이사야 선지자의 말씀을 이루셨으니 제 문제가 주의 말씀대로 해결됐습니다”라고 고백하라고 권한다. 이때 ‘문제가 해결될 줄 믿습니다’라고 고백해선 안 된다. 그에 따르면 이는 현실 부정이지, 믿음의 고백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레짐작한 채 믿음을 체험이 아닌 개념으로 보는 ‘거짓 자아’를 버리고,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말할 때 말씀은 현실이 된다.
손 대표는 교회가 아닌 일상에서, 자신의 하루가 아닌 성별된 하나님의 하루를 살려면 반드시 ‘말씀대로 말하고 살아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하나님이 ‘말씀을 말함으로’ 천지 만물을 창조했듯(창 1:3,5), 주의 자녀인 우리도 하나님 말씀을 발화함으로 이 땅에서 주의 뜻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성령 안에서 우리의 지식과 경험을 넘어 하나님의 시각을 접할 수 있고, 그 말씀의 구체적 실현도 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마음의 믿음과 입술의 고백이 일치할 때 작동된다는 ‘믿음의 법칙’이 복음적이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손 대표는 “뉴에이지 사상 등에서는 이루고자 하는 것을 잠재의식에 넣고 상상하며 말하라고 한다. 여기엔 영생도, 죄 사함도 없다”며 “하지만 하나님 생명이 있는 자는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욕망이 아닌 하나님 말씀을 마음에 둔다”고 말했다. 법칙이 아닌 믿음의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이 무엇을 심든 거두리라’(갈 6:7)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롬 10:10) 등의 말씀으로 볼 때 이 법칙은 주님이 그분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뉴에이지 등이 악용한다는 이유로 하나님이 준 믿음의 법칙을 그리스도인이 배척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말씀대로 말하는 것만큼 손 대표가 강조하는 것이 ‘기록하는 삶’이다. 말씀의 능력과 하나님의 지혜를 체험하려면 자신의 삶을 정직하게 마주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삶을 기록하는 것이다. 한 해에 1만5000쪽을 쓴다는 그는 최근 일상 영성 업무용 기록을 한곳에 남길 수 있는 ‘하나하루 오거나이저(사진)’를 만들었다. 2년 전에 개발을 시작해 4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했다. ‘플래너’와 ‘로그북’으로 명명된 두 권의 노트가 합쳐진 다이어리는 연간 월간 주간 하루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항목에 관계없이 기록할 수 있는 줄 노트 분량이 많고, 매달의 삶을 평가할 수 있는 지면을 수록한 것도 특징이다.
손 대표는 앞으로 ‘일상 영성 회복’에 방점을 찍고 저술과 사역을 펼칠 계획이다. 그는 “올해로 HTM이 사역 11주년을 맞았다. 그동안은 하나님나라 복음과 그 실체를 보여줬다면 이제는 하나님 자녀가 하나님나라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며 “일상 영성 회복 사역으로 세상에서도 매력 있는 그리스도인을 세우고 이들이 사회를 바꿔 가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