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눌 말씀은 잠언 3장 1~2절이다. “내 아들아 나의 법을 잊어버리지 말고 네 마음으로 나의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그것이 네가 장수하여 많은 해를 누리게 하며 평강을 더하게 하리라.” 잠언 말씀을 통해 ‘건강과 장수의 비결은 선택’이라는 내용을 생각해 보자.
건강과 장수에 대한 여러 주장 중 유전자 결정론이라는 게 있다. 인간의 수명은 유전자에 달려 있다는 이론이다. 건강과 장수 등이 모두 유전자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전 세계 18개국이 참여해 1988년부터 2000년까지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 한 개의 세포마다 들어 있는 23쌍의 염색체에 30억 쌍의 염기 서열을 해독해 낸 것이었다.
이 놀라운 성과로 사람이 암에 걸릴지, 걸린다면 어떤 암에 걸릴 가능성이 큰지를 추측하게 됐다. 심지어 몇 살이 됐을 때 병에 걸리는지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한 인간이 가진 모든 유전자 정보를 드러내 준 셈이었다. 현재까지 10만 개의 유전자 기능 중 1만 개 정도를 파악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10만개의 유전자 기능을 다 밝혀내면 질병이 정복되고 죽음도 극복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처음 나왔을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열광했다. 현재는 100만원 정도만 내면 1주일 안에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나는 폐암에 걸릴 확률이 없구나. 대신 간암을 조심해야 하는구나”하는 식이다. 미국의 한 유명 배우는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보고 유방암에 걸릴 것을 염려해 유방절제 수술을 받았다.
과연 인간의 건강과 수명은 유전자에 달린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최근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2010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에는 이런 공격적인 글이 실렸다. “왜 당신의 DNA는 당신의 운명이 아닌가.”
유전자 프로젝트의 절대성을 뒤집는 충격적인 문제 제기였다. 아직 의학의 분야로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후성유전학의 이 같은 문제 제기가 요즘 인정되는 추세다. 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나타나는 유전자 기능의 변화가 유전되는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후성유전학의 입장에서 인간의 운명은 유전자에 달린 게 아니라 환경과 행동, 인간의 자발적 선택에 달려 있다.
미국 에모리대 연구팀은 쥐가 특정 냄새를 맡을 때마다 전기 충격을 주는 실험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쥐는 전기 충격을 주는 냄새를 기억했다. 이후 그 쥐가 낳은 새끼들에게 특이한 현상이 발견됐다. 어미 쥐가 전기 충격으로 기억했던 냄새를 맡게 했더니 새끼 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었다.
다른 연구도 있다. 한 연구팀이 일란성 쌍둥이를 7년 동안 연구했다. 그리고 쌍둥이가 12살이 됐을 때의 변화를 관찰했다. 두 아이 중 집단 따돌림을 당한 아이에게 유전자 변형이 일어난 것이었다. 같은 DNA를 가진 쌍둥이라도 떨어져 살면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여부나 체격, 수명, 성격까지 달라졌다. 같은 유전자를 타고 났더라도 무엇을 먹고 어떤 경험을 하며 사느냐가 유전자에 정보를 남기고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신명기 30장에는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선택하라고 하는 말이 나온다. “보라 내가 오늘 생명과 복과 사망과 화를 네 앞에 두었나니… 너와 네 자손이 살기 위하여 생명을 선택하라.”
영어 표현 중 “인생은 B에서 D까지다”는 말이 있다. B는 탄생(birth), D는 죽음(death)을 의미한다. 그리고 B와 D 사이에 C가 있다. C는 선택(choice)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선택을 반복한다는 의미다.
건강과 장수의 축복은 선택이지 운명이 아니다.
정해진 것은 생명과 복의 길이다.
우리는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택이 건강과 장수의 인생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순종의 길을 선택할 때
그 길 속에 생명과 장수와 복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다.
오늘도 생명과 건강과 장수의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
이창우 박사(선한목자병원 원장)
이창우 박사(선한목자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