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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찬의 신명문가의 조건] [5] 쑨원과 장제스를 사위로 둔 '宋家王朝'… 가족이 '合心'해 내린 '전략적 결정'의 힘

영국신사77 2019. 1. 4. 19:29

[최효찬의 신명문가의 조건] [5] 쑨원과 장제스를 사위로 둔 '宋家王朝'… 가족이 '合心'해 내린 '전략적 결정'의 힘

조선일보
  •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 소장


  • 입력 2019.01.02 03:06

    쑹아이링(宋靄齡), 쑹칭링(宋慶齡), 쑹메이링(宋美齡) 등 이른바 송씨 세 자매를 배출한 쑹자수(宋嘉樹·1861~ 1918) 가문은 중국 근대사에서 최고 명문가로 꼽힌다. 그의 본명은 한차오쑨(韓喬孫)인데, 미국에 살고 있던 외종숙인 쑹씨(宋氏)의 양자로 들어가 쑹자수로 개명했다.

    미국에서 공부한 제1세대 중국 유학생인 쑹자수는 6명(3남 3녀)의 자녀를 두었다. 그중 쑹아이링은 중국은행 총재를 지낸 거부 쿵샹시(孔祥熙)와, 쑹칭링은 신해혁명의 주역인 쑨원(孫文)과, 쑹메이링은 국민당의 장제스(蔣介石) 총통과 각각 결혼했다. 세 자매는 각각 돈, 나라(중국), 권력을 상징한다. 또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장남(쑹자원)은 31세 때 중국 국민당 정부의 재정부장과 외교부장을 지냈다.

    1915년 10월 도쿄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쑨원과 쑹칭링 부부.(왼쪽 사진) 미국 유학 시절의 세 자매, 왼쪽부터 쑹칭링, 쑹아이링, 쑹메이링.
    1915년 10월 도쿄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쑨원과 쑹칭링 부부.(왼쪽 사진) 미국 유학 시절의 세 자매, 왼쪽부터 쑹칭링, 쑹아이링, 쑹메이링.

    쑹자수가 명문가를 이룬 데는 미국에서의 대학 교육, 기독교 수용, 차별 없는 혁명을 꿈꾼 쑨원과의 만남, 이 세 가지가 전기(轉機)로 작용했다. 그는 결혼도 대학 졸업 후 상해에서 기독교 전도 활동을 하다가 했다. 부부 모두 독실한 감리교도였는데 아무리 바빠도 밥상머리 자식 교육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중국인에게 꼭 필요한 선진적인 자질, 즉 시간 엄수와 솔직한 대화 태도, 효율적인 일 처리, 인맥이나 사회적 지위보다 능력과 개성을 중시하는 자세를 키워주려 했다.

    또 바깥 세계를 알아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큰딸 아이링을 1904년 중국 여성으로 처음 미국 유학을 보내 웨슬리언여대에 입학시켰다. 1908년에는 열다섯 살의 칭링이 열두 살짜리 동생 메이링을 데리고 도미 유학하도록 했다. 지성과 미모, 부를 겸비한 세 자매는 유학 후 귀국해 중국을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01/2019010101653.html쥐락펴락하는 존재가 돼 '송가왕조(宋家王朝)'라는 말이 회자됐다.

    이들보다 앞선 청나라 말기 태평천국의 난을 평정한 충신이자 당대의 경세가인 쩡궈판(曾國藩·1811~1872) 가문은 후난성 상향(湘鄕)에 명나라 때부터 살았다. 그러나 농업에만 종사했고 학문이나 과거로 이름을 남긴 이는 없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건달이었고 아버지인 쩡린수(曾麟書) 때에 과거 시험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쩡린수는 아들 쩡궈판이 과거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직접 가숙(家塾)을 열어 가르쳤고 아들과 함께 시험공부를 했다. 그는 17번의 시도 끝에 43세 때 동생시에 합격해 아버지의 체면을 세웠고 쩡궈판은 이듬해 합격했다.

    과거 시험을 보려고 상경해야 했던 쩡궈판은 여비(旅費)가 없어 친구들이 갹출해 준 돈으로 겨우 시험장에 갈 수 있었다. "이런 궁핍에서 벗어나려면 무조건 급제하는 수밖에 없다"고 다짐한 그는 27세에 과거의 마지막 관문인 전시에 합격해 한림원 서길사(庶吉士·학문 탐구를 전문으로 하는 관직)에 임명됐다. 증자(曾子)의 70세손인 쩡궈판 가문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어떤 조직이나 집단이 목표를 이루려면 '전략적 결정'을 잘 내려 이를 제대로 실천하는 게 관건이다. 쑹자수는 자녀들을 새로운 세상을 여는 인 재로 키우기 위해 당시로선 매우 파격적인 미국 유학을 선택했다. 쩡궈판 가문은 아버지와 아들이 의기투합해 가난 탈출을 위해 과거시험 합격을 목표로 정하고 이를 관철했다. 중국의 이 두 가문은 새해 벽두에 좋은 가풍(家風)을 꿈꾸는 이들에게 부모와 자녀 또는 최소한 부부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들이 '합심'해 내린 '전략적 결정'이 명문가의 요체임을 보여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01/20190101016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