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내놓으면 아깝지 않겠냐고요? 허허…"
모금회에만 43억 기부… '100억 기부 도전'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신원(66) SK네트웍스 회장이 28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사재(私財) 1억원을 또 기부했다. 지난달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써달라며 2억원을 내놓은 지 한 달 만이다. 지금까지 모금회에만 43억원을 냈다. 모금회에 내는 돈으로 100억원 채우는 게 목표다.
모금회 말고 건국대·해병대·기아대책기구·한국해비타트 등에도 여러 차례 성금을 냈다. 21일 서울 을지로 사무실에서 만난 최 회장이 "다 합쳐서 얼마인지는 솔직히 다 기억 못 하겠다"고 했다. "주고 나면 잊어버리려 하면서 살았어요."
그는 고(故) 최종건 선경그룹 창업주의 차남이다. 젊은 날 해병대에서 라면 훔쳐 먹다 고참에게 들켜서 눈에 불이 나게 얻어맞은 적이 있다. 이후 '인간은 짬밥 맛있는 줄 알아야 어려운 고비 넘어갈 줄 알게 된다'는 생각에, 2~3년에 한 번씩 SK 임직원 수백명씩 이끌고 해병대 입소 훈련을 해왔다. 선친은 그에게 '없는 사람 보면 나누라'고 가르쳤다. "아무리 그래도 100억원 내놓긴 아깝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허허…" 했다.
"제가 모금회 직원들이랑 어려운 동네 봉사 다녀요. 강원도 탄광촌에서 부모 없이 할머니랑 크는 애들 지원하는데, 걔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자기도 어려우면서) 다들 자기 할머니를 얼마나 살갑게 생각하는지 몰라요. 한국에 시집온 이주여성들에게 친정 갈 여비를 지원했더니, 저한테 '덕분에 잘 다녀왔다'는 편지를 보냈어요. 그런 거 보면서 계속합니다."
외환 위기 당시 최 회장은 직함 없이 '을지로 최신원'이란 이름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기아대책본부에 꾸준히 목돈을 입금했다. 멀쩡한 가장들이 하루아침에 직장 잃고 노숙자로 내려앉던 때였다. 그는 "아직 못 일어선 분도 계실 텐데…. 그분들 하나하나가 잘되는 게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고 했다. 내년에도 경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최 회장은 "예전에 우리 궁핍했던 기억 안 나느냐"고 했다.
모금회 실무자들이 "최 회장은 기부계의 쌍끌이 어선"이라고 했다.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중에 최 회장이 끌어온 회원이 최소 수십명이란 얘기였다. 2015년 제주도에서 유명 삼겹살집을 하는 양정기(59) 돈사돈 대표 부부가 각자 1억원씩 내고 아너 부부 회원이 된 일이 있다. 지금은 맛집이 됐지만, 처음엔 공사판 인근에 연탄구이 드럼통 8개 놓고 시작했다. 그때부터 쭉 드나든 단골이 최 회장이었다. 가게가 일어선 뒤 양 사장이 최 회장에게 "저 이제 돈 많은데 뭐 하면 좋겠느냐"고 했다.
최 회장이 "양 사장이 세 번째 물을 때까진 대답을 안 했는데, 네 번째 물어보니까 '진심으로 묻는구나' 싶어 '기부하면 참 좋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그런 식으로 남이 물으면 말해주지, 내가 먼저 '기부하라' 소리는 안 해요. 사람은 다 다르니까. '뜻이 맞겠구나' 싶어 제가 권했을 때 흔쾌히 내주면 정말로 고맙지요."
최 회장이 "우리나라 기부 문화가 늦게 출발했지만, 이젠 유럽과 멕시코 모금 단체들이 우리나라 아너소사이어티를 모델로
※ 아너소사이어티 문의·상담 (02)6262-3092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29/20181229002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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