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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현 기자의 인&아웃-④] 인생을 두배로 사는법은 내일 할 일을 오늘 하는 것

영국신사77 2018. 1. 7. 22:25
  • [장일현 기자의 인&아웃-④] 인생을 두배로 사는법은 내일 할 일을 오늘 하는 것

  • 장일현 
    주말뉴스부 차장
    E-mail : ihjang@chosun.com
    주말뉴스부 차장


입력 : 2015.07.04 06:00
<③편에서 계속>

가난했고 못 배웠다…그래서 성공했다
그(사진)는 중학교 때부터 혼자 힘으로 돈을 벌어 학교에 다녔다. 초등학교 졸업 동기 1000여명 중 일반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사람은 그를 포함해 딱 2명이었다.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할 정도로 어렵게 살았나.
“연탄 배달로 가족 생계를 꾸렸던 아버지는 ‘초등학교 졸업하면 공장 가서 돈 벌어오라’고 했다. 중학교 안 보내주길래 혼자 전수학교를 찾아갔다. 입학금은 사채 하는 동네 아줌마에게 빌렸다. 학교는 야간에 다니고, 낮엔 사환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런데도 난 그때 정말 행복했다.”

―그런 환경에서도 행복감을 느끼다니.
“우리 동네는 돈이 귀했다. 다들 못 살았으니까. 하지만 나는 직장 다니면서 돈도 벌고, 떡볶이ㆍ순대ㆍ튀김 등 원하는 걸 사먹을 수 있었다. 친구도 사주고 나도 먹고. 내 맘대로 돈을 쓸 수 있어서 좋았다. 난 상대적인 부자였던 셈이다.”

―가난했고 학교 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뭔가.
“가난하고 못 배워서 성공하기 더 좋았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못 배웠기 때문에 부족했고, 항상 그 부족함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내가 너무 부족한 존재라는 걸 잘 안다. 그래서 경영을 맡아 줄 회사 CEO도 훌륭한 분으로 영입했다. 요즘도 영어 단어를 외운다. 사람들은 ‘영어 쓸 것도 아니면서 왜 외우느냐’고 한다. 시간은 공부를 해도 가고 안해도 간다. 그러면 하는 게 낫지 않나.”

그는 검정고시를 거쳐 현재 한양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하고 최고가 될 수 있는 것일까.
“그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최고를 꿈꾸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최고를 꿈꾸는 건 생각의 크기를 넓히는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그렇게 꿈과 생각의 크기를 넓혀야 한다고 꼭 말하고 싶다. 돈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세금도 안 내잖나. 하하”
인생을 바꾼 말 “내일 뭐하지”
세 살 때 그는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 부모가 모두 집을 비운 사이 방에서 끓이던 된장찌개 냄비 위로 엎어졌다. 여덟 살 위 언니가 깜짝 놀라 어머니를 찾아다녔지만, 어머니는 저녁때가 돼서야 집에 돌아왔다. 그는 당시 입은 화상 때문에 18번 수술을 했다.

―화상이 어느 정도 심했나.
“살아 있는 게 다행이었다. 병원에서도 죽을 줄 알았다고 했단다. 1년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초등학교 입학해서도 한동안 ‘앞으로 나란히’를 못했다. 오른쪽 팔이 몸에 붙어서.”

―병원비는 어떻게 마련했나.
“세브란스병원에 첫 외국인 성형외과 의사가 있었는데, 그분이 수술도 해주고 병원비도 해결해줬다고 한다.”

―가난에 화상까지. 그런 현실을 어떻게 버텨낼 수 있었나.
“참 이상하지. ‘세상이 왜 이래, 왜 나만 불행한 거야, 죽고 싶다’ 이런 생각을 안 했다. 그런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매일 언제나 바빴다. 머릿속엔 ‘내일 뭐하지’라는 생각이 꽉 차 있었다. 몇시에 일어나지, 뭘 입지, 뭘 먹지, 미용실 쇼윈도는 어떻게 멋지게 꾸미지…. 내일 뭐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죽을 리는 없는 것 아닌가.”

―화상 입은 상처는 몸에 그대로였을 텐데.
“어릴 때 친구들한테 놀림도 많이 받았다. 그럴 땐 ‘난 왜 이래’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음 날 어떻게 복수할까 고민하는 스타일이었다. 밖으로 드러난 상처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그걸 어떻게 감출까 하는 방법을 더 많이 생각하는 식이었다. 회사를 경영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후회나 번민보다 대안과 방법을 생각했다.”

―그런 역경을 이겨내니 인생은 뭐라는 생각이 들던가.
“지금 이 순간(here and now)이란 말을 제일 좋아한다. 과거는 지나간 것이고 미래는 오지 않은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잘 사는 게 현명하고 가장 행복한 것이다. 인생을 두 배로 사는 방법이 뭔지 아나. 내일 할 일을 오늘 계획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인생은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진다.”

―직영점을 25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적이 있다. 사업 성공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나.
“25년 전쯤 직원들과 술을 마시다가 결심한 게 있다. 직원들과 평생 같이 가겠다고. 누가 돈을 많이 벌었다더라, 회사가 크게 성공했다더라 하는 건 전혀 부럽지 않다. 
부러운 회사는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고, 자신의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고 꾸준하게 나아가는 곳이다. 그런 회사를 존경한다. 수천억원 벌었다는 사람도 부럽지 않다. 많은 직원이 함께 잘 살고 꿈을 공유하는 그런 게 좋다.”
지난 4월 열린 준오헤어 42기 주니어 스타일리스트 컬렉션 행사 때 강윤선 대표가 새내기 스타일리스트를 안아주고 있다. /준오헤어 제공
―요즘엔 어떤 때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나.
“내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는 날이 일년에 딱 두 번 있다. 준오아카데미 졸업식 날이다. 그들이 나를 떠나도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미용 기술을 가르쳤다는 생각에 내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진다.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그 손기술 말이다. 그 손만 있으면 세계 어딜 가도 살 수 있다는 것, 그만큼 든든한 게 어디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