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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장일현 기자의 인&아웃-①] 판잣집에 살던 소녀가 직원 2500명 규모의 CEO로 거듭나

영국신사77 2018. 1. 7. 22:13


[Why] [장일현 기자의 인&아웃-①] 판잣집에 살던 소녀가 직원 2500명 규모의 CEO로 거듭나


입력 : 2015.07.04 06:00

1993년 초 당시 나이 서른셋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는 집을 팔기로 했다. 태어나서 처음 ‘진짜 우리 집’이라 불렀던 서울 돈암동 단독주택. 그 집은 그의 전 재산이기도 했다. 그는 집을 팔아서 미용실 직원 16명과 함께 세계적인 미용 교육 기관인 영국 비달사순 아카데미에 교육을 받으러 가기로 했다.

어릴 적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서울에서 집 한 채만 있으면 엄청난 부자다”고 말했다. 강윤선은 그럴 때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 시절 그가 살던 곳은 서울 남가좌동 빈민촌에 있는 무허가 판잣집. 그랬기에 태어나 처음 살아본 집다운 집, 돈암동 집은 그의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집을 팔아버렸다. 집 팔아 마련한 1억5000만원에 돈이란 돈은 다 끌어모아 2억원을 마련했다. 만 17세 때 미용 일을 시작해 20년 가까이 모은 돈의 거의 대부분이었다. 누가 봐도 ‘미친 짓’이었다. 하지만 망설이지 않았다.

“집은 정말 아까웠지만 돈 구할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 다른 건 생각 안 했다. 오직 직원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미용이란 게 어떤 건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로부터 22년. 동네 미용실 원장이었던 그는 국내 미용계 최강 기업을 이끄는 경영인으로 우뚝 섰다. 그가 집 팔아서 직원들과 연수를 떠날 때 3개였던 준오헤어 직영점은 작년 말 100호점을 돌파했다. 올 들어 4개가 더 문을 열었다. 2010년 이후에만 47개를 오픈했다. 현재 직원은 2500여명. 이 중 헤어디자이너만 1200여명이다. 미용 브랜드 중 이렇게 많은 직영점을 운영하는 경우는 국내는 물론 외국에도 드물다. 영국 비달사순은 전 세계에 직영점이 30개 정도다. 국내 다른 유명 브랜드는 대부분 가맹점 형식으로 운영된다.

지난달 29일 서울 청담동 애브뉴준오에서 만난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는 "훌륭한 헤어디자이너의 공통적인 특징은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강 대표는 1982년 서울 돈암동에서 준오미용실을 연 이후 34년 동안 준오헤어 브랜드를 키웠다. 그는 "미용은 이제 생계 수단이라는 단계를 넘어 사회적 성공과 자아실현의 무대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태경 기자

 

 

준오헤어는 세계적 헤어그룹 웰라가 주최하는 ‘인터내셔널 트렌드 비전 어워드’에 최근 7년 동안 한국 대표로 출전했고, 2007년엔 53개국 대표 중 1등(골드 트로피)을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 헤어아카데미 설립, 해외 연수,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인재를 키웠던 열정과 노력이 국내·외에서 맺은 결실이었다.

올해로 준오헤어를 시작한 지 34년째를 맞은 강윤선(55) 대표를 지난 29일 준오헤어 본사가 있는 청담동 애브뉴준오 건물에서 만났다.

―직원들과 해외 유학 간다고 집을 팔다니 무모한 건가, 낙천적인 건가.
“돈은 나중에 벌면 되고, 집은 언제든 다시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배우는 건 때가 있는 것 아닌가. 사업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직원들 가르치고 성장시키는 것이다. 사람마다 욕심이 다른데, 내 욕심은 사람의 성장에 대한 욕심이었다.”

그는 두 달간 영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서울 성북동 산동네에 1400만원짜리 전세를 얻었다. 방이 3개인 그곳에서 남편과 두 살 된 큰아들, 미용실 직원 5~6명과 함께 살았다. 그가 다시 집을 산 것은 그로부터 7~8년이 지난 후였다. <②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