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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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명절을 기다린 선지자 학개 학개는 구약에서 오바댜서와 함께 가장 짧은 예언서(총 38절)를 남긴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가 더욱 유명한 이유는 4개월도 못 미치는 최단 기간(주전 520년 6월부터 9월까지)의 사역(학 1:1, 2:10)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가장 큰 사건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는 성전재건(스 5:1, 6:14)은 물론 거기에서 개최된 계약갱신 축제(느 8)와 주후 70년까지 500여년 지속될 제2이스라엘(유대교)의 핵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역사의 전환점이요 구약신학의 구심점이었던 솔로몬 성전이 400여년 만에 파괴됨으로써(BC 587/6) 야웨 예배의 중단과 함께 유대인의 비극적 포로생활이 시작됐다. 바사의 고레스 해방령(BC539/8)으로 고국에 돌아온 유대인들이 최우선적 과업으로 성전 재건을 시도했으나 대적들 특히 사마리아 공동체의 방해공작으로(스 4:1∼24) 성전 공사가 중단되고, 야웨 임재의 영원한 처소로 예정된(신 12:5) 성전터는 20여년 동안 방치된다. 설상가상 기근(학 1:6, 10∼11)까지 겹쳐 성전 재건의 특명을 받고 유다 총독으로 부임한 스룹바벨(여호야긴의 손자)마저 속수무책인 상태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예언자가 바로 학개였다. 학개(Haggai·학가이: ‘나의 명절/절기’)는 3대 명절/절기(Hag/하그) 가운데 하나인 신년 절기 곧 초막절에 태어났기에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새 시대를 도입하는 새해가 사람들에게 기쁨과 용기를 주듯 포로 이전 솔로몬 성전의 영광과 거기서 맛본 명절의 환희를 잊을 수 없는, 나이든 예언자 학개가 하나님의 감동 가운데 외친 종말의 가장 큰 명절 곧 새 성전에 임하실 메시야의 도래(2:1∼9, 20∼23)는 절망에 빠진 유대인들이 거부하기 힘든, 희망과 용기로 순종해야 할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였다. 예언자 학개가 네 번에 걸쳐 신언(神言)으로 선포한 짧은 설교들(①1:2∼15, ②2:1∼9, ③2:10∼19, ④ 2:20∼23)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황무하게 방치된 성전터를 지나치면서도 “야웨의 전을 건축할 때가 아니라”(1:2)고 말한다는 것은 위선적 변명일 뿐 백향목 널빤지로 단장한 자기 저택을 성전 건축보다 우선시한, 하나님의 진노를 자초하고도 남을 큰 죄악이라는 것이다. 둘째, 성전 재건에 동참하려는 사마리아 공동체(2:14)의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체에 접촉된 자가 손 댄 물건도 부정해지는 것처럼(2:13) 우상숭배에 젖은 사마리아인들의 동참을 허락할 경우 성전의 거룩성은 물론 야웨의 임재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성전의 거룩성과 야웨의 임재 사이의 긴밀한 연속성을 강조한 것으로, 거룩한 성전과 함께 피폐했던 삶(2:16, 19a)도 풍요로 바뀔 것(2:19b)을 예고한다. 셋째는 성전 건축을 진두지휘하는 스룹바벨(다윗의 후손)이야말로 다윗 왕조를 계승할 야웨의 인장반지(2:23)로서, 성전 건축과 아울러 만국을 진동시킬 종말의 메시야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2:4∼9, 21∼23). 기원전 6세기, 좌절한 유대인들을 강력한 신언으로 감동시켜 역사의 전환점을 제공한 학개를 생각하며, 강단에서 생명의 말씀 특히 종말론적 메시지를 듣기 힘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 한국 교회에 그와 같은 예언자가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장영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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