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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마지막 예언자 말라기 /[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영국신사77 2017. 4. 12. 21:42

[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입력 2011-08-15 17:51
     
[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기사의 사진
 
(58) 마지막 예언자 말라기 
 
개신교 구약성경 마지막 책의 저자 ‘말라기’(말 1:1)는 유대교 전통에서도 마지막 예언자로 간주된다. ‘마지막’이라는 말이 암시하듯 ‘말라기’(말르아키·나의 사신, 3:1, 4:5)는 이스라엘의 마지막 암흑기에 마지막으로 활동한 ‘야웨의 사신(使臣)’(말라키야)이었다. 그는 다가올 야웨의 날(4:5)과 메시야를 예고했던 예언자들(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등) 가운데 메시야를 최근 거리에서 바라본 사람이었고, 빛으로 오시는 메시야(4:2) 곧 그리스도 강림 직전의 칠흑 같이 어두운 시대에 마지막 경고와 희망(1:1)의 말씀을 선포한 사람이다.
 
말라기가 사역했던 시대가 암흑기였다는 사실은 그를 통해 전달된 야웨의 경고에 대하여 조목조목 따지며 야웨를 고발하는 이스라엘의 경박하고 뻔뻔스런 여섯 가지 질문에서 확인된다. 신앙적 오식(誤識)과 오만을 대변하는 것으로서, 마치 이혼 직전 남편에게 대드는 아내를 방불케 한다. 

첫째,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노라”라는 야웨의 말씀에 “주께서 어떻게 우리를 사랑하셨나이까?”(1:2)라고 반문한다. 둘째, “아들은 그 아비를…공경하건만 너희들은 주인인 나를 공경하지 않았다”는 경고에 “우리가 어떻게 주의 이름을 멸시하였나이까?”(1:6) 따진다. 

셋째, 제사장들이 흠 있는 희생을 드려 레위언약을 깨뜨릴 뿐만 아니라 이방 여인과의 잡혼(雜婚)과 이혼을 반복하여 타락의 극치에 이르자 이들 성직자를 심판해야 하는 야웨의 마음이 얼마나 괴롭겠는가(2:1∼16)라는 말에 “우리가 어떻게 야웨를 괴롭게 했나이까?”(2:17∼18)라며 도전한다. 넷째, (평신도들도) 약자를 억압하고 술수와 간음을 자행하므로 만약 회개치 아니하면 심판받을 것을 경고하지만 오히려 “우리가 어떻게 하여야 (주께) 돌아가오리까?” 반문한다. 다섯째, 십일조를 떼먹고 도둑질함으로써 스스로 재앙을 초래했다(3:8∼11)는 경고에 대하여 “우리가 어떻게 주의 것을 도둑질하였나이까?”(3:8)라고 질문한다. 마지막으로, 완악한 말로 야웨를 대적했다는 경고에 대하여 “우리가 무슨 말로 주를 대적하였나이까?”라고 말한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이 같은 무법천지의 암흑시대는 아마도 느헤미야가 13년간(BC 445∼433, 느 13:6) 총독 임무를 마치고 잠시 페르샤로 돌아갔을 때였을 것이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총독으로 부임하여 재건된 성전을 기반으로 야웨와의 계약을 갱신, 예배와 십일조를 회복하고, 잡혼을 금지함으로써 예언자들이 예고한 메시야공동체 건설의 꿈을 확산시켰다. 그러나 이제 느헤미야 같은 영향력 있는 지도자가 자리를 비우고, 설상가상 페르샤 제국의 부흥과 함께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구조와 쾌락만능, 물질만능의 풍조 속에서 성직자마저 축첩에 빠져 총체적인 부패 상황에 이르렀다. 이때 마지막 예언자 말라기가 등장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이 가까운 것처럼, 말라기는 해뜨는 데(동양)서 해지는 데(서양)까지 모든 이방 민족이 유대인과 함께 야웨의 이름을 찬양하게 될 그날을 바라보며(1:11), 그에 앞서 메시야의 사신 곧 엘리야의 재현까지 예고함으로써(4:5) 다가오는 교회시대를 바라보았다. 마지막 예언자의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마치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미는 사람 같은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게 되고, 아울러 진정한 희망과 위로가 어디 있는지도 확인하게 된다. 

장영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