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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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해방의 황제 고레스 바사(페르샤) 왕 고레스(Kurush·Cyrus·태양)는 이방(異邦)의 황제였지만 유대인에게 태양처럼 위대한 영웅이요 해방자였다. 왜냐하면 바벨론을 멸망시키고(BC 539) 바사의 건국황제가 되자마자 그가 선포한 칙령(BC 538)으로 유대인 포로들이 꿈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스 1:1∼4, 6:3∼5). 이 칙령은 예레미야가 예언한 대로 제2의 엑소더스를 가능케 한 위대한 사면(赦免)령이요, 마치 일본을 항복하게 하고 대한민국을 탄생시킨 원자탄처럼, 유대인들이 49년(BC 587∼538)의 포로생활을 지내며 간절히 기다려 온 희년(레 25) 곧 자유와 해방의 기쁜 소식이었다. 예레미야는 유다왕국의 멸망과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BC 587∼6) 이후 제2성전이 재건되기까지(BC 516·스 6:15) 70년의 유배기간 끝의 출바벨론 사건을 예고하였고(렘 29:10, 스 1:1), 포로기의 예언자로 보이는 (제2)이사야도 예레미야보다 진일보한 역사신학적 패러다임(사 44:24∼26, 45:1∼7) 가운데 고레스의 등장을 예고하였다. 다니엘 같은 유대인들은 고레스를 하나님의 언약처럼 고대하던 차였다(단 9:2). 제2 엑소더스의 시발점으로서 고레스 해방령은 하나님이 운영하시는 구원사(救援史)의 일부로 이해되었다. 이 점에서 고레스는 유형론적으로 제1 엑소더스의 바로 왕에 비교된다. 애굽 왕 바로가 강퍅한 마음으로 이스라엘의 출애굽을 방해하다가 하나님의 심판을 자초한 후에야 노예들을 풀어주어 시내산 계약을 통한 이스라엘 탄생이 가능했던 것(출 1∼20)과 달리 바사 왕 고레스는 야훼(성령)의 감동(스 1:1)에 순종, 유대인 해방령을 선포했을 뿐만 아니라 무너진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고 거기에서 야훼 예배가 가능토록 최대한의 정치적 물량적 수단을 제공했다. 이후 에스라와 느헤미야를 통한 계약갱신 예배(느 8) 및 제2의 이스라엘(유대교) 탄생이 가능케 된다. 고레스를 ‘야훼의 목자’(사 44:28)와 ‘야훼의 메시아’(사 45:1)로 본 이사야의 (급진적) 신학에 주석가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시내산 계약 후 선민사상으로 의식화되어 있는 유대인들에게 있어 이방민족에 대한 적대감은 차치하고라도 이방인 황제를 자신들의 구원자로 수용해야 한다는 신학적 패러다임은 너무 파격적이고 소화하기 힘든 주제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편협한 선민사상은 요나의 경우처럼 이미 비판받고 있었다. 모압 여인 룻은 물론 우스 땅(에돔)의 욥도 이미 하나님의 구원사의 일부로 인식되어 있었다. 예수님 당시에는 엘리야를 공궤한 시돈의 과부와 아람 장군(눅 4:26∼27) 및 시바여왕(11:31)까지도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인정받았다.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소개한 고레스 이야기를 다 믿을 순 없지만 고레스의 출생, 성장 및 ‘세상의 왕’으로 등극하기까지 일생은 모세와 예수님을 연상케 한다. 그는 출생 전부터 살해 위협을 받으나 신의 가호와 은혜 가운데 모든 원수를 정복하고 황제가 되어 포로들을 완벽하게 해방시킨 기상천외의 놀라운 구원자요 역경 속에 항상 바라봐야 할 메시아였다. 고레스의 일생은 인류 역사를 주관하시며 발전케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으며, 하나님의 은혜와 감동에 민감한 한 지도자의 겸손과 생명존중의 철학이 자신은 물론 억압당하는 이웃과 인류 구원사에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준다. 장영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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