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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냉장 보관하면 맛 없어져요

영국신사77 2016. 10. 22. 23:36


토마토, 냉장 보관하면 맛 없어져요

  • 박건형 기자
  • 맛과 향 내는 효소 만드는 유전자, 12도 이하에서 스위치 꺼져

    토마토

    사과를 다른 과일과 함께 보관하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사과가 내뿜는 에틸렌 가스가 다른 과일을 빨리 숙성시키기 때문이다.


    바나나를 냉장 보관하면 껍질이 검게 변하는 갈변 현상이 일어나고 과육도 짓무른다.


    감자는 햇빛을 받으면 싹이 나면서 솔라닌이라는 독이 생긴다.


    과일과 채소 보관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이 하나 더 추가됐다. 토마토도 바나나처럼 당장 냉장고에서 꺼내야 한다는 것이다.

    데니스 티아먼 미국 플로리다 식물연구소 교수는 18일(현지 시각) "토마토를 냉장 보관하면 유전자 변화로 맛과 향이 급속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실렸다.

    식물학자와 상인들은 경험을 통해 토마토를 저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맛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티아먼 교수는 냉장고와 상온 등 다양한 조건에서 토마토를 보관하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살폈다. 상온에서 보관한 토마토는 시간이 지나도 별 차이가 없었다. 냉장고에서도 1~3일간은 뚜렷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냉장고에서 일주일간 보관한 토마토는 특유의 향이 완전히 사라졌다. 분석 결과 저온에서 보관한 토마토는 특유의 맛과 향을 내는 효소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줄어든 효소는 다시 상온에서 보관해도 회복되지 않았다.

    티아먼 교수는 "온도가 12도 이하로 내려가면 토마토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의 스위치가 꺼져버렸다"면서 "이 스위치가 꺼진 토마토는 맛과 향, 식감이 상온에 보관한 토마토보다 급속히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식 실험에서도 냉장 보관한 토마토가 상온 보관한 토마토보다 맛이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