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통산 21번째 금메달을 거머쥔 미국의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31)가 2년 전 슬럼프에 빠졌을 때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의 저서 ‘목적이 이끄는 삶’이 그를 잡아줬다고 고백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7일(현지시간) ‘마이클 펠프스의 진전’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펠프스가 2014년 수영장 밖의 자신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으로 폭음을 하게 됐고 그의 인생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었다고 보도했다.
ESPN에 따르면 펠프스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은퇴한 후 삶의 목적을 상실했다. 수영이 인생이 전부였던 그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랐다. 과음을 일삼았고 대마초와 도박에 빠지기도 했다. 골프에 도전하기도 했지만 포기했다. 펠프스의 부모는 그가 9세 때 이혼했는데 이는 펠프스에게 정체성 상실이라는 깊은 상처를 안겼다.
그러던 2014년 9월 말,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다. 이는 지난 10년 사이 두 번째 음주운전이었다. 그는 슬럼프에 빠졌고 자존감은 극도로 낮아졌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파탄에 이르며 자살 충동을 느꼈다.
펠프스는 NBC방송 프로그램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의 최선의 선택은 여기서 삶을 끝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수렁에 빠진 펠프스를 구하기 위해 손을 내민 것은 그의 오랜 친구이자 전 미식축구 선수인 레이 루이스였다. 루이스는 펠프스에게 치유 센터를 소개했고, 책 한 권을 건네줬다. 릭 워렌 목사의 베스트셀러 ‘목적이 이끄는 삶’이었다.
펠프스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들여 2015년 10월, 애리조나 주에 위치한 심리치유 및 중독 치료 센터인 ‘메도우즈’에 입소해 첫날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던 4일째 되던 날, 펠프스는 루이스에게 전화를 걸어 “놀라운 책이다. 나를 살렸다”고 외쳤다. 펠프스는 회복 속도가 빨랐고 책은 그의 삶 전체를 바꿨다. 완전히 회복한 펠프스는 센터의 동료환자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었고 ‘설교자 마이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펠프스는 “리우올림픽에서 100% 기량을 발휘할 준비가 됐다”며 “내 인생의 다음 장으로 넘어와 행복하다. 수영 경력을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펠프스의 방송 이후 워렌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짧은 메시지를 올렸다. “펠프스가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에 영적인 깨달음을 얻어 기쁘고 반갑다. 그가 올림픽 대표 선수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2002년 출간된 ‘목적이 이끄는 삶’은 인간이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 창조되었으며, 저마다 분명한 존재 이유가 있다는 것을 성경적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다. 전 세계에서 3000만부 이상 판매됐으며, 국내에서도 수백만부가 팔렸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슬럼프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마이클 펠프스는 자신을 위기에서 구한 것이 릭 워렌 목사의 ‘목적이 이끄는 삶’이었다고 밝혔다. 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