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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랏 - 남방 땅을 찾아서(4) <Way-Global>

영국신사77 2009. 7. 9. 09:45

                                아랏 - 남방 땅을 찾아서(4)
                                                                                                                                              2006-02-22 11:39:46

 

    브엘세바에서 출발한 버스는 동쪽으로 남방 들녘을 가로질러 달렸다. 버스가 40분 정도 달리자 텔 아라드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발아래 펼쳐진 남방의 푸른 들녘이 한눈에 들어왔다.  우리들이 이곳을 찾은 때가 비가 내리는 시기이며, 우리들이 서있는 텔(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언덕)이 주변 지역보다 그만큼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아라드는 남방 땅의 동쪽지역에 위치해 있는 도시이다. 지리적 이유 때문에 이 도시는 항상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주전 1200-586년) 군사, 행정 그리고 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이스라엘 남방의 남동쪽에는 사해바다와 아라바 계곡을 경계로 모압 그리고 에돔 족속이 살았다. 그러니 이스라엘의 남방 남동쪽에 위치한 아라드는 이들 족속과 대치하고 있는 전초기지와 다름없는 곳이었다.

 

 또한 남방지역으로부터 남쪽으로는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40년을 배회했던 드넓은 광야지역이 펼쳐진다. 이 광야지역을 무대로 떠돌아다니던 족속이 아말렉족속이다. 이러한 광야의 떠돌이 족속으로부터 이스라엘의 남쪽을 보호하고 방어하는 곳이 아라드인 것이다(삼상15:1-9).

 

   아라드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남방지역은 동서로 길게 펼쳐진 들녘과 같은 곳이다. 

  

   사해바다와 아라바계곡을 사이에 두고, 남방의 동쪽(모압, 암몬, 에돔지역)으로는 왕의대로가 지나간다. 그리고 남방의 서쪽으로는 해변도로(메소포타미아 지역과 이집트를 연결하는 국제도로)가 지나간다. 

 

   남방은 지형적인 이유로 이 두 개의 고대 고속도로를 동서로 연결하는 도로 역할을 했던 곳이다. 그리고 홍해 바다 길로 이어지는 해상 무역로의 역할을 했던 아라바 계곡이 남방의 동쪽으로 지난다.

 

   이처럼 경제적 가치가 있는 중요한

도로들과 이 지역을 통제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라드의 핵심적 역할이었다. 그러니 아라드는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이스라엘이 포기할 수 없었던 전략적인 도시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다.

 

   이처럼 아라드 성채의 역할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중요했다. 그 역할이 중요한 만큼 크고 작은 전쟁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듯, 텔 아라드에는 이스라엘 민족의 가나안 정착시기부터 바벨론에 의해 멸망할 때(586년)까지, 무너지고 다시 세워졌던 성경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우리의 관심은 끄는 것은 주전 9세기의 아라드 성채의 모습이다. 우리가 지금 텔 아라드에 가서 볼 수 있는 유물들 또한 주전 9세기 아라드의 모습이기도 하다. 

 

   버스는 우리 일행을 텔 아라드의 유적지가 있는 높은 곳까지 데려다 준다. 버스에서 내려 텔 아라드로 향하면 다른 곳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게 우뚝 선 성채가 우리 일행을 맞이한다.

 

 걸어서 이 언덕을 올라왔다면 이 성채의 위엄은 지금보다 훨씬 더했으리라. 그래서 솔로몬 왕(주전 970-930)이 최초로 이 언덕위에 견고한 성채를 세웠던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이 지역과 이곳을 통과하는 도로를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했을 것이다.

 

 솔로몬 왕이 세웠던 아라드 성채의 일부는 지금까지도 남아있다(XI지층). 그러나 솔로몬 왕이 죽고 이스라엘이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로 분열된 후 채 5년이 넘지 않아 이집트 왕 시삭의 침공(925년)으로 아라드 성채는 파괴되고 말았다. 이 역사적 사실은 성경(왕상14:25-28; 대하12:2-12), 텔 아라드 그리고 이집트 테베의 카르낙 신전(Temple of Karnak at Thebes)에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통과하고 있는 이 성채는 이곳을 발굴한 학자들과 역사학자들에 의해, 주전 10세기말 남 유다 왕국의 아사 왕 (주전 910-870년/대하 14:4-6; 왕상15:23) 또는 주전 9세기 아사왕의 아들 여호사밧 왕(주전870-848년)대하17:1-2, 13;21:3)이 세워졌던  성채를 다시 복원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채 안으로 들어서면 발굴 흔 적들이 여기저기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성전의 뜰, 번제단, 그리고 지성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스라엘 지방성소의 모습이다. 지금까지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이스라엘의 성소는 아라드가 유일한 것이다.   

 

 그런 역사의 현장을 눈으로 목격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들의 눈앞에 드러난 이 성소가 성경에서 말하는 이스라엘의 지방성소인 것이다.

 

 

                                    성경적 모양을 갖춘 아라드 성소의 번제단

   아라드 성소에서 발견된 번제단은 이미 언급한 바 있는 텔 브엘세바에서 발견된 번제단과는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텔 브엘세바의 번제단은 정으로 다듬은 돌이 사용되었으며 번제단의 네 모서리에 뿔이 있다면 아라드의 번제단은 자연석으로 만들어졌으며(출20:22), 그 크기가 가로 세로 5큐빗(출27:1)이며, 번제단 위에는 제물을 올려놓을 수 있는 넓고 큰 돌이 놓여있고, 주변은 석회를 이용하여 홈을 만들어 제물의 피와 기름이 흘러내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크기와 사용된 돌을 통해서 보면 아라드의 번제단은 브엘세바의 번제단보다 성경적 모양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다.

 

                            지성소

   아라드 성소에서 발견된 것은 단지 번제단 만이 아니다. 성소의 뜰에 세워진 번제단에서 서쪽으로 몇 발자국 이동하면 지성소가 보인다.

 

 지성소 입구에는 석회석으로 만들어진 두 개의 향단이 세워져있다. 그리고 두 개의 계단을 올라 지성소에 오르면 두 개의 향단과 마주선 곳에 두 개의 돌이 세워져 있다. 이것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호와 하나님을 섬겼던 지성소의 모습이다. 참으로 놀라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지성소 앞에 향단이 놓여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지성소안에 세워진 돌은 무엇을 의미하는 돌이란 말인가? 고대 근동에서 선돌(마체바 / Masseba)은 주전 10,000-9,000천년 전부터 신을 상징하거나 신이 머무는 거처로 숭배되어왔다. 그리고 제단에 세워진 이와 같은 돌(마체바)을 우리말 성경은 주상으로 번역했다(출

 34:13) 그러니 아라드의 지성소에 세워진 돌은 성경에서 말하는 주상인 셈이다. 여호와께 제사 지내던 지방성소의 지성소에 세워진 돌(마체바)이니, 좋게 말해서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성소에 잇는 두 개의 돌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이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성소에 두 개의 돌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두 개의 돌 가운데, 하나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돌린다면 다른 하나는 어느 신을 위한 돌이란 말인가?

 

 학자들은 이를 두고 가나안의 여신 아세라를 상징하는 것으로 주장한바 있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이 두 개의 돌은 가나안 신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남편과 아내의 역할을 한다고 주장되기도 했다.

 

 우리는 텔 아라드의 지성소에서 가나안 종교와 혼합된 이스라엘 백성들의 배교적 행위를 눈으로 보았던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외침이 광야의 흙먼지 속에 사라져 버렸단 말인가? 

 

 

                 "너는 그들의 신을 숭배하지 말며 섬기지  말며

                  그들의 소위를 본받지 말고 그것들을 다 훼파하며

                  그 주상을 타파하고(출23:24)"

 

   내가 성지답사를 통하여 남방 땅 한 구석에 위치한 텔 아라드를 빼놓지 않고 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고 싶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방성소를 보여주고 싶고, 번제단과 지성소를 보여주고 싶어서이다. 그래서 성경을 현장에서 눈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니 나의 설명은 대부분 이러한 역사적 사건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나에게 너무나 큰 기쁨을 주신분이 있었다.

 

 

   설명을 마치고 돌아 나오는 순간 "저 지성소가 바로 우리의 모습이야"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분명 스쳐지나가는 소리였다. 혼자말로 했던 아주 적은 소리였다.

 

 하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크게 들려왔다. 나는 무엇인가 큰 가르침을 얻었다는 느낌이었다. 속으로부터 밀려오는 그 기쁨을 참아가며 텔 아라드 성채를 나섰던 일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출처:Way-Glob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