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선교사 · 신앙偉人/韓國기독교 역사와 교회사

제주 교회사 정리 박용규 교수 “부흥·정체 겪은 한국교회 축소판”

영국신사77 2008. 10. 2. 22:59
2008.10.01 17:52:30
제주 교회사 정리 박용규 교수 “부흥·정체 겪은 한국교회 축소판”


"제주도는 예로부터 조정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이 가는 유배지였어요. 가장 천대받던 수난의 땅이었죠. 하지만 제주도는 지금 선교 전략적 측면에서 희망의 땅입니다. 한국 교회가 제주 선교에 주력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최근 '제주기독교회사'(생명의말씀사)를 출간한 총신대 박용규(교회사) 교수. 그는 '평양대부흥이야기'와 '한국기독교회사' 등의 저자로, 2007 한국 교회 대부흥 대회의 이론적 기반을 마련한 학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올 3월부터 제주선교 100주년 역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9월 말 제주 교회사를 정리했다. 그는 제주도가 한국 교회의 부흥과 정체기를 같이한 '작은 한국 교회'라고 설명했다.

"제주 선교는 평양대부흥운동의 결과로 시작됐어요. 1907년 독노회가 열려 이기풍 선교사를 제주도에 파송합니다. 사실 제주도는 조선땅이 아니라 해외 선교지와 마찬가지였거든요. 육지는 외국 선교사들의 선교지였지만 제주도는 한국 교회의 선교지였습니다. 특히 45년부터 현재까지 제주 기독교는 부흥과 성장, 정체의 단계를 거쳤어요. 신사참배와 신학적 문제, 에큐메니컬 등의 이슈를 지닌 한국 교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죠."

한국 교회 초기 선교사들은 육지에 병원과 학교를 설립했지만 한국 교회는 제주도에 목회자들의 선교비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비슷한 시기 천주교는 개신교와 달리 이시돌 목장이라는 거대한 타운을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복지와 의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신성여자중고등학교를 통해 제주 지역 여성들에게 천주교 신앙을 보급했다.

"지금이라도 한국 교회는 제주도에서 사회적 책임을 감당해 복음 전도의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우리는 분명히 제주선교 100년을 기점으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박 교수는 교회사 정리를 위해 제주도를 다섯 번 오가며 제주노회록과 교회 당회록, 공문 등을 샅샅이 뒤졌다. 특히 6·25전쟁 여파가 크지 않았던 곳으로 자료가 잘 보존되어 있었으며, 모슬포교회 당회록 등이 유용하게 활용됐다.

"역사를 정리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주선교 100주년이 평양 대부흥의 결실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기점으로 한국 교회는 일본과 멕시코, 하와이에 선교사를 파송하게 됩니다. 제주선교 100주년은 한국 교회의 정체성을 돌아보고 제주선교의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합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