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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디아스포라의 재발견―②美 LA] 남미 아우른 美대륙 전역 선교기지

영국신사77 2008. 12. 14. 22:45

2008.12.09 15:58:09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재발견―②美 LA] 남미 아우른 美대륙 전역 선교기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는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해외 도시 가운데 하나다. 방문자들은 이곳에서 '작은 한국'을 만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중심인 LA에 자리잡은 코리아타운에 가면 한국말이 선명한 입간판을 비롯해 왕래하는 사람들의 면면이 친숙하다.

재외동포재단에 따르면 미국 내에는 2007년 말 현재 201만여명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다. LA에는 65만여명의 한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불법체류자들을 포함하면 100만명 가까운 한인들이 LA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LA는 미국 내 최대 한인 거주지역이다.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LA 한인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다.

◇종교 이상의 사회적 기능=여행자들은 한인타운을 비롯,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인근의 얼바인과 세리토스, 라크레센터, 오렌지카운티 등지에서 한인교회의 십자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국에서 교회를 외면하던 이민자들의 상당수가 LA에서는 교회를 다니고 있다. LA에서 교회는 단순한 예배처소가 아니라 이민자들의 애환을 담은 사회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민 형태가 달라지면서 이민사회에서 교회의 기능도 변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민사회에서 교회는 종교적 기능 이상의 사회적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LA 내의 한인 가운데 얼마나 많은 수가 크리스천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통계수치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계인사들은 최소한 50% 이상의 한인들이 교회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고 있다. LA한인교계의 얼굴격인 박희민(나성영락교회 원로) 목사는 "10년 전에는 전체 한인 가운데 70% 이상이 교회에 나오고 이 중 25% 이상이 아주 열성적으로 신앙생활을 했었다"면서 "최근에는 수치가 다소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LA와 인근 지역에는 약 1300개의 한인교회들이 있다. 모이면 먼저 교회를 세우는 한인들의 적극적인 신앙심의 결과다. 물론 부정적인 지적도 많다. 자격없는 목회자들과 교역자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성도들, 화합하지 않는 교회풍토, 분열…. LA에 머물며 교회에 빈자리가 나기를 바라는 한인 대기목회자들이 2000여명에 이른다는 소리도 있다.

LA 한인교회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디아스포라 한인들의 신앙적 열매인 교회의 성장을 결코 폄하할 수는 없다. 이들 교회를 통해 이민사회의 성숙과 질적 성장이 가능했다. 이제 이들 한인교회들은 단순한 LA 이민사회의 복음화를 넘어 세계를 내다보며 선교적 비전을 펼쳐나가고 있다.

◇민족운동 이끈 LA한인교회=한국인의 미국 이민은 1903년에 시작된 하와이 취업이민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01명의 한국최초의 이민단은 1902년 12월 인천항을 떠나 1903년 1월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 사탕수수 농장에 배치됐다. 이민지원자들은 1904년에 3434명, 1905년에 2659명 등으로 늘어났다.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LA로 건너와 초기 캘리포니아 한인이민의 기틀을 닦았다.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와 LA한인연합감리교회(옛 로버슨교회)는 1900년대 초에 창립된 LA지역의 초기 한인교회들이다. 1904년에 창립된 LA한인연합감리교회와 1906년에 시작된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는 LA지역 한인들을 위한 복음의 씨앗이 됐다. 1904년 LA 매그놀리아길의 작은 기숙사에서 몇명의 한인이 셔먼 선교사와 함께 성경공부를 함으로써 시작한 LA한인연합감리교회는 오랜 세월동안 미주 사회의 모교회로 자리를 지켜왔다.

제퍼슨가에 있는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는 1906년 평양신학교 교장이었던 모펫선교사가 LA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위한 이민교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방화중 전도사 등과 함께 교회를 시작한 것이 기원이다. 이 교회를 통해 남가주의 수많은 한인교회들이 생길 수 있었고 일제하 LA 내 민족운동이 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교회앞 도로 위의 '도산 안창호 스퀘어'라고 표시된 표지판이 특색이 있다. 안창호 선생이 이 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LA시 당국이 98년에 명명한 이름이다.

선교 100년을 넘긴 LA의 한인교회는 최근 수년 동안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박희민 임동선 김광신 목사 등 1세대 목회자들이 은퇴한 뒤 임형천(나성영락교회) 강준민(동양선교교회) 한기홍(은혜한인교회) 목사 등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오정현(사랑의교회) 목사에 이어 남가주사랑의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승욱 목사와 LA온누리교회 유진소 목사, 얼바인베델교회의 손인식 목사, 나성동산교회 한기형 목사, 코너스톤교회의 이종용 목사 등도 LA의 영적 부흥을 이끌고 있다.

주님의영광교회 신승훈 목사와 사랑의빛선교교회 김재문 목사, 감사한인교회 김영길 목사, 인랜드교회 최병수 목사, 드림교회 이성현 목사, 세계선교교회 정우성 목사 등도 주목받는 목회자들이다.

◇한국의 열정·미국의 신실함 결합=LA의 한인교회들은 지금 미국의 한국인에 대한 비자면제 조치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LA 내 한인인구가 늘어나고 이는 교회 부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같은 비자면제 조치의 효과는 LA 내 어디서도 발견할 수 없다. 극심한 경제 위기 때문이다. 최근 불어닥친 미국발 경기침체는 LA 지역 한인들에게도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교회들도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LA의 한인들과 한인교회들은 지난 시절동안 수많은 지진과 폭동, 경제 위기 등을 겪었다. 그리고 이 모든 위기를 이겨냈다. 한인교회들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동포사회의 복음화를 위한 꿈을 버리지 않았다.

LA의 이민교회들은 열정과 헌신으로 대변되는 한국교회의 장점과 정직과 신실함을 지닌 미국교회의 장점을 함께 지니며 다문화 속에서 세계화된 교회가 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LA의 한인교회는 미주 대륙 선교를 위한 한국교회의 교두보다. 여기서 우리는 남미를 바라볼 수 있다. 영어와 한국어는 물론, 스페인어 등이 능통한 1.5세와 2세 한인 크리스천들은 세계선교의 주역이 될 수 있다. 머나먼 미국 땅에 코리안 크리스천들을 흩어 놓으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해야 할 때다.

LA=글·사진 이태형 국민일보기독교연구소장
thlee@kmib.co.kr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재발견―②美 LA] ‘아메리칸 드림’ 이루고 ‘킹덤 드림’ 실현 헌신

주님의영광교회 신승훈 목사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한 복싱 영화 로키의 주 로케 장소는 1932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권투 경기장이었다. 제작사는 이곳에서 로키 1편과 2편의 경기 장면을 찍었다. 이곳은 10번과 110번 프리웨이가 교차하는 LA 다운타운의 중심 건물 가운데 하나다. 이제 이곳은 8000석의 대형 경기장이 아니라 찬송소리가 흐르는 교회가 됐다. LA에서 가장 주목받는 교회 가운데 하나인 주님의영광교회가 2006년 경기장을 사서 교회로 리모델링을 한 것이다.

리모델링 결과 공간은 6000석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미주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한인교회이다. LA 내 한인 크리스천들의 대형 연합집회는 주로 이 교회에서 열리고 있다.

이 같은 극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담임 신승훈(53) 목사의 헌신이 있었다. 남가주한인교회협의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주님의 절절한 은혜를 체험한 목회자다.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교사와 족집게 과외 강사 등 가르치는 일에 몸담았던 신 목사는 26세에 도미, 미주에서 성공한 이민자의 삶을 살았다. 전자오락실과 비디오숍 등 각종 비즈니스를 하면서 '돈버는 재미'에 푹 빠져 살았다.

그의 삶에 일대 전기를 가져온 것은 은혜교회 원로 김광신 목사의 설교 테이프를 듣고서부터. 설교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말씀을 통해 구원의 주님을 만났다. 한 영혼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달은 그는 생명을 구원하는 일에 인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탈봇 신학교에 들어갔다. 졸업 한 직후에는 아프리카 케냐로 선교를 떠났다. 그러다 건강을 잃어 미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멘토인 김 목사는 신 목사에게 LA에서 교회를 개척할 것을 권했다. 순종의 결과가 바로 주님의영광교회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다 '킹덤 드림'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신 목사야말로 크리스천 디아스포라 한인의 전형이 아닌가 싶었다.

LA=이태형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