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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교수 “성경을 ‘빵떡’식으로 보자”

영국신사77 2008. 5. 9. 21:26
이어령 교수 “성경을 ‘빵떡’식으로 보자”  2008-04-2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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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에세이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첫 방송

극적인 회심으로 화제가 됐던 이화여대 이어령 석좌교수가 CTS 기독교TV에 출연, 신앙에 대한 담론들을 쏟아냈다. CTS의 새 프로그램인 <이어령의 토크에세이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에 나선 이 교수는, 9일 첫 방송에서 특유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성서에 대해 문화적 접근을 시도했다.

이어령 교수는 먼저 방송의 주제이기도 한 마태복음 4장 4절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는 구절에 대해 언급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 구절에서 ‘떡’은 본래 영어로 ‘빵’(bread)으로 기록돼 있지만 이를 한국 성경의 경우 ‘떡’, 일본 성경의 경우 ‘빵’, 중국 성경의 경우 ‘식물’이라고 번역했다. 이어령 교수는 이에 대해 “서양에서는 ‘빵’이 ‘물질적 생활’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밥’이 ‘물질적 생활’을 대표하는 것임에도 한·중·일 삼국이 ‘빵’을 ‘밥’으로 번역하지 않은 데 대해 이 교수는 “이미지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귀가 돌을 빵으로 바꾸라 했던 것은 돌과 빵의 이미지가 비슷했기 때문인데 돌과 밥은 그렇지 않다는 것.

이어령 교수는 이에 “하나의 언어를 번역할 때 그 문화의 이미지와 형식과 의미를 그대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문화가 달라지면 기독교 사랑의 의미도 다 달라진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 답답하신 분은 하늘의 말을 땅의 말로 옮기셔야 하는 하나님”이라고 했다. 그 예로 이 교수는 니고데모가 예수님과의 대화에서 ‘거듭남’을 이해하지 못했던 일과, 예수님을 따르던 무리들이 생명의 떡이 아닌 기적의 징표만 추종했던 사실을 들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한국의 경우 ‘빵’을 한국적 문화에 맞고 ‘돌’과 이미지도 비슷한 ‘떡’으로 번역한 반면, 일본은 서양식 그대로 ‘빵’이라고 했다는 점. 이어령 교수는 “한국은 정말 번역을 잘한다. 늘 우리의 것을 붙인다.”고 평가했다. ‘처가’라는 말에 이미 ‘집’의 의미가 내포돼 있음에도 ‘처갓집’이라고 부르고, ‘떡’을 의미하는 일본어 ‘모찌’도 ‘모찌떡’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어 “성경의 ‘빵’(bread)을 우리 방식대로 번역하면, 정말 그렇게 번역할 순 없겠지만 ‘빵떡’이라고 해야 한다”며 “성경을 ‘빵떡 식’으로 읽으면 한국인처럼 성경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경의 문화적 배경을 우리 현실에 맞춰 이해하면 성경의 진리를 더 생생하게 깨달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성경을 문화적으로 이해하게 되면 비기독교 인들도 예수님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며 “예수님을 알게 되면 예수님의 삶이 얼마나 멋있는지 알게 되고, 그러면 그를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령 교수는 앞으로의 방송을 통해 성경을 문화적 코드로 접근해 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나는 믿음도 약하고 신학도 모르지만 그저 문화적으로 신앙을 이야기하면 나처럼 앉아있던 사람들도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그 얘기를 앞으로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어령의 토크에세이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를 진행하는 이어령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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