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믿음간증歷史

‘희노애락’ 삶의 순간 담긴 한 컷 앨범에 모아 -'사진 자서전'

영국신사77 2008. 3. 11. 23:02
 

  ‘희노애락’ 삶의 순간 담긴 한 컷 앨범에 모아 인생스토리 완성하세요

                                                              -'사진으로 자서전 만들기'-

                                                                                                                               2008.3.10.


 "어르신 여러분! 상대방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세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한번 마음으로 느껴보세요."

 지난 5일 일산노인종합복지회관 세미나실에는 25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두 사람씩 손을 맞잡고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줍어서 금방 고개를 돌리기도, 어색한 웃음을 터뜨리는 할머니도 있다. 그 중에는 "어떻게 이렇게도 고우세요"라며 칭찬해주는 할아버지도 있었다.

 '사진으로 자서전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노인들의 정겨운 수업풍경이다. 행복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찍은 사진을 통해,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삶을 통합하는 시간이다. 중요했던 순간을 담은 사진들을 연대기별로 정리해 앨범을 만드는 이 시간에 참가한 이들은 모두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됐다.

 하늘색 와이셔츠에 회색 베스트를 입은 멋쟁이 김헌상(74) 할아버지는 빛바랜 사진 한 장을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 김 할아버지는 "마음을 나누었던 친구들이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사진 옆에는 '우등상을 받은 친구들과 담임교사가 함께했던 초등학교 시절의 나'라고 적혀 있다. 또 "사진을 정리하면서 바쁘게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니, 당시의 행복했던 감정들이 되살아난다"고 밝혔다. 또 할아버지의 회갑날에 초등학생으로 참석했던 자신이 아버지의 회갑날에는 성인의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을 보고, 깊은 회한의 한숨을 쉬는 할아버지도 있었다. 대부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과거의 시간을 회상하며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듯했다.

 참가자들은 이 외에도 태어나서 행복했던 순간과 불행했던 순간을 표현하는 '인생의 그래프 그리기', 좋은 글을 읽고 명상하기, 묘비명 쓰기, 나의 기대 수명은 몇 살이며 내 삶에 점수 매기기 등의 활동에 참여했다. 또 마지막 작별인사 쓰기, 임종 한 달을 앞두고 있다면 어떻게 보낼 것인가, 내가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글쓰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편지로 쓰기 등을 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고백하는 참가자들도 많았다. 강순자(66) 할머니는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며 "열심히 살다가 하나님이 부르시면 기쁘게 달려갈 수 있다"고 밝혔다.

 강사인 김선숙(56·행복한노년문화연구소 소장) 목사는 "자서전을 만들면서 젊은 시절의 꿈·희망·열정·고난을 통해 얻었던 삶의 의욕, 기쁨과 희열의 순간에 맛보았던 행복감, 분에 넘치게 받았던 사랑과 인정의 기억들을 기억하며 자기 존재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죽음준비교육 전문강사이다. 김 목사가 전문강사로 활동하게 된 것은 5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여동생 때문이었다. 동생에게 미리 '죽음을 준비하라'는 말을 못해준 것이 후회가 돼 시작한 일이다. 그는 각당복지재단의 죽음준비교육 지도자과정을 수료하고, 지난해부터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이 사역에 헌신하고 있다. 또 김 목사는 "노인들에겐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삶을 통합해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며, "이런 시간이 없으면 절망과 우울에 시달려 자살까지 하는 노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죽음준비교육이란 아직까지 낯선 단어이다. 그러나 죽음은 기피해야 하는 두려운 대상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어차피 죽어야 한다면 평소에 죽음에 대해 사색하고 죽음을 이해하며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며, "죽음준비교육은 현재의 삶을 더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아울러 각당복지재단은 3월12일∼5월15일(매주 수·목요일 오후 2시) '제2기 웰다잉 전문지도강사 양성교육'을 한다. 2년 과정의 교육을 마친 교육생들은 죽음준비교육 강사로 활동하게 된다(02-736-1928).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사진 자서전 만들기 8단계 과정



 사진은 과거의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의 모습과 분위기를 담을 수 있다. 특히 연대기별로 정리된 사진을 보면 자연스럽게 옛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다. 특히 사진과 함께 당시 상황에 대한 메모를 덧붙인다면 더욱 효과적인 자서전이 될 수 있다.

 

  다음은 각당복지재단에서 발행한 웰다잉 교육 매뉴얼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죽음'에서 발췌한 '사진으로 자서전을 만드는 방법'이다. 사진으로 만든 자서전을 통해 즐거웠거나 힘들었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자신만의 소중한 삶의 의미를 음미해보자.

1. 자서전의 주제와 방향을 정한다. 주제는 자신의 삶을 꿰뚫는 중요한 가치나 인생관, 사건 등을 고려해 정한다. 또 몇 가지의 통일된 방향이나 주제, 즐거운 추억과 슬펐던 사건, 혹은 가족·사랑·이별·인생의 전환점 등을 정할 수 있다.

2. 자서전의 주제와 방향에 맞는 사진들을 인생 주기별로 넉넉히 선택한다.

3. 선택한 사진들을 보면서 기억을 회상하며 전체적인 자서전을 설계한다. 어떤 순서와 주제로 배열할 것인지, 어떤 형식과 사진들로 구성할 것인지 정한다.

4. 결정한 구성과 주제에 맞는 사진을 다시 추려낸다. 전체적으로 사진은 50장 내외가 적당하다.

5. 선택한 사진들을 주제와 순서에 따라 정돈한 후 준비한 앨범에 배치해 붙인다.

6. 사진마다 제목과 관련된 이야기를 적는다. 글이 너무 많은 것은 오히려 사진 자서전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 사진 한 장당 다섯줄 이내로 적는다.

7. 글 중간, 사진 여백에 기념이 될 만한 편지나 메모를 함께 붙이거나 그림을 그려 넣는다.

8. 자선전 맨 앞에 자신의 연대표를 넣거나 머리말을 쓴다. 맨 뒷장에 후기나 소감을 적는다.

 이렇게 한 권의 자서전이 만들어진다. 자서전은 훗날 자녀들이 자신의 추모예배를 드릴 때 부모를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가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