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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그리스 변방의 보잘 것 없던 왕국 마케도
니아를 일약 세계 제국으로 끌어올린 알렉산드로스가 기원전 323년에 33세로 요절하자, 그 왕국에서는 2년 동안 방부 처리를 거쳐 미라가 된 시체 쟁탈전이 벌어졌다.
영구차에 실려 마케도니아 왕들의 묘지인 마케도니아의 아이가이라는 곳으로 향하던 그의 미라는 알렉산드리아 총독 프톨레마이오스에게 탈취됐다.
알렉산드로스는 스스로를 제우스의 아들이라 생각했다. 이에 더해 저 유명한 동방 원정을 감행하기에 앞서 정복한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332년에 파라오가 됐다.
이런 그의 시신을 손아귀에 넣는다는 것은 알렉산드로스의 후계자임을 내세울 수 있는 정통성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서 프톨레마이오스 1세가 승리했다.
애초에 이집트 옛 수도 멤피스에 매장된 시신은 기원전 311년, 프톨레마이오스가 수도를 알렉산드리아로 옮기면서 역시 이곳으로 이장됐다. 이렇게 해서 알렉산드 로스는 자기 이름을 따서 자신이 이룩한 신도시와 영원히 역사를 같이 하게 됐다.
완역 소개된 단행본 `알렉산드리아'(생각의나무)는 알렉산드로스에게 뿌리를 둔 지중해 연안 고대 이집트의 매크로폴리스에 대한 천년 역사의 탐구다.
저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요한볼프강괴테대학 만프레드 클라우스. 독일어 원저 출간 1년 만에 국내에 선보였는데, 다음달 3일 국내 개봉 예정인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알렉산더'(알렉산드로스)와 무관치는 않은 듯하다.
우리는 흔히 알렉산드리아가 도시 건설과 더불어 번성을 누리다가, 클레오파트라의 몰락과 함께 쇠락했다는 정도로 알고 있지만, 클라우스는 이 도시의 역사를 더욱 확장해 칼리프인 오마르가 이곳을 점령하는 서기 641년까지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해상무역과 지식문화의 총화로 일컬어지는 이 매크로폴리스의 역사를 세 단계로 분절했다.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수도였던 1기(기원전 331- 30년),
로마제국 속주였던 2기(기원전 30-서기 284년),
다양한 종교와 자유분방한 도시가 기독교 문화 일색으로 변모해간 3기(서기 284-641)
가 그것이다.
이 과정에서 알렉산드로스를 둘러싼 역사의 흐름이 개괄되고, 나아가 1994년 해저에서 잔해가 발굴된 파로스 등대, 사라피스 신전, 도서관, 박물관의 어원이 된 무 세이온(학문연구소), 기하학자 유클리드, 지리학자 프톨레마이오스, 문헌학자 칼리 마코스 등을 만나게 된다.
임미오 옮김. 568쪽. 2만5천원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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