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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1등인가] 휴대폰 가장 많이 판 송기택씨

영국신사77 2007. 4. 9. 13:37

  •             [왜 1등인가] 휴대폰 가장 많이 판 송기택씨
  • 김영민 기자 now@chosun.com
    입력 : 2007.04.06 23:16
    • 휴대폰 판매에서 업계 1등인 송기택씨는“죽는 날까지 일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 작년 말 기준으로 이동통신 3사(SKT·KTF·LGT)의 휴대폰 가입자는 4000만 명을 넘겼고, 올해부터 화상통화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휴대폰을 가장 많이 판 사람은 누구일까? 주인공은 인천 부평구에 있는 SK텔레콤의 백마장 대리점 송기택(56) 사장. 1995년말 휴대폰 판매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유치한 가입자가 17만9000명이 넘는다. 직접 운영하는 대리점 매장만 10곳이다. 그러면서 200여 곳의 일반판매점에도 휴대폰을 공급하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이 팔 수 있었나?

      “고졸 출신에 가진 것 하나 없던 내게, 이 일은 마지막 도전이었다. 신발, 카메라, 휴대용 가스레인지 각종 영업을 다 해봤지만 하나같이 실패했다. 90년대 말, 휴대폰 장사는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예상하던 시기에도 난 더 열심히 뛰어다녔다. 이동통신 사업특성상 일단 가입자만 모으면 사람들이 쓰는 요금의 일정 부분을 계속 받을 수 있다. 시장이 문란해져서 사업자들끼리 가입자를 빼앗고 다시 뺏어오는 상황이 됐을 때에도 어떻게든 한 대라도 더 팔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 95년 말부터 판매… 가입자만 17만9000명

      ―장사하는 사람치고 열심히 물건 안 파는 사람이 있나?

      “‘팔릴 수 있는 물건’을 보는 안목이 가장 중요하다. 휴대폰은 1년에 수십 개가 쏟아져 나오지만 ‘물건 같은 물건’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잘 판다는 나도 쌓여있는 재고만 2만개가 넘는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몇 개 먼저 받아서 단가, 디자인, 무게, 액정, 그립(Grip), 부가기능 등을 세세히 따져본다. 사람들은 무엇보다 디자인을 따지지만, 파는 입장에선 이 디자인에 이 가격이 적정한지부터 따진다. ‘딱’ 잡히는 모델을 ‘확실히’ 파는 능력이 중요하다. 나이 오십이 넘었지만 휴대폰을 보는 안목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판매점에 물건만 주다가는 재고만 쌓여서 본전도 못 챙긴다.”

      ―안목이 있다는 건 생각이 젊다는 건가?

      “철이 없어서 그런지 농담 잘 하고, 남 웃기길 좋아한다. 정치며, 경제며 그런 건 머리 좋은 사람들이 하는 거고, 난 어떻게 하면 ‘요 물건 잘 팔 수 있을까’만 생각한다. 그런데 휴대폰처럼 부가 기능이 많은 제품도 없다. 그거 다 알려면 생각이 젊어야 한다.”

      ―부드러운 외모는 아니다. 판매업이 적성에 맞나?

      “제조업이나 기업에 물건을 납품해야 하는 사업을 했다면 쫄딱 망했을 거다. 흔히 말하는 ‘접대’ 같은 것은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다. 난 원칙을 지킨다. 대기업에서 물건 받아서 거짓없이 판매점에 정산해줬고, 대리점을 찾는 고객들에게도 적정 가격으로 포장상자를 뜯지 않은 새 기계만 팔았다. 그러다 보니 반품 받고 못 팔고 남은 재고가 많다.”

      # “접대같은 것 못해 제조업 했으면 쫄딱 망했을것” 

      ―매출액은 얼마나 되나?

      “모두 합쳐 대략 1000억 원은 될 거다. 매달 가입자를 유치해서 받는 돈만 3~4억 원은 된다. 매일 같이 결산이 맞게 됐는지, 투자는 적정 수준으로 하고 있는지 계산기를 두드린다. 직원도 100명이나 되고, 영업, 자금, 자산 관리 담당이 따로 있지만 성격상 일일이 챙긴다. 주위에서는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고 하지만, 난 ‘죽는 날까지 일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목표는?

      “10년 넘게 해온 사업에서 무리한 장기 목표를 정하면 안 된다. 내 욕심에 망할 수 있다. 매달 1만5000천대가 넘는 휴대폰을 팔고 있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2만대 정도 팔려고 한다. 그게 현재 내 목표다. 내년에는 또 그 때 상황에 맞게 목표를 세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휴대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과거에 ‘벽돌 폰’(크기가 큰 휴대폰) 팔 때는 몰랐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휴대폰이 꼭 신체의 일부라는 생각이 든다. 어딜 가도 몸에 지니고 다니고, 이것 하나면 세상 누구에게나 연결된다. 무게나 크기가 더 줄어들고, 직접 얼굴을 보고 대화할 수 있는 화상통화가 일반화된다면 더 강력한 ‘신체’가 될 수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