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박성수 회장의 독서법
[2006-07-27]
98년 95권 책 읽고 지식경영 눈떠
IMF시절 투명경영 덕분에 살았지만 목숨만 연장한 셈이다. 재기하기 위해선 투명경영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는 왜 회사가 갑자기 부도까지 몰렸는지를 곰곰이 생각했다. 결론은 부족한 경영지식 때문이라고 나왔다. 외자유치 뒤 그는 1년간 주요 경영서적을 100권 읽기로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매월 8권씩 읽었다. 외환위기라는 비상사태에서 시간이 날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최대한 노력했다.
그 결과 98년 말에 100권에 조금 미달한 95권을 읽었다. 그 후 그는 매년 100권의 책을 읽기로 결심하고 실천한다. 박 회장의 궁극적 목표는 ‘세계 1위의 지식경영자가 되자’와 ‘세계 제일의 지식회사를 만들자’다. 특히 그가 당시 열심히 읽었던 것은 『미래기업』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21세기 지식경영』 등 피터 드러커의 책들이다.
박 회장은 성경 다음으로 피터 드러커의 책을 소중히 여긴다. 박 회장은 자신의 책 읽는 비결을 직원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점심시간 한 시간 중 15분간 도시락을 먹고 45분간 책을 읽으면 1년에 무려 25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넉넉하게 잡고 한 권을 읽는 데 10시간 걸린다고 계산했을 때 기준이다.” 외환위기 이후 이랜드가 급속도로 지식경영으로 돌아선 것은 이런 배경이 있다.
지식경영으로 제기한 박 회장은 2003년 다른 기업들이 자금 부족과 불투명한 경기 전망으로 몸을 움츠리고 있을 때 ‘데코’ 등 패션 브랜드 6개와 법정관리 중이던 뉴코아백화점을 인수한다. 2003년 이후 20여 개의 회사·브랜드를 인수하면서 확장을 거듭해 간다. 이때 쓴 돈은 공개된 것만 8000억원이 넘는다. 최근 까르푸 인수는 박 회장의 인수합병(M&A) 레이스에 꼭짓점을 찍었다.
하지만 박 회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기독교 신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에게 사업은 일종의 선교다. 단순히 이랜드 그룹에 들어온 사람들을 기독교인으로 만드는 것을 넘어선다.
박 회장이 이랜드를 세계 최고의 기업,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려는 것도 바로 선교 때문이다. 이랜드가 좋은 기업이 됨으로써 성경이 옳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와 이랜드가 이처럼 강력한 기독교 문화를 유지하는 것은 젊은 시절의 경험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간 그는 옥한음 목사(사랑의 교회 원로 목사)를 만나 기독교 신앙에 몰두한다. 근육무력증이라는 난치병도 교회 장로인 한의사가 고쳐줬다. 그 전까지 유명하다는 병원에 다 가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의 어두웠던 젊은 날은 기독교를 통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다시 태어난 셈이다.
“QT 통해 핵심 인력 육성”
이 때문에 박 회장의 사업 원칙 대부분은 성경에서 나온다. 그에게 성경은 단순한 책 이상이다. 전략은 성경에서, 전술은 각종 지식경영에서 나오는 셈이다. 박 회장은 이랜드의 사업 전략을 얘기할 때 “너희가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먼저 대접하라”는 성경 구절을 항상 강조한다. 이 구절은 이랜드의 ‘가치가격론’의 모티브가 되는 것이다. M&A에 대한 그의 독특한 해석도 선교와 연관이 있다.
경영컨설턴트인 김경준씨는 “박성수 회장이 순식간에 이랜드를 키워낸 비결 중 하나로 예수의 지도자 양성 방식”을 꼽았다. 박 회장은 지도자감을 선정한 뒤, 소위 정신을 동일하게 하는 과정에서 성경공부 방법인 QT(Quiet Time:경건의 시간)를 활용했다.
QT는 예수가 제자들을 훈련시켰던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키워낸 분신들이 회사가 급성장하는 데 필요한 핵심 인력들로 성장했다. 즉 성경을 통해 가치관을 공유하고, 공유된 가치관은 일사불란하게 추진되는 일종의 선교 방식이다. 요즘 유행하는 경영용어로 풀이하면 ‘동기부여(motivation)’다. 다른 기업들은 각종 인센티브와 시스템으로 이를 추진하지만 박 회장은 기독교 방식의 QT를 이용하는 셈이다.
출처 : 이코노미스트 2006.6.
|
|
'Economic經濟 · 미래 · 사람들 > 경영Ceo리더십,성공企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즈니스] 이랜드의 M&A 경영 (0) | 2007.04.07 |
---|---|
이랜드를 이끄는 사람들 (0) | 2007.04.07 |
[파워!중견기업] 투명경영 약발…의약부문 매년 두자릿수 성장 [중앙일보] (0) | 2007.03.29 |
[책]한국의 부자 인맥 (0) | 2007.03.22 |
[피플@비즈] 절수 양변기로 중국시장 뻥 뚫었다.. 여명기술 임봉균 사장 (0) | 2007.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