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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절수 양변기로 중국시장 뻥 뚫었다.. 여명기술 임봉균 사장

영국신사77 2007. 3. 20. 23:07
  [피플@비즈] 절수 양변기로 중국시장 뻥 뚫었다 [중앙일보]
 
                                                    여명기술 임봉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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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중소업체의 절수형 양변기가 베이징에 짓는 중국 정부의 공무원 아파트에 납품됐다. 주인공은 중국 '중앙 국가기관 공무원 주택건설 복무센터'에 최근 양변기 1000대를 납품한 여명기술이다. 이 회사 임봉균(41.사진) 사장은 "액수는 1억원에 미치지 못하지만 일반 양변기의 절반 수준으로 물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력이 중국 정부에서 인정받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회사의 제품은 한 번 물을 내리는 데 4.5ℓ가 든다. 일반 양변기가 9~11ℓ 들고, 시중의 절수형 양변기가 6ℓ쯤 쓰는 것에 비해 물을 훨씬 절약할 수 있다.

이 기술이 인정받기까지 5년이라는 각고의 세월이 흘렀다. 이 기술을 고안한 것은 이 회사의 이종인 개발실장.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개인사업 부도로 쫓기듯 중국으로 넘어가 새 사업으로 발굴한 게 이것이었다. 양변기의 물과 오물이 빠져나가는 S자 통로를 개선하는 아이디어였다. 'S트랩'이라는 이 통로에는 늘 일정량의 물이 고여 있어 악취.해충이 역류하는 걸 막아준다. 다만 구불구불한 관을 통해 물을 빼내려니 물이 많이 들고 소음도 심하다. 여명기술이 개발한 방법은 물이 내려가는 동안 S자 모양의 통로가 일직선으로 변했다가 다시 S자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었다.

2001년 개발 후 특허 등록까지 마쳤지만 돈이 없어 양산체제로 진입하지 못했다. 중국 내 각종 산업박람회를 돌아다니며 현지 양변기 생산업체에 구애를 했지만 개발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술료를 제시할 뿐 사업 파트너로 받아들이겠다는 곳은 없었다. 개발.체류비 등으로 10억원이 넘는 돈을 날린 창사 멤버들은 신용불량자로 찍혀 2005년에는 추가 자금차입이 불가능한 상황에 몰렸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임 사장이 회사를 그만두고 여명기술에 합류한 건 이즈음이었다. 이종인 실장의 친척인 임 사장은 사정을 듣고 5억원을 투자한 뒤 사장직에 앉았다. 임 사장은 "직접 물건을 만들어 보자"며 베이징 인근 허베이(河北)성에 450평 남짓한 면적의 공장을 세웠다.

핵심 부품인 '트랩'은 한국에서 생산하고 주변 부품은 중국에서 조달했다. 이 기술을 알리려고 중국 전역의 욕실제품 전시회는 거의 다 가봤다. 시제품을 들고 다니자 상대방의 태도가 달라졌다. 100~200대씩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베이징의 한 전시회에서 중국 고위 건설 공무원의 관심을 끌게 됐다. 연이어 중국 선양 지역의 주택 자재업체와 20억원 대의 납품 계약도 했다. 임 사장은 사업 거점은 계속 중국에 두되 한국 내 판매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물이 귀해지면 귀해질수록 우리 기술을 알아주는 사람이 많아지겠죠. 일본.호주에서도 구매 문의가 오고 있어 기대가 큽니다."

                                                                                                                          임미진 기자

 2007.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