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인 악"은 대부분 직업 속에서 만들어지는데, 그 이유는 바로 위와 같은 자기 중심적 직업관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회적인 악"의 문제가 해결되려면 이런 직업관이 바뀌어야 한다.
어떤 직업의 중요성을 이해하려면 그 직업이 없는 경우를 가정해 보면 된다. 동네 수퍼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소금으로 이를 닦거나 치약을 사러 공장에까지 가야 할 것이다. 그럼 두부.라면.주스.비누는? 수퍼가 없다면 필요한 것을 참아야 하거나 대체물을 발견해야 할 것이다.
결론은 수퍼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것이며, 수퍼를 운영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편익을 위해 귀한 직업 생활을 하는 분들이라는 것이다. 청소원은 어떤가? 뉴욕에서 청소원들이 파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쓰레기 더미에 파묻힌 뉴욕 시민들은 청소원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신문이 없으면 어떨까? 해외에서 우리 나라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오랜만에 만나는 한국 신문을 한 다발 집어 들고 빨려 들듯이 보는 것을 보면 신문은 필요한 것이라는 걸 말해준다.
간병인이나 파출부는 어떤가? 내 아내는 여러 해 병원생활도 하고 집에서 누워있어야 했는데, 이분들이 없었다면 나는 회사도 아이들 갖는 것도 포기해야 했을 것이다. 지금도 그분들에게 고마워 하고 있다.
나는 오랫동안 옷을 만들어 파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옷 만드는 사람이 없다면? 속옷은 부드럽게,겉옷은 폼 나게,와이셔츠는 깨끗하게,캐주얼은 편하게 여러 용도로 머리 써서 맵시 나게 옷을 만들어 공급하는 사람들은 존경 받을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직업은 귀한 것이다. 이것들은 자신의 자아실현과 생계유지를 도와 주지만, 더 중요하게는 타인의 필요를 채우고 돕는데 사용된다.
그래서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것이고, 선생님뿐 아니라 노동자나 파출부도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타인 중심적 직업관이 바르게 세워질 때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직업 속의 구조악은 해결 될 것이다.
모두가 타인의 직업에 의존하는 자신을 깨닫고, 타인과 타인의 직업을 존중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