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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택연금 당한 `중국의 에이즈 대모` 의사 가오야오제

영국신사77 2007. 2. 28. 15:56
`힐러리 힘`으로 미국 간다 [중앙일보]
가택연금 당한 `중국의 에이즈 대모` 의사 가오야오제
다음달 `바이털 보이스상` 수상
중국의 부실한 에이즈(AIDS, 후천성 면역결핍증) 관리 실태를 서방세계에 최초로 폭로했던 여의사 가오야오제(高耀潔.80.사진)가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의원(뉴욕주)의 도움으로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미국을 방문하게 됐다.

산부인과 의사인 가오는 1996년 중국 최대 에이즈 발병 지역인 허난(河南)성의 에이즈 실태를 조사해 "부적절한 성 접촉 보다는 당국의 관리 소홀에 따른 비위생적인 매혈이 에이즈 확산의 주범"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또 "허난성 당국이 운영하는 병원에서도 매혈이 이뤄졌지만 이 문제로 어떤 공무원도 처벌받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사재 8만 위안(약 960만원)을 들여 허난성 100여개 마을을 돌면서 에이즈 환자 1000여명을 돌봤고 2000년부터는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어린이 164명을 보살펴 왔다.

이같은 활동으로 그녀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찍혔지만, 국제 사회로부터는 '중국의 에이즈 대모(代母)'라는 칭송을 받아왔다. 2003년 7월엔 필리핀 막사이사이상의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부부가 설립한 클린턴재단은 최근 "가오 여사가 삶의 질을 에이즈 예방 운동을 통해 중국 여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 공로가 크다"며 그녀를 올해의 '바이털 보이스(Vital Voices)상' 수상자로 선정하고 초청장을 보냈다. 이 상은 자국의 정치.사회.경제 발전을 이끈 여성들에게 매년 주어진다.

그러나 이같은 발표가 나온 직후인 지난 1일 중국 공안당국은 가오 여사를 가택연금했다. 미국 방문이 무산되는 듯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힐러리가 나섰다.

힐러리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과 우이(吳儀.여) 국무원 부총리에게 편지을 보내 "가오가 시상식에 참석할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가택연금은 16일 해제됐다. 가오는 다음달 4일께 클린턴재단의 시상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중국인 에이즈 감염자가 18만여명(사망자 1만2464명 포함) 뿐이라고 발표해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 사회로부터 실태를 은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2007.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