敎育학습科學心理

[한마당―이강렬] 한국맘―유대맘

영국신사77 2007. 2. 26. 21:09
업데이트 : 2007.02.25 18:36:37
     
                  [한마당―이강렬] 한국맘―유대맘


  성공한 자녀교육 모델인 미국 예일대 법대학장 고흥주 박사의 어머니 전혜성씨는 미국에 살면서도 ‘아시안 맘’처럼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 6남매 모두를 하버드 등 미 명문대 출신으로 만든 그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대신 지하에 공부방을 만들어 온 가족이 함께 공부하고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 갔다고 한다.

한국의 ‘강남 맘’ 못지 않게 미국 거주 한국계, 중국계 아시안 맘들도 자녀 교육의 목표를 성적에 두고 아이들을 다그치고 몰아세우는 모양이다. 아시안 맘들은 아이가 네 과목 가운데 세 과목 A+, 한 과목을 B+ 받았을 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 먼 곳에서 너를 위해 여기까지 데리고 왔는데 이게 뭐니”라고 말한다고 한다.

아시안 맘 특히 코리안 맘들은 모든 과목에서 1등을 기대한다. 반면 유대인 맘들은 한 분야에서 탁월한 1등을 원한다. 가치관의 차이다. 한국인 집 거실에는 대개 커다란 TV와 소파 그리고 깨끗한 탁자가 있고, 읽을 것이라고는 신문과 잡지 정도다. 부모들은 TV 드라마를 보면서 자녀들에게 방에 들어가 공부하라고 말한다. 반면 유대인 집 거실은 서가가 있고 편안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소파나 쿠션이 놓여 있다. TV는 물론 없고, 있더라도 침실이나 작은 방에 뉴스를 보기 위해 있을 뿐이다. 저녁시간이면 가족들은 각자 읽고 싶은 책을 들고와 읽는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NOP가 지난해 조사한 한국인 독서시간은 조사대상 30개국 가운데 꼴찌로 주 3.1시간이었다. 한국방송공사에서 지난해 전국 10세 이상 국민 351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국인 1일 독서시간은 6분이었다. 어느 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책을 읽지 않는 나라가 되어버렸다.

자녀 교육은 ‘책읽는 습관’을 가르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특히 성공한 자녀교육을 꿈꾸는 이들은 꼭 실천해야 할 과제다. 자녀를 명문대학에 보내기 위해 나중에 고액 과외를 시키기보다 어릴 때 손에 책을 드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새 학기가 시작된다. 초등학생을 둔 부모라면 거실의 TV를 치우고, 공부방으로 개조한 뒤 저녁마다 자녀와 함께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이강렬 논설위원 ry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