敎育학습科學心理

[에세이―이선이] 시작과 성공

영국신사77 2007. 2. 26. 21:06
업데이트 : 2007.02.25 18:36:00
                     [에세이―이선이] 시작과 성공


  지난 1월은 내내 희비가 엇갈린 달이었다.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의 소식을 전해 듣고, 기뻐해야 할지 안타까워해야 할지 모르는 입장에서 반반의 감정으로 지내야만 했다. 2월에 접어들어 그 엇갈리는 감정이 정리될 즈음에 불합격한 입시생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상담을 했고 1년 동안 재수를 하겠다는 결정을 들었다. 그리고, 2월이 다 끝나기도 전 그 모두가 함께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해마다 수많은 신입생들이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여 새로운 세계를 맛보는가 하면 그에 못지 않은 많은 학생들이 다시 입시공부를 시작한다.

이제 곧 3월이다. 모두가 함께 시작한다. 신입생과 재수생이라는 입장은 서로 다를지라도 모두 각각의 눈 앞에 놓인 삶에 대응하며 출발점에 섰다. 아직 결승점이 어딘지조차 모르고, 그 때 누가 어떤 입장이 되어 있을지 아무도 모른 채 2007년 3월엔 모두 함께 시작한다.

나이가 들면 그 1년의 차이는 보이지도 않게 된다. 살아가다 보면 참으로 많은 일을 겪게 되며 건강상의 이유로, 형편상의 이유로 공부를 쉬게도 되고 그만두게도 되고 또는 완전히 진로를 바꾸게 되는 일도 많다. ‘세상만사가 뜻대로만 되겠느냐’는 어른들의 말씀처럼 공부뿐 아니라 ‘나’를 둘러싼 모든 일들이 그러하다.

S양은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린이 너무 좋아서 다른 생각은 해본 일이 전혀 없던 성실하고 밝은 학생이었다. 커가면서 척추가 휘어 자라 계속 바이올린을 하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원하던 대학에 입시를 치렀다. 결국 불합격했고 몹시 상심했다. 부모님들마저 건강이 나빠졌고 가정형편도 몹시 힘들어졌다. 나는 그때 S양에게 음악전공의 꿈을 중단하고 다른 길을 찾도록 조언했다.

그 후 S양은 미국으로 가 최고의 의대를 지망했고 바이올린을 잘한다는 이점으로 높은 점수를 얻어 장학생으로 합격, 그 대학 오케스트라의 악장까지 지내며 최선을 다해 공부했다. 지금은 미국 최고의 치과대학 본과학생이 되어 밝은 미래를 개척해가고 있다.

  넘어져 다치고, 상처가 나도 ‘긍정적인’ 자세를 잃지 않고 다시 일어나 자신을 믿고 이겨나가는 그 순간순간에 우리는 성공하는 삶을 이루어가는 것이며, 이는 매일 밤 하루를 정리할 때마다 자신의 성공적인 하루에 감사하는 그 마음에서 시작된다.

 

 



                                                                                                         
이선이(바이올리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