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인 리처드 범브란트 목사가 약 30명의 크리스천들과 함께 감옥에 갇혀 있었을 때의 일이다. 하루는 감옥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감옥 속으로 내던져졌다. 침침한 감방이라 얼른 그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감방 속의 모든 크리스천들은 그가 자기들을 체포하고 고문하던 비밀경찰 대위라는 것을 알았다. 왜 그가 감옥에 들어왔는지 너무나 의아해 하는 크리스천들에게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얼마 전에,저의 사무실에 열두 살 된 소년이 나를 면회 왔다고 하여 들여보내라고 했어요. 사무실에 들어오는 소년은 수줍음을 감추지 못하였지요. 그 소년은 예쁜 꽃다발을 품에 안고 들어왔어요. 소년은 ‘대위님은 우리 엄마와 아빠를 체포해 가신 분이에요. 오늘은 우리 엄마의 생일인데요,나는 엄마의 생일이면 꼭 꽃다발을 사서 엄마에게 선물해 엄마를 기쁘게 해드렸어요. 그런데 금년에는 대위님이 우리 부모님을 체포했기 때문에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는 꽃을 선물할 수 없게 되었어요. 우리 엄마는 크리스천인데 늘 나에게 원수도 사랑해야 하고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지금 나에게는 그 엄마가 안 계시니까 이 꽃으로 대위님 아이들의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꽃을 가지고 왔어요. 이 꽃다발을 대위님 부인에게 전달해 주실 수 있으시겠어요’라며 꽃다발을 건넸어요.”
크리스천들을 그토록 핍박하던 그 대위는 소년의 꽃다발을 받고는 울면서 소년을 부둥켜 안았다. 소년의 뜻밖의 꽃다발에 그는 회개했다. 그리고는 남은 인생을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기로 결심했다. 이해할 수 없고,상대할 수 없고,사랑할 수 없는 이웃이 있을지라도 예수님의 이해와 용서의 관점에서는 답이 보인다.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탁월한 사랑이 사람을 구원하는 능력을 일으킨다. 내 입장을 뛰어넘어 원수일지라도 상대를 생각하는 겸손이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 12:21)
조갑진 교수(서울신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