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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늦추는 ‘NG족’·신의 아들...취업난이 만들어낸 신조어 ‘봇물’

영국신사77 2007. 1. 10. 14:29
  • [뉴스 블로그] 졸업 늦추는 ‘NG족’·신의 아들…
  • 취업난이 만들어낸 신조어 ‘봇물’
  • 호경업기자 hok@chosun.com
    입력 : 2007.01.08 22:20
    • 취업 포털 커리어가 취업난을 반영한 신조어(新造語)를 모아 8일 발표했습니다. 모두 쓴웃음을 짓게 하는 블랙 유머입니다.

      90년대 유행했던 ‘신의 아들(군대 면제자)’, ‘어둠의 자식들(군 복무자)’이 요즘엔 다른 뜻으로 쓰인답니다. 공기업 취업자를 ‘신의 아들’, 사기업 취업자를 ‘사람의 아들’, 백수를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부른다는 거지요. 높은 급여와 안정성을 자랑하는 국책은행은 ‘신이 내린 직장’을 뛰어 넘어 ‘신도 다니고 싶어하는 직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요즘 대학가의 유일신(唯一神)은 취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취업만 생각하면 숙연해지고 강박관념에 휘둘린다는 얘기입니다. 취업 준비생들은 대입 대비 고3 참고서를 구해다 공부하는 경우도 많답니다. 기업의 인·적성 검사와 한국어능력시험 유형이 수능문제와 닮아 취업 준비에 유용하다는 소문이 돌면서입니다. 그래서 대학가에서 고3 참고서를 ‘대4 참고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졸업을 하지 않는 캠퍼스 모라토리엄족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들을 ‘NG(No Graduation)족’ 이라고 하는데, 취업이 될 때까지 졸업을 늦추는 바람에 대학 5, 6학년은 물론이고 7, 8학년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취업 준비생은 ‘3대 입시 클러스터’와 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고교 때는 대치동 입시 학원가, 대학 시절엔 신림동 고시촌, 졸업 뒤엔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를 전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취업난은 부모에게도 시련입니다. 자녀들의 조기 유학 때문에 생겨난 ‘기러기 아빠’도 세분화됐습니다. 형편이 좋아서 언제든 외국으로 가족을 보러 갈 수 있는 ‘독수리 아빠’와 여유가 없어 외로워도 국내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펭귄 아빠’로 갈리는 거지요.

      이들 신조어는 우리 사회의 암울한 정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성장을 통해 신입사원을 맘껏 뽑는 날이 빨리 오길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