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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환공과 맥구읍인..."주군은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죄를 짓지 말아야"

영국신사77 2007. 1. 7. 22:07

◈맥구읍인(麥丘邑人)◈

..."주군은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죄를 짓지 말아야"

 

-보리백, 언덕구, 고을읍, 사람인-

                                                                      [출전] 유향의 신서 잡사

 

  맥구읍 의 사람이라는 말로, 노인을 뜻한다.

 

  제환공은 맥구로 사냥을 나갔다가, 우연히 그 읍에서 사는 한 노인을 만나게 되었다. 환공은 그 노인과 이런 대화를 주고 받았다.

 

  "당신은 어느 곳 사람이오?"  

  "맥구읍 사람입니다."  

  "나이는 몇이나 되었소?"

  "여든세 살입니다."

  "좋겠소. 장수를 하여...... 당신의 장수로써 과인을 위해 기도해 주시오."

 

  "주군을 축원합니다. 주군께서 대단한 장수를 하게 하소서. 돈과 옥은 천한 것이고, 사람이 귀한 것입니다."

  "좋은 말이오. 지극히 덕스러운 자는 외롭지 않소. 다시 한 말씀 해주시오." 

 

  "주군을 축원합니다.

   주군으로 하여금, 배우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하고,

   아래 사람들에게 묻는 것을 싫어하지 않게 하십시오.

   현명한 자는 항상 곁에 간언하는 자를 있게 합니다."

 

   "옳은 말이오. 지극히 덕스런 자는 외롭지 않소.

    한 말씀만 더 해 주시오."

 

   "주군을 축원합니다.

    주군이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죄를 짓지 않게 하십시오."

 

  환공은 이 말에 발끈하여 안색을 바꾸고 말했다.

  "나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죄를 짓고,

   신하가 군주에게 죄를 짓는다는 말은 들었지만,

   군주가 신하에게 죄를 짓는다는 것은 일찌기 듣지 못했소.

   이 말은 앞의 두 말과는 다른 것이오.

   그대는 고치시오."

 

  맥구읍 사람은 앉아 절을 하고는 일어나며 말했다.

  "이 말은 앞의 두 말이 자란 것입니다.

   자식이 아버지에게 죄를 짓는다면,

   숙모나 숙부 때문이니 오해를 풀어 아버지는 사면해 줄 수 있습니다.

   신하가 군주에게 죄를 짓는다면,

   주위의 편벽된 신하들 때문이기에 군주는 용서해 줄 수 있습니다.

   옛날 걸은 탕에게 죄를 지었고, 주는 무왕에게 죄를 지었습니다.

  이것은 군주가 신하에게 죄를 지은 것입니다.

  용서하지 않았으며, 오늘날까지 사면되지 못했습니다."

 

  환공이 말했다.

 "옳소. 사직의 영이 과인으로 하여금 당신을 얻게 했소."  

 

  환공은 노인을 부축하여 수레에 태우고, 직접 수레를 몰아 돌아와서는 조정에서 예를 행하고 그를 맥구의 장으로 봉하여 정치를 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