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과 오스트리아,체코에서 반 산타클로스 운동이 확산된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산타는 크리스마스의 상징 가운데 하난데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성탄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산타 문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콜라 회사의 상술로 만들어진 산타 캐릭터가 진정한 크리스마스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산타는 세속주의와 상업주의의 합작품이다. 산타의 효시로 알려진 인물은 AD 270년 경 옛 터키 항구 도시였던 파라다에서 태어난 성 니콜라스다. 그는 결혼 적령기에 이른 세 자매가 돈이 없어 거리의 여인으로 팔릴 곤경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고 금이 든 자루 세 개를 몰래 갖다주었는데 이 자루의 사연이 ‘산타의 양말’이 되었다는 것이다.
1930년 이전까지 산타에 대한 전설은 나라마다 다양했고 표현된 인물도 가지각색이었다. 오늘날 산타의 모습이 등장한 것은 1931년 미국의 콜라 회사에서 삽화를 그렸던 선드블롬(1899∼1976)에 의해서였다. 그는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에 게재된 광고를 통해 오늘날 산타의 이미지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산타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옷과 부푼 흰 수염은 바로 콜라 로고 색과 거품을 상징했다. 선드블롬이 창조해 낸 이 우상은 그 후 마케팅에 편승,콜라 회사의 산타에서 세계 어린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존재,메시아 대신 크리스마스의 중심 인물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성탄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다. 예수 그리스도는 온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하늘의 영광을 버리고 낮고 천한 땅에 오신 메시아(Messiah)다. 메시아란 ‘기름 부음을 받은 자’란 뜻이다. 이 말은 구약에서 왕과 선지자들,제사장들에게 적용되던 용어다.
구약의 메시아는 ‘죄와 전쟁을 종식시켜 우주적인 정의와 평화를 이루고 인간을 구원하는 분’으로 묘사된다. 신약의 메시아 개념은 이런 구약의 가르침에서 발전된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지칭한다. 그리스도란 메시아의 헬라어 역(譯)이다.
오늘날 성탄절이 향락과 유흥의 계기가 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성탄의 기쁨에는 경건의 나눔이 있어야 한다.
김상길 논설위원 skkim@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