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바닷가에 있는 기도원에 부흥회를 인도하러 갔다. 전남 보성군 율포였던 것 같다. 나는 부흥회를 인도할 때 찬양을 많이 한다. 찬양이 은혜롭기도 하지만 먼저 나 자신이 하나님께 붙들리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면 성령께서 임하셔서 붙들어주시고 집회 참석자들이 한마음이 된다.
그날 기도원 부흥회도 찬양으로 시작했다.
5분 정도 찬양을 뜨겁게 하나님께 올려드렸다.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무리가 있었다.
소록도 사람들이었다.
갈증이 난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 소문을 듣고 몰려온 것이다.
부흥회에 온 소록도 사람들은 이미 한센병이 온몸에 진행된 상태였다.
부흥회에 온 소록도 사람들은 이미 한센병이 온몸에 진행된 상태였다.
그래서 전염성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들 자체가 부흥회의 분위기를 냉랭하게 했다.
많은 사람이 마치 홍해가 갈라지듯 그들 옆에서 비켰다.
빨리 상황을 수습해야만 했다.
안수시간이 됐다. 정말 손을 얹고 싶지 않았다.
안수시간이 됐다. 정말 손을 얹고 싶지 않았다.
그 순간 놀라운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예수님께서 친히 그들의 머리와 몸에
일일이 손을 얹어 안수해 주시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나도 그들을 부둥켜안을 수 있었다.
눈에서 그들을 향한 안타까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눈물이 그들의 목을 타고 들어간 모양이었다.
그 사람들도 울었다.
좀처럼 마음 문을 열지 않는 사람들인데 눈물이 감동시킨 것이었다.
좀처럼 마음 문을 열지 않는 사람들인데 눈물이 감동시킨 것이었다.
집회를 마치자 사람들은 소록도 사람들을 벌레 보듯 하며 서둘러 나가버렸다.
그래도 그들은 기뻐했다.
그리고 원장님께 죄송하다는 말을 건네며 나에게 상담 요청을 했다.
원장님은 단칼에 거절했다.
원장님은 단칼에 거절했다.
점심을 먹는데 밥알이 겉돌았다.
애원하듯 대화를 요청했던 그들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마치 하나님을 외면한 듯 괴로웠다.
식사 시간의 대화는 그들에 관한 것이었다.
또다시 오면 쫓아내 버리자는 말까지 나왔다.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난리가 났다.
그런데 난리가 났다.
그들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나를 꼭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야외에서 만났다.
아무리 예수 사랑으로 만나는 자리였지만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뭐죠?”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뭐죠?”
그중 한 사람이 마스크를 벗었다.
입술 색도 분명치 않았고, 코도 다 문드러져 있었다.
소름이 돋았다. 그
들의 요구조건은 간단했다.
“저희는 이미 이렇게 생겨버렸습니다.
“저희는 이미 이렇게 생겨버렸습니다.
하지만 지금 소록도에는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병이 한참 진행된 사람들도 있고,
다 진행되어서 일반인과 모양만 조금 다를 뿐
접촉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와서 집회를 열어주세요.”
동행한 원장님이 노발대발했다.
“이 사람들이 우리 강사님을 당신과 같이 되게 하려고 작심했군. 당장 나가시오!”
“이 사람들이 우리 강사님을 당신과 같이 되게 하려고 작심했군. 당장 나가시오!”
내가 말하기도 전에 그들의 말을 무 자르듯이 잘라버렸다.
그리고 내 팔을 잡아당겼다.
나는 그 길로 숙소에 들어갔다.
다 잊고 싶어서 잠을 청했다.
꿈에서 예수님이 나를 어루만져 주셨다.
꿈에서 예수님이 나를 어루만져 주셨다.
내 영과 몸이 아까 본 한센인들보다 더 더러워 보였다.
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하나님, 제가 한센병이네요.
누가 치료해 주겠습니까.
현대 의술로도 안 됩니다.
돈으로도 안 됩니다.
하나님, 도와주시지 않으면 안 됩니다.”
꿈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꿈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저녁 식사를 거르고 조금 일찍 예배실에 들어갔다.
아, 그런데 거기에 그 사람들이 가지 않고 있었다.
애절한 기도가 마음을 아프게 했다.
또다시 그들이 매달렸다.
“강사님, 도와주세요. 불쌍히 여겨주세요.”
“강사님, 도와주세요. 불쌍히 여겨주세요.”
그러겠다고 허락해버렸다.
가끔 한 번씩 배 타고 들어가기로 했다.
원장님이 이 사실을 알고 난리가 났다.
호통을 쳤지만 내 마음은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부흥회를 마치고 2주쯤 지났을 때
부흥회를 마치고 2주쯤 지났을 때
경남 함양 집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강사님, 다음 주에 소록도에 오시겠습니까?”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그러나 약속했기에 “그까짓 거 갑시다”하고 응했다.
부모님께는 “부흥회 다녀올게요”라고 말씀드렸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간 뒤 부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갔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간 뒤 부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갔다.
맞이하는 사람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는 않아 보였다.
“예수님은 당신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오셨습니다”라고 외쳤지만,
처음에는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저주받은 몸이라고 자포자기한 것 같았다.
그곳 집회에선 다른 곳과 확연히 다른 일들이 벌어졌다.
그곳 집회에선 다른 곳과 확연히 다른 일들이 벌어졌다.
찬양을 뜨겁게 인도하자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한 사람이 손뼉을 치던 중 손가락이 떨어져 버린 것이다.
정상인은 손가락이 떨어지면 병원에 가서 바로 접합하면 붙는다.
그러나 소록도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기가 막혀 손가락을 붙들고 눈물로 기도했다.
기가 막혀 손가락을 붙들고 눈물로 기도했다.
“하나님, 찬양하다가 손뼉 치다가 떨어진 손가락이에요. 제발 좀 붙여주세요.”
기적이 일어났다.
건강한 사람처럼 떨어진 손가락이 붙었다.
하나님께서 일하신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치유가 됐다.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간증을 두고 거짓말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 분명히 쓰여 있다.
하나님께서 하시면 죽은 자도 살아난다.
배를 타고 섬에서 나왔다.
배를 타고 섬에서 나왔다.
소록도 집회가 부담스럽긴 했지만 1년간 소록도를 오가며 집회를 인도했다.
그 기간 소록도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다른 곳과 달리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생생히 목격할 수 있었다.
정리=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정리=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