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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조동용 변호사 가족 화제/아버지·아들·며느리는 변호사… 딸은 로스쿨 재학 중-2012 법률신문

영국신사77 2017. 6. 26. 13:10

속초 조동용 변호사 가족 화제

아버지·아들·며느리는 변호사… 딸은 로스쿨 재학 중

송득범 기자 desk@lawtimes.co.kr 입력 : 법률신문


"아버지, 양형 부당으로 항소 이유서를 작성하려는데 
피고인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받은 것 맞지요?"

지난달 26일[2012.09.26] 강원도 속초시의 한 변호사 사무실. 
조근호(29·변시 1회) 변호사가 아버지 조동용(60·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옆 자리에는 근호씨의 아내이자 
로스쿨 출신 1호 변호사로 등록한 김하늬(26·변시 1회) 변호사가 
서류 더미 속에 사건을 정리하느라 바쁘다.

아버지와 아들, 며느리가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 사연은 2005년에 시작됐다. 
당시 건국대 행정학과 복학생이던 근호씨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가 
같은 과 신입생 하늬씨를 보고는 첫눈에 반해 버렸다. 
조씨의 끈질긴 구애 끝에 두 사람은 유명한 캠퍼스 커플이 됐다. 
급기야 이들은 재학 중 결혼을 결행하기로 '공모(共謀)'하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다가 심한 반대에 부닥쳤다. 
하지만 내심 하늬씨가 싫지 않았던 아버지 조동용 변호사는 
철부지 연인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두 사람이 로스쿨에 합격하면 약혼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면 결혼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아버지와 아들, 며느리로 이뤄진 가족 법무법인이 탄생한다. 왼쪽 부터 조동용, 김하늬, 조근호 변호사.

로스쿨 진학이라는 큰 목표를 두고 갈팡질팡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목표도 정해줬다. 
이를테면 토익 점수를 일정 이상 받을 때마다 
적지 않은 금액을 상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처음에는 버거워하던 두 사람은 착실히 준비해 
마침내 상금을 모조리 받아냈다. 
리트(LEET) 시험 결과도 좋았다.

2009년 원광대 로스쿨에 진학한 두 사람은 약속대로 그 해 약혼식을 올렸다. 
변호사 시험을 앞두고는 우등생인 하늬씨와는 달리 
근호씨는 성적이 잘 나오지 않자 은근히 겁이 났다. 
"이러다가 결혼 못 하는 거 아닐까." 조바심이 난 근호씨는 
죽기 살기로 공부에 매진했고 
지난 3월 두 사람은 변호사시험에 나란히 합격했다.

캠퍼스 커플 근호씨·하늬씨 재학 중 결혼 결행 '공모'
부친 "로스쿨 합격땐 약혼·辯試 합격하면 결혼" 조정
지난 3월 변호사시험 나란히 합격… 한 사무실 근무

이후 김 변호사는 시아버지 사무실에서, 
조 변호사는 아버지의 후배인 권태형(53·16기) 변호사 사무실에서 실무 수습을 했다. 
김 변호사는 실무수습 동안 자상한 시아버지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처음에는 쟁점이 별로 없는 단순한 매매대금 사건을 
상담하는 데도 한 시간 이상씩 걸렸어요. 
노련한 변호사인 아버님이 
의뢰인을 대하는 법, 쟁점을 알아채는 법 등을 가르쳐 주셨지요."

조동용 변호사는 날마다 며느리에게 과제를 내주고 검사했다. 
실무 수습이 끝난 뒤에도 
85년부터 그가 맡은 모든 사건의 준비서면, 판결문, 상담 기록을 읽도록 
아들과 며느리에게 숙제를 내주고 있다. 
지난 사건의 기록들이 살아있는 교과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직 새내기들이고 배울 게 많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선배 변호사들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김 변호사와 조 변호사는 지난달 22일 결혼식을 올렸다. 
주례는 조동용 변호사와 인연이 있는 박시환 전 대법관이 섰다. 
박 전 대법관은 인천지법 판사로 근무하며 
반정부 시위을 한 대학생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가 영월지원으로 좌천됐고, 
조 변호사는 무변촌(無辯村)이었던 영월에서 
처음으로 변호사로 개업해 인연을 맺었다. 
결혼식에는 법조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조 변호사는 결혼식 날 
멀리 춘천에 있는 강원지방변호사회를 찾아가 
며느리의 개업 신고 서류를 제출했는데 
이것이 값진 선물이 됐다. 
등록신청서류가 24일 대한변호사협회에 가장 먼저 도착해 
로스쿨 출신 1호 정회원 등록 변호사가 됐기 때문이다. 
속초에는 그동안 변호사가 7명밖에 없었는데 
이제 조 변호사 가족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됐다. 
이들은 법무법인 설립도 신청했다. 
지난해 변호사법이 개정돼 
법인 설립요건이 변호사 5명 이상에서 3명 이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근호씨의 여동생 윤아씨도 현재 건국대 로스쿨에 재학 중이어서 
법인 구성원 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

조 변호사 가족은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이 
법조 가족의 가장 좋은 점이라고 자랑했다. 
근호씨는 "어느 곳에서도 가족만큼 잘 가르쳐 줄 수는 없다"며
"아버지가 쌓아오신 인맥이나 인프라를 
물려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조동용 변호사는 
"아들 부부가 일하면서 사무실이 활력이 넘친다"며 
"많은 것을 믿고 맡길 수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새내기 법조인들은 낮은 자세로 의뢰인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근호씨는 "사건 기록을 철저히 파악하고 
의뢰인의 말을 끝까지 들어 사건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배우겠다"고 말했다. 
하늬씨는 "열린 마음으로 직접 발로 뛰면서 
친근한 이미지로 의뢰인들을 만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