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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함태경기자 zhuanj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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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문봉주 ⑼] ‘안찰’ 반년만에 위암증세 회복 |
약기운이 퍼져나갈 때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하루종일 토악질이 멈추지 않았다. 하루 1시간도 편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앉거나 눕거나 서 있거나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성경공부 모임이 걱정됐다. 대구백화점 주재원이었던 정 집사가 내 뒤를 이어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예수 믿기 전에는 하룻밤이라도 춤을 추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했던 사람이었다. 완전히 변화된 그는 성경공부에 목숨을 바치다시피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내가 떠난 뒤에도 정 집사가 2년이나 성경공부 모임을 인도했다고 한다. 정리=함태경기자 zhuanj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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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문봉주⑽] 서울서 가진 성경공부 폭발적 호응 |
성경공부 모임을 쫓아다니면서 배운 것보다 가르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성경을 더 깊이, 더 넓게 알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말씀의 은사’라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혜가 있었다.
“누구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말씀을 배웠다면 무조건 가르쳐 보세요.
일단 말씀을 가르치기 시작하니까 정말로 잘 배워지더라고요.
그러니 가르치든지, 배우든지 하십시오.” 말씀을 가르쳐보기를 권하고 싶다. 항암치료의 고통 가운데서도 가르치기 위해 말씀을 붙잡았을 때 하나님은 함께 하셨다. 말씀 가운데 하나님의 역사는 일어나는 것이다. 은사는 반드시 나눠야 하고, 이것이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은사를 주신 이유다.
요즘 새벽마다 이런 기도를 드린다. “주여, 추수할 것이 많은 때에 일꾼은 심히 적으니 열성적인 일꾼들을 보내 주십시오.” 성경공부를 인도하러 다닐 때 이런 기도를 드리곤 했다. “하나님,제가 처음으로 대사로 나갈 때는 주신 말씀의 은사를 사용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주십시오.”
그러자 하나님은 나의 사역지를 뉴질랜드로 정해주셨다. 뉴질랜드는 내게 가장 적합한 곳이었다. 우선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기에 아주 그만이었다. 또 이민 초기라 한인교회가 40여개에 불과했기 때문에 말씀을 전하러 다니기 좋았다. 대사로 부임하자마자 뉴질랜드 최고 도시이자 교민 밀집지역인 오클랜드의 한인목회자협의회로부터 말씀을 전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동포가 많이 살고 있는 오클랜드는 자동차로 움직이면 10시간은 훨씬 넘게 걸릴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주말마다 비행기를 타고 웰링턴과 오클랜드를 오가며 말씀을 전했다. 아침 8시에 나가서 밤 12시가 되어 돌아오는 강행군이었다.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웰링턴 한인교회에서 말씀을 전했다. 하나님이 주신 은사를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에 피곤할 줄 몰랐다. 평일 업무를 제외하곤, 말씀을 준비하고 전하는 일에 모든 시간과 열정을 쏟았다.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컨디션이 영 좋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들을 생각해보았다. 아내는 암의 재발을 염려했다. 몸을 일으킬 수 없을 만큼 피곤했다. 아내와 함께 병원에 가보았다. 의사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다. 병이 도진 것도 몸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마음이 하나님의 은혜로 가득차 있었다. 그러나 뉴질랜드에서는 왠지 달랐다. 말씀을 전할 때는 충만한 감동이 있었으나, 웰링턴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는 전과 다르게 허전함이 감돌았다. 영혼과 몸이 완전히 다운되고 있다는 느낌뿐이었다. 뭔가 희미하게 짚이는 것이 있었다. 교만덩어리가 눈에 들어왔다.
아침에 눈에 뜨자마자 말씀 묵상을 시작하고 업무시간 외에는 오직 말씀을 상고하는 등 모든 개인 시간을 주님께 드리자,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는 깨달음이 왔다. 그동안 평신도로서 이보다 더 신실하게 하나님을 섬기겠느냐는 교만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살아왔던 것이다.
아무리 말씀으로 충만한들 기도가 없다면 결국 영혼이 병든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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